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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및 답변/시사잡담

자꾸 믿고 싶어지는 BBK사건 무마용이라는 이야기

무량수won 2011. 4. 22. 11:41


소문은 어디에나 있다. 나에 대한 소문도 그리고 당신에 대한 소문도.

그 소문중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것은 연예인에 관련된 소문과 정치계에 관련된 소문이다. 이 소문들은 그냥 소문으로써만 있는 것이 아니라 주가 조작에도 이용이 된다는 점에서 조심해야하고, 또한 위험한 문제를 안고 있다.



21일 커다란 기사가 하나 터졌다. 문화대통령이란 칭호까지 얻었던 서태지가 배우 이지아와 이혼 소송중이라는 소식이었다. 처음에는 소송중인 소장의 당사자 이름이 서태지의 본명과 이지아의 본명과 들어 맞아서 가능성이 높다는 식의 보도였다. 그런데 점점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고 곳곳에서 과거 소문들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그저 MC몽의 네이버 지식인 질문처럼 과거 네이버 지식인에 누군가 올려놓은 질문이 나오고, 두 사람이 그려 놓았던 그림의 유사성까지 이야기 되면서 점점 추측성 보도에 힘을 실어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지아가 소속된 회사에서 서태지와 결혼 했던 사실과 이혼 소송중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만 다른 것은 억측이라는 보도자료를 내어 놓으면서 소문이 사실로 변했다.



21일 나는 압구정 거리를 걷고 있었다. 신호등의 녹색불이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20대로 보이는 여성의 통화 소리가 내 귀에 들려왔다.

"서태지가 그런 여자랑 결혼했을리가 없잖아! 그거다 뻥인거야! 안그래? 우리들의 대통령이었는데 그럴리가 없지!"

밖에서 돌아다니던 중이었기에 집에들어와서야 이 소식을 접할 수 있었는데, 기사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그녀가 내뱉었던 말을 동조하고 있었다. '설마 서태지가!'  그리고 뒤이어 발표된 보도자료. 내 믿음이 산산이 부서지는 순간이었다.

더불어 BBK사건의 무마용 기사라는 소문이 들리기 시작했다. 이것이 무슨일인가 싶어서 BBK기사를 찾아보니 공교롭게도 BBK사건과 관련해서 검찰이 김경준에게 MB에게 유리한 증언을 하면 감면시켜주겠다고 했던 것에 대한 보도는 사실에 근거한 보도이기에 명예훼손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결을 내고 1심의 판결을 뒤집었다는 것이다.

이는 BBK에 대한 의혹이 밝혀진 것이 아니라 그에 관련된 보도가 정당했음을 밝히는 것이었다. 그러나 소문은 BBK의 진실을 덮기위해 서태지와 이지아의 이혼소송 기사가 터진 것이라는데 힘을 받고 있다.




왜 소문을 믿으려할까? 앞서 말한 압구정의 그녀 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이 서태지에 관한 소문을 믿지 않았었다. 이와 비슷한 여러가지 소문들도 술자리에서 많이 들렸고 인터넷을 통해서 공공연하게 돌아다니고 있었지만 소문이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믿지 않았다. 요즘은 트위터가 소문의 진원이 되고 파급력이 커졌기에 연예기자들이 담합을 한다해도 불거져버리면 어쩔수 없이 보도를 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그들이 입다물고 있으면 사람들이 알 수 없는 것들이 많이 존재한다. 아마 이 이야기도 그 중 하나였으리라.

그런식으로 유지되었던 커다란 비밀중에 하나가 밝혀졌다. 소문이 사실로 밝혀진 순간이다. 게다가 하필이면 그렇게 보안유지가 잘되던 이야기가 이제와서 터져버린 것일까? 이 시점에서 BBK사건 무마용이라는 소문이 그다지 타당해 보이지 않는다고 안퍼질 수 있을까? 전혀 그럴일은 없다. 소문이 사실이 되었기에 사람들은 또다른 소문에 귀를 기울일 수 밖에 없다. 그것이 진짜 음모론일 뿐이라해도 말이다.


술자리에서 누군가의 친구가 연예계쪽에서 일하면서 들었다던 소문들이 이렇게 하나 둘씩 사실로 들어나는 광경을 목격하고 있노라면, 그저 내 자신이 바보가 된듯 하고 모든 소문을 사실로 믿고 싶어진다.

'젠장 그 카더라 통신에 의해서 전달되었던 소문들이 사실이라면, 이 세상에 진실은 어디있는 것일까?'




그래서 나도 모르게 아니 큰 연관성이 없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만에 하나 그럴수도 있을꺼야라며 BBK사건 무마용으로 서태지가 이용되었다는 것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이번에 발표된 BBK 관련 공판 결과는 서태지 이야기로 덮어둘 만한 크기의 이야기가 아님을 알면서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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