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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소유하지 마세요 본문
잘못된 역사 인식에 쉽게 넘어가고 또 주장하는 사람들에 대한 답글이라고 보시면 편합니다. ^^;
원래는 블로그에 쓰려했던 글이 아닌 인터넷 커뮤니티에 게시한 글입니다. 그래서 원래 제 블로그의 어투와 많이 다르지만 제 글입니다. 사실상 다와 요의 차이 뿐이긴 하지만. ㅡㅡ;;
역사는 그 어느 나라나 어떤 민족의 소유물이 아닙니다.
역사는 그저 과거의 기록이고 유물일 뿐입니다. 역사학은 그런 유물과 기록을 통해서 과거의 일을 유추해보는 일을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역사를 자꾸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우리의 역사니까 대단해"라던지, "우리의 역사니까 이럴 리가 없어"라는 등등의 일들 말이지요.
그 대표적인 단체가 환단고기를 중심으로 환국의 존재를 주장하는 사람들입니다. 사실상 교차검증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일들을 환단고기라는 곳에 나왔다는 이유로 믿지요. 또는 해석 될 수 있는 여지가 수 만 가지에 이를 수 있는 이야기를 하나의 가설을 주장하며 그것만이 옳다고 이야기 하지요. 특히나 고대 시대의 유물의 경우는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해석이 천차만별이 될 수 있습니다. 왜냐면 시대가 오래 될수록 그 유물에 대한 기록이 사라져 매우 적기 때문이지요.
예를 들어 똑같은 그릇이 한반도와 중국대륙 남쪽의 어떤 지방에서 나왔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것이 어떤 엄청나게 큰 나라의 존재를 유추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그만큼 그 시대에 교역이 활발 했던 것일 수도 있습니다. 사람들은 언제나 무언가를 교류하면서 살아가니까요. 로마시기에 제작된 유리세공품이 신라의 유물로 나왔다고 해서 로마와 신라를 아우르는 나라가 있었다고 말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지요.
그 다음으로 손 꼽는 이들이 이덕일을 중심으로 한 무리들입니다. 이덕일이 정통 역사학계의 인사가 아니라서 비판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덕일이 역사에 대해서 내어 놓는 주장들 때문입니다. 2012년 10월에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이덕일이 이런 이야기를 하더군요. 역사는 우리 민족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야 된다라구요.(개인적으로 너무 황당한 이야기라 블로그에 그날 일에 대해 끄적여 기록했습니다. ㅡㅡ;;;) 이덕일은 시종일관 자신의 주장을 반대하는 사람을 친일사관에 사로잡힌 사람 또는 매국노라는 식으로 비난하더군요. 그러면서 마치 자신은 공정한 심판관인 것처럼 역사는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고 말을 합니다. 이런 것들이 역사를 소유하려는 욕심이 빗어내는 결과물입니다.
역사는 과거에 지나간 흔적입니다. 그것을 누군가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야 될 이유가 없습니다. 역사는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일 뿐이니까요. 보통 역사를 누군가에게 유리하게 해석할 때는 정치적인 광기가 필요할 때입니다. 이런 이야기 할 때마다 나오는 예지만 독일이 게르만족의 우월성을 강조하면서 많이 써먹었었지요. 특히나 제 1차 세계대전 패배 후 좌절에 빠져있던 독일 국민들에게 희망이 되는 이야기기도 했구요.
비슷한 현상이 요즘은 없을까요? 아닙니다. 요즘 일본에도 있습니다. 일본의 우파들이 과거에 대한 반성이 아닌 뻔뻔함으로 대처하는 이유는 이런 저런 재난과 경제적 불안감등이 대중을 압박하고 있어서 입니다. 이렇게 삶에 대한 희망을 잃어가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과거의 영광과 더불어 잘못에 대한 부정이지요. 영광을 빛나게 하기 위해서는 영광을 위해 희생된 모든 것을 무시해야 하니까요. 그러니 대중들이 극우파 정치인들의 행동에 쉽게 매료가 되는 것입니다.
역사를 소유하려고 한다면, 내 것에 대한 역사가 되고, 내가 소중히 해야 할 것이 되기 때문에 내 역사의 나쁜 점은 감추게 되고, 내 역사의 좋은 점을 강조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 역사 왜곡을 하게 된다는 말이지요.
역사 유물들을 그냥 남 것 보듯이 하찮게 대해야 되느냐고 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닙니다. 역사 유물은 소중히 대해야 됩니다. 그 유물이 해당 시대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유추할 수 있다면 더욱 더 가치가 있는 것이지요. 그건 내가 속한 국가의 유물이라서가 아니라 그것을 통해 사람들이 앞으로 살아가야 할 세상에서 해야 할 것들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과거 인류가 했던 잘못과 끔찍한 일들을 반복해 또 다시 피를 통해서 배우지 않기 위해서 입니다. 민주주의를 가치 있게 하려면 프랑스 대혁명이 어떻게 진행 되었는지를 알아야 하는 이유고, 왜 사람들이 평등해야만 하는지를 과거 노예 제도와 동학농민운동 등을 통해 고생했던 민초들의 생활상을 알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역사를 소유하려고 하지 마세요. 역사를 그저 지켜보고 바라 봐주세요.
역사 왜곡은 나와 역사를 동일시하고 소유하려는 욕심에서 만들어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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