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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및 답변

계몽군주가 뭐냐고?

무량수won 2020. 9. 27. 16:23

한.... 한 시간 정도 분노의 글쓰기를 해놓고 싹 지웠다.

 

분노의 글 쓰기를 했던 이유는 저 무식한 기자 애들에 대한 분노(?) 같은 것이 좀 있었고, 소위 이슈 따라다니는 블로그들의 저질스러운 글 때문이었다.

 

계몽군주... 이 단어가 의미하는 것에 대한 의미도 모르고, 좋은 단어를 북한의 김정은에게 붙여주었다고 난리를 치는 멍청한 기자들이나, 제대로 의미해석을 해주기는 커녕, 누군가가 "계몽군주는 이런 사람이었더래요..." 라고 사전적 정의같은 걸 고대로 베껴쓰는 블로거들이나... 에휴...

 

각잡고 계몽시대, 계몽군주는 왜 등장을 했고 현시대의 김정은에게 붙였을 때 이 단어가 가지는 의미를 구구절절히 설명하려는 글을 썼지만, 쓸데없이 글이 길어져서 지웠다. 그래도 그런 분노의 폭풍같은 글쓰기를 하고 나니까 뭔가 속이 후련해지는 느낌은 받았더랬다.

 

 

이왕 언급했으니 이에 대한 설명을 전혀 안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간략하게 계몽군주가 무엇인지 축약해 보련다.

 

계몽군주는 말 그대로 어둠 속에서 대중을 이끌어가는 선구자 같은 느낌이 있다. 그런데 역사적으로는 꼭 그렇진 않다. 특히나 21세기의 인물에게 이 단어를 붙인다는 건 더욱 더.

 

좋게 말하면, 선구자지만 나쁘게 말하면 독재자란 또 다른 표현이기 때문이다. 계몽은 사람들을 일깨운다는 뜻이되지만, 군주는 절대적인 힘으로 사람들을 지배하는 이라는 것이 포함 되어 있어서다.

 

계몽시대는 보통 "논리(또는 합리적)"가 대중에게 퍼지는 시기를 말한다. 이전까지 "논리"는 지배자들이나 학자만의 개념이었지만, 대중의 개념이 되어가는 시대였다. 이런 대중의 힘을 바탕으로 유럽이 꽤 빠르게 발전했는데, 그 발전하는 국가들을 보면, 빠르게 따라잡고 싶은 국가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 국가들의 군주들은 후대에 학자들에게 이 계몽군주란 칭호를 받게 된다.

 

그런데 아무래도 똘똘한 군주 혼자(?) 끌고 가는 형식이다보니, 뜻이 아무리 좋아도 굉장히 강압적일 수 밖에 없다. 언제나 그렇지만 강압엔 부작용이 나타나기 마련이고, 보통의 역사서엔 그런 부작용은 잘 등장하지 않는다. 왜냐면 역사는 승자 혹은 강자들의 말이 들어있으니까. 뭐 사실 해당 시기에 부작용이란 것은 "계몽군주"라서 생기는 부작용 보단 "군주제"가 가지는 시스템의 부작용이 더 컸다.

 

 

여하튼 21세기에 살고 있는 김정은을 계몽군주라 지칭하는 건, 뭔가 해보려는 독재자라고 좀 고급스럽게 표현한 것이라고 봐야 된다. 더불어 해당 국가 사회 시스템이 매우 후진적이란 말도 포함 된다.

 

이런데도 계몽군주는 좋은 단어라고 말하는 인간들은 인문학적 상식이 매우 떨어지는 사람이라고 보면 된다. 다시말해 스스로 무식을 증명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걸 설명한답시고, 계몽시대에 대한 이야기 없이 계몽군주로 불리워지는 이는 누구 누구가 있었다... 이런건 걍 쓸데없는 소리다. 개념이 중요한 것이지 대표적인 인물은 중요하지 않다. 특히나 유럽 쪽 인물이라면 더욱 더 그렇다. 한글을 읽는 이들 다수가 유럽의 왕들을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니까. 게다가 우리나라의 왕들 조차도 많이 모르는 것이 현실인데 유럽의 왕은 뭐...

 

 

참고로 이 단어는 종종 세종대왕에게도 쓰여진다.

 

그럼 세종대왕도 독재자의 이미지를 씌워야 하는 것일까? 아니다. 이땐 이야기가 달라진다. 왜냐면 세종대왕이 살던 시기는 왕이 지배하는 것이 보편적이었던 시기라서다. 21세기의 계몽군주란 의미와 15세기의 계몽군주의 의미는 굉장히 다를 수 밖에 없다. 그 시간동안 대중들의 상식이 바뀌었고, 국가의 개념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마치 17세기에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이 최신 이론이었지만 21세기엔 중학교를 들어가면 누구나 배우는 것이 된 것처럼 말이다.

 

따라서 세종대왕을 향해서 쓰는 건, 시대를 앞서간 사람의 의미로 받아들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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