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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서를 싫어하는 이유(인문학 무시 논란) 본문

잡담 및 답변

자기계발서를 싫어하는 이유(인문학 무시 논란)

무량수won 2013. 3. 22. 11:11

내가 자기계발서를 싫어하는 이유.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것은 항상 그밥에 그나물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했던 말이 저기서 나오고 저기서 했던 말이 여기서 나오고...


다음으로는 인터넷의 누군가의 비꼼처럼 10억 번 부자의 경험담을 역은 책을 읽는다고 그 책 읽는 모두가 10억을 번 부자가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기계발서도 나는 성공적으로 이렇게 살았으니 너희도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 주된 목표다. 그리고 이런 저런 훈계, 그들 스스로는 교훈이라는 단어로 포장해서 마치 그렇게 살아야 할 것 처럼 만드려고 하기 때문이다. 물론 나 처럼 읽고나서도 그딴 이야기 개나 줘버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긴 하다.


앞서 말한 이유들이 나오는 것은 사람의 인생이 가지는 성질 때문이다. 사람마다 각자의 성향이 있고, 각자의 생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자기계발서들은 그런 것 따위는 무시한채 이렇게 해야하고, 이렇게 생각해야 좋다는 식으로 이야기 한다. 개인의 성향 따위는 무시(?) 또는 애초에 책이라는 출판물의 특성상 그런 것을 받아들일 수는 없는 구조기 때문이기도 하다.



요즘 인터넷에서는 김미경이란 사람이 인문학만 읽고 자기계발서를 무시하는 사람에 대해서 한마디 한 것이 화제가 되고 있다. 내가 이글을 끄적거리는 이유기도 하다. 뭐 여하튼 이런저런 인터넷 상의 이야기를 종합해본 바에 의하면, 그녀의 말은 인문학에 대한 무시가 아니라 자기계발서도 읽을 가치가 있음을 말하고 싶었던듯 하다. 원본이 되는 방송은 별로 보고 싶지 않으니 방송 내용은 패스 하자.


그녀의 말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본다. 책이면 다 같은 책이기에 인문학은 위대하고 자기계발서는 쓰레기가 되어야 할 이유는 없는 법이니까. 또한 자기계발서라고 모두 쓰레기가 아니고 인문학책이라고 모두 칭송받을 만한 것은 아니다. 앞서 자기계발서에 대한 비판 혹은 비난을 했지만 그 책을 읽는 다는 사람을 굳이 말리고 싶지는 않다. 내 생각에는 그런 종류의 책이 비난꺼리가 많은 책이지만, 그 책으로 인해서 인생의 태도가 바뀌고 삶에 힘이 된다면 누가 뭐라하겠는가. 만약 그렇다면 100권의 인문학책 보다는 1권의 자기계발서가 그 사람에게는 훨씬 큰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그녀가 했다는 이 말 때문에 더욱 동의하기 힘들었다. 자기계발서가 수 많은 인문학을 섭렵한 사람들의 정수가 녹아든 책이라는 점 말이다. 물론 문자 그대로 이렇게 말했다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인문학 책을 다른 책들에 비해 좀 더 가치를 인정해주는 이유는 이런 저런 생각할 꺼리 스스로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사람의 성향에 따라 책에서 쓰여진 글을 문자 그대로 믿는 사람이 있긴하지만, 보통은 그 문제(?) 혹은 이야기에 대해서 생각하고 고민하게 만든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종종 이런 이유를 무시하는 인문학 책도 존재한다.


그녀의 말마따나 인문학을 보고 생각한 누군가의 정수라한다면, 자기계발서는 책을 읽는 사람에게 생각할 기회를 빼앗는 책이 된다. 마치 학교에서 얼마나 학습을 했는지 시험을 보는데 정답지를 보고 정답만 적는 경우랄까? 사람의 삶에 있어서 그 정답지는 오답지가 될 가능성이 크지만, 중간 과정 생략하고 정답지라면서 나눠주는 쪽지와 같은 이치인 것이다.


다시말해, 안그래도 정답만 외우고 시험 성적에만 매달리는 세상에서 인생도 그렇게 살라고 가르치는 꼴이라는 뜻이다. 내 생각엔 그녀의 강의가 자기계발서와 비슷한 성향이기 때문에 다소 옹호하는 뜻을 비춘듯 하다. 인생은 이렇게 살아야 하고 저런 생각을 해야하며, 이런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한다... 등등의 이야기를 하는 강연을 하는 사람이었으니까.



나는 인문학책만 읽는 부류들 중 상당히 많은 수의 사람들이 잘난척쟁이들이 있다는 건 인정한다. 이런 잘난척쟁이들은 자기계발서 뿐만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혹은 신봉하는 것 이외의 모든 것을 무시하는 태도를 지닌 것도 사실이다. 그런 부류의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보통 자신의 잘남을 상대에게 인식시키기 위해 쓸데없는 전문용어를 끌어오는 성향이 강하다. 흔히 나타나는 잘난척쟁이들은 상대가 알아듣지도 못하도록 이런 저런 철학자의 이름과 그의 이론을 끌어다 쓰는 것을 매우 즐겨하기도 한다. 나는 그런 이들을 보면 종종 "지랄한다"고 표현한다. 한때 나도 이런 부류의 사람 중에 하나였음을 잠시 반성하고 가자. ㅜㅜ


뭐 어찌되었든 그들에 대한 비판을 위해 자기계발서를 띄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세상에 책이 자기계발서와 인문학책만 있는 것도 아닐테니까. 앞서 말한대로 인문학 책을 읽으며 잘난척 하는 잘난척쟁이들을 퇴치(?)하는 방법은 무언가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그것과 이것 저것이 큰 차이가 없음을 알려주면 된다고 생각한다. 무언가 띄우다보면 결국 또다른 먹잇감이 될 수 밖에 없으니까. 이번에 불거진 인문학책 무시에 대한 이야기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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