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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사랑한다는 건 - 알랭 드 보통 본문

독서 토론 모임

너를 사랑한다는 건 - 알랭 드 보통

무량수won 2012. 9. 14. 13:47

글이 좀 처럼 써지지 않는 심리 상태이기에 이 책에 대한 리뷰(?) 혹은 비난(?)에 대한 글을 쓰지 않으려고 했다. 그렇지만 내가 일주일 넘게 고통스러워하면 읽은 보람을 느끼기 위해서는 짧더라도 아니면 엉망의 장문이라도 써야 겠다는 욕심에 이렇게 끄적인다. 



나는 개인적으로 알랭 드 보통이란 작가를 좋아 하지 않는다. 그가 TED강연에서 보여주었던 말이나 그의 사상에는 매우 동감하지만, 작가로서는 그다지 치켜세워주고 싶은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알랭 드 보통이 보여주는 소설(?)에서 사랑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굉장히 철학적인 느낌이 강하고 왠지 모르게 학문적인다. 그래서 그가 책을 통해서 내뿜는 화려한 지식은 충분히 사람들을 매혹시키기에 충분하다고 본다. 그런데 나는 그의 학자스러운 모습은 충분히 인식했지만 글쟁이로써의 모습은 도통 인식되지도 않았고 인정하고 싶지가 않았다. 


뭐랄까... 좀 많이 나쁘게 이야기하면 허세에 쪄들어있는 인간으로 봤다고 할까?  글쎄 서양 문화권에서는 그가 소설 중간에 내뱉고 있는 철학자들이 상식처럼 사람들 사이에서 오가기 때문에 그의 글을 허세라고 말하기에는 어폐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2012년 한국에 살고 자라난 나에게 있어서는 그저 허세에 찌든 남자라는 생각이 가득해 지는 것은 그가 인용하는 학자들의 수가 너무나 많고, 마치 그들의 특징을 모르면 이 책을 읽을 자격이 없다는 식으로 내쫓는 느낌이 강했기 때문이다. 


차라리 사랑에 관한 철학책이라고 이름을 지었다면 이런 거부감이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내놓은 책들은 분명 소설이다. 소설이 두꺼운 철학이라는 외투를 입고 있는 느낌이랄까? 특히 이번에 읽은 <너를 사랑한다는 건> 이란 책에서 더욱 두드러진 느낌이 강했다. 



<너를 사랑한다는 건>은 이사벨이라는 여자에 대한 독특한 전기쓰는 작가의 시선으로 접근한다. 사랑이 주된 주제인 것처럼 제목을 뽑고 광고하고 있지만 사실 사랑의 시작과 끝은 이 이야기의 시작과 끝일 뿐, 그다지 큰 의미는 없어보였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전기를 쓴다는 의미의 소설의 느낌이었다고 할까?


게다가 이야기는 이리저리 튀어다니기 바쁘다. 도데체 뭘 말하고 싶은 것인지 종잡을 수가 없다. 소설이라기 보다는 그저 누군가의 푸념섞인 글을 보는 느낌이 강했다. 


사랑을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일까? 아니면 누군가를 관찰한다는 것을 자신이 바라보는 대로 혹은 들리는 대로 적고 싶었던 것일까? 전기라는 형식의 파괴를 한번 해보고 싶었던 것일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도데체 이건 뭘 이야기하는 글일까? 그래도 전에 읽었던 그의 다른 책들은 읽을 만했지만, 이번엔 너무나도 곤욕스러웠다. 어쩔수 없는 의무감에 책의 절반을 지나서 부터는 마치 컴퓨터로 보는 동영상을 빠르게 앞으로 돌리듯이 툭툭툭 눈으로 빠르게 훑고있을 뿐이었다. 이해 할 수가 없었고 이해 하기도 싫었던 책이다. 



내가 너무 알랭 드 보통에 대해서 나쁜 선입견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 것일까? 아마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가 보여주는 식견이나 그가 쉽게 내뱉는 철학자들과 작가들에 대한 이해가 너무 부족한 나였기에 그에 대한 질투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도 알고 나도 알고 있는 사람들의 행동 양식이나 이런저런 사랑에 관한 잡다한 지식들이 내 입에서는 궤변이 되고 그의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는 사회에 대한 질투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확실한 것은 이유야 어찌 되었든 나는 알랭 드 보통의 책은 그다지 좋아 하지 않는 다는 사실과 <너를 사랑한다는 건> 이란 책을 재미없게 읽었다는 것과 알랭 드 보통에 열광하는 이들에 대해서 썩 호의적이지 않다는 사실이다. 언제부터 그에게 이렇게 적대적인 감정을 가지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이러면서 그의 TED강연은 참 재미나게 보고 크게 동감했다는 것은 굉장히 모순된 상황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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