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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컨텐츠 연구

자전거 도로를 걸어다니는 사람들은 욕먹어야 하나?

무량수won 2012. 9. 28. 18:28




개인적으로 자전거를 좀 좋아하는 편이다. 자전거의 메이커라던지 이런저런 전문용어를 섞어가면 이야기 할 정도는 아니지만 종종 자전거를 타고 나가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자전거 도로와 그에 대한 문제(?)등을 이런저런 포스팅을 통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물론 지나가면서 슬쩍슬쩍 이야기 한 것이긴 하지만.



인터넷을 떠돌다가 인도에 있는 자전거 전용도로 때문에 생기는 문제를 누군가 투덜거리며 한마디 던졌다. 그에 호응하는 수만은 자전거 라이더(?)들이 있었다. 


주된 내용은 걸어다니는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어서 자전거 도로에 침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이었다. 얼핏 보면 100% 동의 해야 옳을 것 같지만 실상을 생각해보고 반대로 자전거를 타지 않는 사람들의 입장을 생각해보면 그리 간단하지는 않다.


그럼 인도에 만들어진 것만이 문제인가? 아니다. 인도에 만들어진게 문제라고 자전거 도로를 차도에 만들어 놓았더니 이번에는 차들이 문제가 된 것이다.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자전거 도로를 새로운 주차공간으로 인식했고, 실제로 많은 자전거 도로가 자동차들의 주차공간이 되는 광경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여러번 뉴스에서도 자전거 도로가 주차장화 된 것을 보여준 적이 있다. 


여기서는 자동차와 자전거 사이의 이야기는 일단 제껴두고 보도록 하자. 글이 너무 길어진다. ㅜㅜ



위 갈무리된 사진에는 자전거 타는 사람들의 입장만 고려한 댓글들을 모두 보여주지는 않았지만, 갈무리된 글에 달린 댓글의 상당수는 자전거 타는 사람들의 입장만 고려한 댓글들이 꽤 많았다. 위 사진 아랫쪽의 댓글 처럼 말이다. 


그 중 가장 제대로 된 반박 댓글이 하나 있어 아래에 소개한다. 





바로 이것인데, 그야말로 행정정책상의 오류가 사람들끼리 투닥거리게 만들었다는 것이 이 글의 핵심이다. 


나는 자전거 도로 문제로 누군가에게 원망의 소리를 쏟아낼 때 여러가지로 나눠서 보아야 한다. 특히 자전거도로가 어디에 어떻게 만들어 졌느냐를 보고 따져야한다고 생각한다.



보통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공원 같은 곳에 조성된 곳을 많이 이용한다. 우선은 운동을 위해 나오는 경우가 많아서지만 그 곳 만큼 자전거와 보행자간의 구분이 제대로 되어 있는 곳이 없고, 자전거가 많이 다녀서 그런지 사람들이 자주 자전거 도로로 침범하는 일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자전거 도로를 막고 걸어다니는 사람들은 솔직히 욕먹어도 싸다고 생각한다. 보통은 따로 보행용 도로가 존재하는 경우가 많고, 더불어 산책의 용도로 이용되기 때문에 자전거 도로를 건너가는 일이 아니라면 굳이 자전거 도로로 다녀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생활하는 도로 주변, 즉 사람들이 인도라고 불리는 주변에 만들어진 자전거 도로의 경우는 이야기가 다르다. 보통 이런 경우 원래 인도로 지정된 곳에 자전거 도로랍시고 무리하게 지정해 놓은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유동인구의 수가 계산 되어 넓혀진 인도에 자전거 도로 놓아야 한다고 인도안에 무리하게 집어 넣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가 된다. 


뭐 자전거 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거 신경쓰지 않고 자전거 도로인데 왜 사람들이 돌아다니느냐고 투덜대지만 걸어다니는 사람 입장에선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자주 다니는 것도 아니고, 원래 인도였던 공간인데다 거기 좀 걸어다닌다고 큰일날 것이 무엇이냐고 할수 있는 것이다. 원래 인도였던 탓도 있고, 주된 생활 공간이기 때문에 자전거 전용 도로로써의 인식보다는 인도에 자전거 타는 사람들을 위해서 마련된 공간이라는 인식이 크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인도로 걸어다니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자전거 도로는 '자전거 타는 사람들은 왠만하며 여기로 다니시오.'라는 표시지 '자전거만 다니는 곳입니다.'의 의미가 아니라는 뜻이다. 


나는 이 경우 자전거를 타는 사람은 인도를 사용하는 사람에게 잠시(?) 빌려쓰는 것의 개념으로 바라봐야 된다고 생각한다. 원래 걷는 사람들이 계산되어 조성된 인도인데 가끔 다니는 자전거들을 위해 걷는 사람들이 굳이 항상 그 도로만 텅텅 비워놓아야 하는 건 너무한 처사가 아닐까? 물론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안가는 이유도 있고, 자전거 타는 사람들은 항상 타고 다니니까 자주다닌다고 주장하고 싶겠지만, 원래 인도였던 곳을 무단으로 침입하게 만든 행정상의 오류기 때문에 그리고 자전거 보다는 사람이 우선되야 하기 때문에 보행자를 우선해야 된다고 본다. 


사람들의 이런 인식이 나타나는 원인은 자전거 도로라는 것이 만들어지기 전에 생활에서 굳어진 탓도 있다고 본다. 자전거가 지금 처럼 활성화 되기 전 자전거란 언제나 항상 사람들 사이에서 느릿느릿 다니는 이동 수단일 뿐이었다. 자전거가 활성화 되지 않았던 시절에서 자전거 타기란 자전거 도로 없는 곳에서 자전거를 타고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나타난다. 즉 다시 말해 법적으론는 자전거가 차로 분류 되어 있었을지라도 실생활에서는 보행자보다 약간 빠른 운송 수단이었고 인도에서 가끔 타고 다니는 것 정도였다는 것을 생각해야 된다.



따라서 이런 문제가 있을 때 누군가에 걷는 사람 혹은 자전거 타는 사람에 대한 비판(?)이나 비난을 할 때는 그 장소를 명확히 해주고 그에 맞춰서 말해야 한다고 본다. 물론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체 교통정책의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이번 대선에선 이에 대한 이야기는 없으려나... ㅡㅡ?? 



한국 자전거 도로의 현실은 아래 내가 직접 찍은 사진을 보는 것으로 마무리 하겠다. 



이건 흔하디 흔한 자전거 도로의 모습이다. 억지로 자전거 도로를 끼워 넣다보니 서울 곳곳에서 이런 촌극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이건 그나마 제대로 조성된 한강변의 자전거 도로의 예다. 종종 광고에도 나오는 잠수교의 모습이다.





모든 한강변 도로가 제대로 되어 있는 건 아니다. 이렇게 무리하게 자전거 도로를 만들다 보면 보행자를 위한 도로 따위는 저 멀리 날려버리는 경우도 볼 수 있다. 춘천의 흔한 4대강 자전거 도로 중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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