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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종을 노렸던 월간조선, 괜히 천안함만 끄집어 냈다. 본문

잡담 및 답변/시사잡담

특종을 노렸던 월간조선, 괜히 천안함만 끄집어 냈다.

무량수won 2012. 1. 19. 04:31


다시 수면위로 떠오른 천안함.

이 이야기를 다시 끄집어 낸 건 조선일보측이다. 정확하게 이야기 하면 월간조선이지만 뭐 아무튼 한가족이니... 

네이버를 훑어보다가 깜짝 놀랄만한 뉴스가 있었다. 북한의 김정남이 천안함은 북한 소행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 제목을 본 순간 나는 "헉"하고 놀랐지만 옆에 '조선'이라는 단어를 보고 안심했다. ㅡㅡ;; 이 녀석들 장난질이 하루 이틀일이 아니었으니... 그렇게 무시하고 있었는데 구글에서 검색하다가 국내 뉴스 중 상위에 조선일보측의 천안함 보도는 오보다라고 하는 미디어 오늘의 기사가 떠있었다.

구글의 메커니즘상 많이 자료수집은 못하더라도 뉴스가 상위에 뜨는 건 그만큼 나름 화제가 되고 있다는 뜻이라서 주욱 읽어봤다. 그랬더니 조선일보측의 보도가 나가고 그 보도를 바탕으로 동아일보가 사설로 한번 더 강조했단다.

그래서 문제의 기사와 그 기사를 반박하는 기사들을 찾아봤다. 
 
 


 
이 이야기의 근원은 김정일의 장남인 김정남이 일본 도쿄신문의 고미요지 편집위원과 100여차례 이메일로 대화를 나눈 것이 고미요지에 의해서 책으로 나오는데 이걸 조선일보측이 입수해서 보도하는 것이다고 전한다.

이야기가 나오다가 중간쯤에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해서는..."이라면서 말을 시작하고 있다. 이건 고미요지가 발간할 책에 천안함 이야기가 있었는지를 확언하지는 않는 뉘앙스다. 아마도 빠져나갈 구멍용으로 해놓은 듯 싶다. 그런데 문제는 제목을 김정남이 천안함 사건은 북한이 야기시켰다고 말한 것 처럼 뽑아버렸다. 이젠 도망갈 구멍이 없다. ㅡㅡ;;;

제목으로 책에 김정남이 천안함 침몰은 북한이 저지른 일이다라고 말한 것처럼 고정시켜버린 것이다. 


그러자 경향신문에서 고미요지와 직접전화해서 물어봤단다. 



고미요지는 김정남과 천안함이야기를 한적도 없고 책에 쓰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연평도 사건과 관련해서 대화를 나누었지만, 천안함 이야기를 나눈적도 없고 책에 쓰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경향신문만 전화해서 물어본게 아니었다. 보수색이 진한 연합뉴스도 직접 물어봤단다.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도 천안함 이야기는 한적 없고 연평도 이야기만 했을 뿐이라고 전한다. 아마 전화 통화할때 고미요지는 조선일보 측이 자신의 책을 읽으면서 연평도 공격이야기를 좀 오해한 것 같다는 식으로 경향신문과 연합뉴스 기자들에게 이야기 한듯 하다. 


이에 대하 경향신문은 제대로된 껀수인지라 한껏 격앙시켜서 보도했고, 연합뉴스는 두루뭉수리하게 표현했을 뿐이다. 

이정도 쯤 되면 조선일보가 앞뒤 안가리고 끄적거리다보니 헛소리를 지껄였음을 확인할 수가 있다. 보수색 진한 연합뉴스 마저 조선일보 측 내용이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확인했으니 뭐... ㅡㅡ;;


이렇게 상황이 돌아가자 굉장히 우수워지는 곳이 생겼다.

조선일보만 믿고 사설을 통해 조롱이란 조롱은 열심히 했는데 굉장히 머쓱해진 두 신문사.


바로 동아일보와 문화일보다. 



어쩌나... 이를 어째 아무리 같은 편이라서 신뢰를 하더라도 한국에서 손 꼽히는 규모의 언론사라면 전화 한통 정도는 걸어서 확인하고 사설을 썼어야 하는데, 이건 뭐 에휴... 


그러니까 간단히 이 사건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2012. 01. 17   월간조선에서 어떤 의도가 있었는지 혹은 실수였는지 모르지만 김정남이 천안함은 북한에서 한거다라고 떠듦.
2012. 01. 18   조선일보 측의 기사를 받아다가 동아일보와 문화일보가 사설로 천안함 사건을 의심하는 사람들을 종북좌파 세력이라면서 조롱함.
                   (동아는 오후 3시에 기사 올림. 문화는 석간이라 17일 오후 2시쯤 올림.)
2012. 01. 18   (오후4시) 연합뉴스가 전화통화해보니 조선측 천안함 이야기 뻥이라고 보도.
2012. 01. 18   (오후6시) 경향신문도 전화통화해보니 조선측 천안함 이야기 뻥이었다고 신나게 떠듬. 
2012. 01. 20   (오전11시) 조선일보 오보 인정.

결국... 조선일보 덕분에 동아일보와 문화일보 바보됨 ㅡㅡ;;;


수면에 올라왔으니 천안함 사건에 대해서 내 의견을 남기지 않을 수가 없다.

나는 정부의 말을 믿고 싶어도 믿어줄 수가 없다. 상식적으로 그동안 정부가 이야기하고, 미국이 말하던 북한의 군사력으로 천안함을 그것도 훈련 중이던 그 큰 배를 아무도 모르게 어뢰를 쏘고 도망갔다는 것이 믿어지지가 않는다. 또한 이정도 사건이면 북한이 자기네가 이겼다고 자랑할 만한 것인데 오히려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하고 있으니 더더욱 북한 소행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전문가들의 자세한 증거들이라고 해도 사실상 결정적인 증거는 양쪽 다 제시하지 못했다고 본다. 뭐 내가 자세하게 그 이야기를 파고들이 않은 탓 때문에 결정적인 증거를 못본 것일 수도 있지만. 아무튼 거기에다 내가 뒷구멍으로 들었던 이야기들도 북한 소행이 아니다는쪽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어서리.. ㅡㅡ;;

그나저나 이 조선일보 측의 헛발질은 조용히 뭍혀질 듯 싶다. 원래 헛소리는 크게 하고 자신들의 실수는 조용히 넘어가는 것이 그들의 특기다 보니 아무말 안했다는 듯이 은근슬쩍 넘어갈 것이다. 근데 이번 것은 정말 단순하게 오역으로 인한 혹은 읽은 기자의 오해에서 불거진 것일까? 아니면 어떤 의도 때문에 일부러 이렇게 한 것일까? 요게 가장 궁금한데 풀지를 못하겠네... 



추가. 2012년 1월 20일. 조선일보는 결국 오보를 인정하게 된다. 그럼에도 마지막까지 좀 껄쩍지근한 뒷맛을 남겼다. 좀 하려면 제대로 하지 이게 뭐니. 어린애들이 자존심 세운다고 핑계대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에휴..





김정남 "천안함 북의 필요로 이뤄진 것" - 월간조선
김정남의 '천안함 북소행'지적, '종북세력은 듣고 있나' - 문화일보(사설)
'천안함 북소행'김정남도 인정했다는데 - 동아일보(사설)
일본 기자-김정남 이메일 담은 책 일본서 출간 - 연합뉴스
"김정남은 천안함 얘기를 하지 않았다" - 경향신문
오보 인정 김정남 "천안함 북한이 필요해서 이뤄진 것"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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