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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읽기) 스펙으로써의 역사, 정말 필요한가?

무량수won 2014. 10. 5. 12:21

스펙으로써의 역사, 정말 필요한가?


역사를 전공해서 공부했던 사람이고 역사드라마나 영화 같은 것을 무지하게 좋아하는 역사 매니아 중의 하나로써 나 외에 다른 사람들이 역사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은 꽤 기분 좋은 일이다. 뭐랄까 내가 그동안 했던 것이 헛되지 않았단 생각이 증명되는 느낌이랄까? 또한 내가 관심있는 것에 대한 타인들의 관심은 나를 외롭지(?) 않게 만들기도 한다.


< 해럴드경제 보도 >


그런데 말이다. 그 관심이란 것이 타인에 의해 강요된 것이라면 어떨까? 취업에 필요해서 혹은 학업에 필요해서라는 이유로 강요된, 직접적이진 않지만 반강제로 배우게 되고 관심가지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을 볼 때면 씁쓸해진다. 그렇지 않아도 학창시절에 강요에 의해서 역사를 외웠던 이들이 취업 때문에 또 역사를 외우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자꾸 연출 될수록 역사에 대한 반감은 커져갈 수밖에 없다. ㅜㅜ


역사의 기본은 외우는 것이 아니라 이런 저런 사건을 이해하고 흐름을 보는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 역사 공부에 대한 압박은 외움으로 끝날 수 밖에 없기에 더욱 안타까울 뿐이다. 역사는 분명히 어떤 이유에서든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하는 것이 맞다. 왜냐면 역사는 과거 사람들이 한 잘못을 알려주고 그 잘못을 반복하지 않도록 돕기 때문이다. 그런 장점 때문에 그것을 타인에게 그 배움을 강요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그렇게 얻어진 지식이 과연 역사 본연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것일까? 만약 어떤 역사의 주요 부분이 강조될 필요가 있다면, 그건 역사 전문가나 매니아들이 재미나고 쉽게 설명해주면 될 일이다. 그 역사를 굳이 모든 사람들이 세세히 알고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입만 열면 나라 걱정하고 국가와 민족을 위해라는 말을 달고 살며, 말끝마다 애국이란 단어를 붙이는 사람치고 정말 애국자는 없다는 말처럼 흔히 역사를 알아야 한다고 유난히 강조하는 사람치고 역사에 대해 정말 관심있는 사람들을 나는 만나본 적이 없다. 오히려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역사를 타인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그들은 그저 역사를 즐겨달라고 부탁할 뿐이다.


또한 유난을 떨며 접근하고, 접근 당한 사람들은 역사를 민족적인 사명 쯤으로 생각하고 접근하기 쉽상이다. 왜냐면 유난히 역사를 강조하는 사람들의 대다수가 보통 "민족적 사명(?)"을 띄고 강조하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지하철에서 전도랍시고 "불신지옥 예수천국"을 외치는 이들과 같다. 이렇게 접근한 사람들은 역사를 왜곡하는 이야기에 쉽게 동요된다. 역사를 보는 목적이 진실이나 그 과정 보다, 역사를 통해 자신이 뿌듯해지는 자존감을 높이고 싶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환단고기가 그 자존감 높이는 왜곡된 역사의 하나다. 자매품으로 이덕일도 있다. ㅡㅡ;;



위에 링크된 기사에서 다루는 대기업 취업에서의 역사시험은 원래 이런 이유에서 시작되었다. 2008년 쯤이던가? 대기업 회장단들에게 역사 열풍이 분적이 있었다. 왜 그렇게 갑자기 역사에 대한 바람이 불었는지 아직도 이해가 안가지만, 그 덕에 일선 회사에서 역사 강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에 대한 결과로 취업에서 역사를 주요 스펙으로 끌어 들인 것이다. 때마침 역사능력 자격증(?)도 생기기도 했고...


이들은 이렇게 시작한 이유를 통찰력있는 사람들을 판가름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역사가 통찰력을 기르는데 좋은 학문이기는 하나, 나는 역사와 관련된 질문으로 얼마나 통찰력있는 신입사원을 뽑아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또한 그렇게 뽑았다 치더라도 그들 다시 말해 대기업의 시스템이 통찰력 있는 인재들의 통찰력을 얼마나 잘 써먹을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그 스펙 좋다는 아이들이 들어가서 골골거리다가 40대가 되면 손에 꼽힐 만큼만 제외하고는 모두 나와야 하는 그 곳에서 말이다. 전공과 상관없는 일만 주구장창 시키고, 특정 분야를 제외하고 전공 지식을 발휘할 기회가 매우 적은 그 곳에서 말이다.


지금 기업에게 필요한 것은 입사시험이 아니라 어떻게 사원들이 오래 근무하고 그 근무한 경험으로 좀 더 일하기 좋은 회사로 만들고 회사에 대한 애사심이 생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아닐까? 정말 대기업 회장단들이 역사를 제대로 배웠다면, 역사 지식이 풍부한 신입사원을 뽑기보다 지금 잘못되어 있는 회사의 인사시스템과 회사의 고리타분한 구조 등을 뜯어 고쳐야 하는 것이 맞다. 정말 역사를 제대로 배웠다면, 기업을 수월성보다 말 그대로 사람들이 모여 사회를 이루는 '회사'를 만들 생각을 해야 한다. 하지만 대기업들이 이렇게 하고 있나??



결론적으로 취업시장의 스펙으로 강요되는 역사지식은 그다지 쓸모도 없고 필요도 없으며, 역사에 도움도 안된다. 또한 이렇게 형성된 역사에 대한 지식 수요는 이 대기업들의 유행(?)에 따라 쉽게 쓰여지고 버려질 수 밖에 없다. 왜냐면 회장님들이 역사가 아니라 다른 무언가에 관심을 가지시면 이 회사 인사 담당자들은 그에 따라 입사 유형을 바꿀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당장 1~2년 상이에 이 흐름이 쉽게 바뀐다는 말은 아니다. 


그래서 나는 대기업들이 정말 역사를 정말 위한다면, 역사지식 강요가 아니라 역사에 대한 관심을 보내야 하고 역사 상식을 잘 아는 사원을 뽑기보다 역사 연구에 대한 지원을 시작하고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역사란 소재로 어떻게 대중에게 다가갈 것인지 등을 생각해야 된다고 본다. 그렇다면, 굳이 역사 지식이 풍부한 직원인지 아닌지 테스트해서 통찰력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필요 없이 대중적인 역사적 상식으로 많은 이들이 통찰력이 상승되지 않을까? 그동안 대기업이 국가로부터 받아간 세금을 생각한다면, 이런 식으로 사회에 환원해도 괜찮으리라 본다. 물론 그 댓가로 정계에 뒷돈을 지불했을 테지만 말이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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