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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및 답변/시사잡담

(뉴스읽기) 20대 계약직 여사원의 죽음

무량수won 2014. 10. 9. 15:45

20대 계약직 여사원의 죽음


어느 누군가는 요즘 젊은이의 정신상태가 약해 빠져서 그렇다고 하고, 어떤 누군가는 그들이 겪은 일들이 별거 아니라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정말 그들이 겪는 일들이 별거 아닌 것일까? 그들이 사회에서 그리고 어른이라고 불리는 나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겪는 일들이 정신 상태가 약해서 그러는 것일까? 그들이 왜 그렇게 좌절하고, 하다못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지 들어주고 그렇게 되지 않도록 만들 수는 없는 것일까?


< YTN 보도 >



내가 본 이 뉴스는 위에 적은대로 그저 안타깝지만 정신력이 약한 젊은이의 죽음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말이다. 그렇게 보는 당신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요즘 20대들에게 그리고 30대 초반의 젊은이들에게 이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더불어 당신이 살아온 인생과 당신이 겪은 힘듦이 이들이 겪은 인생과 힘듦과는 종류도 다르고 그 성격도 다를 수 밖에 없다. 또한 이 뉴스에서 보도되고 있는 사람은 여자다. 여자로 사회에 부딧혀 살아간다는 것은 남자로써 살아가는 것과는 또 다른 세상이다. 물론 이런 다른 점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 대한민국의 보편적인 시각에 대한 문제긴 하지만 말이다.


이 뉴스에서 다뤄지는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정규적 전환을 약속하면서 주구장창 저렴한 인력으로 부려먹는 다는 것. 또 다른 하나는 여자에게 아무렇게나 성희롱을 가하는 나이든 또는 젊은 남자들의 문제다. 물론 여기서는 주요 대상들이 나이든 남자지만 젊은 남자들도 이런 문제에 있어서 그리 자유롭지는 않은 것이 현실이다. ㅡㅡ;;


그 중에서 20대와 30대 초반을 아우르는 세대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저렴한 인력으로 부림당하는 것이다. 많은 기업들이 정규직 전환을 약속하고 비정규직으로 젊은이들을 부려먹고 있다. 인턴이란 단어를 붙여놓고 때로는 공짜로 부려먹기도 한다. 그렇다고 그런 인턴 경험이 더 나은 직장으로 가는데 도움이 되는가?


실질적으로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처음에는 다양한 사회 경험이라는 이유로 스펙의 한 종류로 여겨졌지만, 요즘은 스펙으로 보던 회사들도 그것이 크게 중요한 스펙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더 큰 이유는 사람에 대한 변별력이 없어져서다. 예전에 쓴 글에서 스펙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한 것이지만, 결국 이것도 기본으로 갖춰야할 그냥 요소가 되었을 뿐이다. 사실상 토익이 인재를 판가름하는데 있어서 변별력이 없어진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무분별한 성추행과 성희롱. 인터넷에서는 오히려 이를 악용한 사례를 들어 여성에 대한 비난을 가하는 집단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여성들이 직접 격고 있는 일상생활에서의 성추행과 성희롱은 그런 악용된 사례를 감추고 넘길 만큼 차고 넘친다. 가장 흔하게는 출퇴근 시간의 지하철 및 버스 등지를 시작으로, 직장상사가 권위를 이용해 하는 저급한 농담, 또는 장난이라며 행하는 신체적인 접촉, 더러는 성관계 요구까지... 인터넷에 글을 올리는 여성의 비율이 남자들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많이 나오지 않고, 이에 대한 사실을 밝히는 것 자체를 여자들이 꺼려하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가 많지 않을 뿐이고 심각하지 않다고 느껴질 뿐이다.


하지만 현실은 아니다. 대한민국 여성 중에 이런 크고 작은 성추행과 성희롱에 대해 노출되지 않은 사람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고, 또한 많은 사람들이 여성의 외모에 그 차이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외모와 상관 없이 벌어지고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 여성들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는 굉장히 심각한 사회적인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적인 약점을 이용해 악용한 사례가 큰 호응을 받으며 퍼뜨리고, 여성에 대한 혐오감을 키워가는 부류들을 보면 굉장히 답답할 따름이다. 만약 그들이 여자로 살아간다면 얼마나 버틸수 있을까? 단순히 포르노적 상상력이나 영화적 상상력을 제외하고 말이다. 더불어 이런 이야기가 자신의 어머니나 누나 혹은 여동생의 입에서 나온다면 그들이 그렇게 히히덕 거리면서 여자에 대한 혐오심을 키울 수 있을까?


하긴 뭐... 정치계의 원로라 불리는 새누리당의 박희태는 골프치다가 딸 같아서 캐디의 가슴을 만진다는 세상인데 뭐 어떤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자기 딸도 그렇게 만져주는지 의문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저 그렇게 잊혀져 갈 수밖에 없는 이 이야기를 괜히 별거 아닌 내 블로그에서 한 번 더 떠들어보는 이유는 그래도 이런 이야기가 그냥 잊혀지지 않기를 바래서고, 조금 이나마 사람들이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였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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