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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인증놀이와 그 현상에 대해서... 본문

문화 컨텐츠 연구

학력인증놀이와 그 현상에 대해서...

무량수won 2012. 10. 23. 16:19

학력인증놀이


인터넷 사이트 이곳 저곳을 다니는 사람이라면 얼핏 들었을 수도 있고 혹은 목격했을 수도 있는 일이 최근에 하나 벌어졌다. 무엇이냐면 흔히들 꼴통들의 모임터라 불리던 인터넷 사이트에서 자신이 좋은 학교를 다닌다며 자랑하고 인증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각종 욕설과 여성비하는 기본으로 일삼고 억지 부리기 및 인터넷에서 할 수 있는 나쁜짓이란 나쁜짓은 다 하고 다니는 인간들이 모여 드는 곳이라 그 사이트에서 주로 활동하던 사람도 충격을 받았고, 그들을 찌질이들이라고 비웃던 사람도 충격을 받았다.


물론 그들의 학력인증 놀이에서 상당수는 조작을 통한 뻥이었음이 밝혀졌지만 그럼에도 소위 잘나간다는 학교 출신의 아이들도 그 사이트에서 놀고 있다는 사실은 그동안 "학력이 좋으면 사람도 좋다."는 식의 인식을 일반적으로 해오던 사람들에게는 충격적인 일이었다.


덕분에 인터넷 이곳 저곳에 그들의 학력인증 놀이에 대한 소문이 퍼져가 사람들을 "멘붕(멘탈붕괴, 정신적 충격)"상태에 이르게 만들었다. 이런 모습에 대해 그 사이트 일원들을 비난해오던 진중권은 학력이 높아도 찌질한 애들은 역시나 찌질하다며 응수를 했다.






학력인증놀이 그 본질적인 문제는?


여기서 내가 주목한 것은 그네들의 실제 학력에 대한 문제는 아니었다. 그보다 왜 학력을 통해서 사람들은 그 사람을 높게쳐주고, 또 좋은 사람이라고 미리 판단하느냐 하는 것이었다. 더불어 왜 아직까지 이런 놀이가 사람들에게 정신적인 충격을 줘 인터넷 공간 이리저리 퍼져야 하는 지였다. 


일단 인정할 것은 인정한다. 학력이 좋다는 친구들이 자신의 노력을 통해서 좋은 학교를 들어갔다는 것, 그런 그들의 노력은 절대 평가절하할 생각은 없다. 그것이 소위 말하는 부모들의 화수분 같은 돈 투자에 의한 것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허나... 그들의 노력이 더해졌다고 그들을 특별하게 우러러보거나 혹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 보다 나은 사람이라고 보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건 그들의 재능(?)이 대학공부라는 틀에서 빛을 발했던 것 뿐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공부 이외의 분야에서도 공부에서 발휘한 능력만큼 똑같은 빛을 발할 수 있을까? 그들이 공부를 잘한다고 농구선수처럼 농구를 할 수 있을까? 아니면 미용실에서 머리를 깍아주는 사람들이 하듯이 손님 기호에 맞춰 머리를 잘 깍을 수 있을까?


물론 노력하면 어느정도 수준은 할수 있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다만 그들이 공부에 매진했듯이 다른 분야의 사람들은 각자의 분야에 매진 했을 뿐이다. 때문에 누군가 공부를 하지 않고 다른 일을 한다고 해서, 그리고 그것이 세상 사람들이 우러러볼 정도의 직업이 아니라고 공부하지 않은 사람을 무시하거나 혹은 깍아내려서 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학력과 사람이란 존재의 관계


내가 이번 일을 보면서 놀랐던 것은 이번 학력인증 놀이가 인터넷 상의 화제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에 있었다. 이 놀이가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인터넷 공간에서도 아직은 학벌만능주의에 편견과 그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그동안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자주 보아왔을 것이다. 한국에서 손에 꼽힐정도로 공부를 잘했던 아이들이 어른이되어서 하는 뻘짓과 나쁜 짓들을 자주 목격하는 광경과 또 사람들은 그들에 대해서 수없이 욕을 해왔다. 어디냐고? 바로 국회다.


국회의원들의 상당수가 한국에서 제일 좋다는 대학과 직업을 가졌던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그들의 이력을 살펴보고 있으면, 어쩜 이렇게 뛰어난 사람들이 모여서 이렇게 한심한 나라를 만들 수 있는지 이해가 안 갈 정도다. 대표적인 인물 하나 꼽자면, 흔히 고소남으로 유명해진 강용석이라면 쉽게 알수 있다. 그는 한국에서라면 아니 세계 어느곳에서라도 누구나 최고로 쳐주는 하버드를 졸업했다. 그런데 그가 하는 행동을 보자. 과연 세상사람들이 기대하는 만큼의 지적인 행동양식을 보여주던가? 혹은 세상사람들이 기대하는 만큼의 정치적 능력을 보여주던가? 아마 절대 다수는 아니었다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 것이다.


학력이란 그런 것이다. 그저 공부라는 것에 대한 재능이 있었을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이다. 농구 선수가 농구에 재능이 있어서 프로로 뛰는 것과 축구선수가 축구에 재능이 있는 것, 작가가 글쓰기에 재능이 있어서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것과 같은 하나의 분야일 뿐이다.


나는 학력이 좋은 이들이 노력하고 빛을 발하는 만큼 인정해주는 것을 뭐라 하지 않는다. 다만 그것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들을 무시하고 계급화 시키는 등의 일과 그에 동조하는 것을 결코 옳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결론적으로 이번 인터넷 상의 학력인증 놀이와 그 파장은 그만큼 아직도 대한민국이란 나라의 국민들은 그렇게 학력이 그들의 뒷통수를 쳐댔음에도 학력에 의한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사실이고, 더불어 내 친구의 혹은 나와 같은 무리에서 노는 사람들이 잘났다는 사실을 자신이 잘난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뒤에 서있는 호랑이가 서있어 생긴 그림자를 보고 피하는 다른 동물들의 모습을 마치 자신의 그림자로 착각하는 여우의 그것과 같은 심리를 가진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학력과 학벌... 그건 단순히 한 분야의 재능의 결과일 뿐이다. 누군가는 그 재능을 게임 만드는 곳에 쓰고, 누군가는 사람을 돕는데 쓰며, 누군가는 사람을 속이는데 쓰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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