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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푸어란 무엇인가? 본문

잡담 및 답변/시사잡담

하우스 푸어란 무엇인가?

무량수won 2012. 9. 21. 16:45




언젠가 하우스 푸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긴 했는데, 워낙에 단순한 문제가 아닌지라 그냥 이렇게 끄적거리는 것만으로도 괜찮은 것인지  좀 두렵기도 하다. 그럼에도 한번 끄적거려 보는 이유는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사람들이 이 문제로 투닥투닥 거리는 광경을 봤고, 생각난 김에 몇글자 끄적여 놓으면 언제 될지 모르지만 나중에 정리된 글을 쓸때 도움이 될까 싶어서다. 



하우스 푸어는 어떻게 생겨났나?


우선 하우스 푸어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집고 넘어가자. 하우스 푸어란 집을 가진 가난한 사람을 뜻하는 말로써, 집을 소유하고 있지만 집을 담보로한 이자 때문에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말한다. 하우스 푸어가 나오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집값은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는 믿음에서 출발하게 된다. 실제로 과거 60년대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즉 2005년까지 전후에는 집값은 상승했다. 여기서 상승은 돈을 1년 동안 은행에 넣어둬서 얻는 이자보다 높다는 뜻이긴 한데, 그동안 집은 터무니 없이 높은 상승치를 보여줬다. 극단적인 경우엔 10년도 안되는 시간 동안 집값이 2~3배로 뛰는 일도 있었다. 


이런 이유로 일반적인 상식으로써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놓으면, 지금 벌어들이는 돈으로 감당할 수 없더라도 비싼 값으로 집을 팔 수 있기 때문에 결코 손해보는 일은 아니었다. 따라서 약 40년 정도의 기간동안 정확히 집어내면 더 짧을 수 있지만 여하튼 이 기간동안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는 것은 당연한 재테크,  다시 말해 피땀흘려 모아둔 돈을 불리는 방법이 되었다. 


하우스 푸어는 원론적으로 이 상식같은 일이 무너지면서 나타난 단어다. 무리를 해서라도 집을 사면 그들은 부자까진 아니더라도 굶어죽지 않을 정도의 재산을 가진 사람이란 인식이 팽배해 있었다. 그들에게 집이란 미래에 큰 재산이 될 바탕이기도 했으니까. 그런데 그 신화가 2008년 무너져버렸다. 엄밀히 따지면 다르긴 하지만 집이란 것을 가지고 재산 늘리기를 하던 미국에서 집값의 환상이 깨진 것이다. 물론 자세히 따지면 유럽의 어디서 어쩌고 저쩌고 이야기 해야하지만, 간략하게 이야기하면, 미국에서 그 환상이 깨져버리자 그 여파가 한국에도 미치게 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미국의 서민(?)경제가 그렇게 파탄이 나자 여파가 세계로 뻗어나갔다. 한국에도 그 여파가 들이 닥쳤다. 불안한 사람들은 집값을 맹신하지 않게 되었고, 집값 상승은 멈췄다. 그렇게 집값이 멈추려하자 정부는 이런 저런 대책을 내놓으면서 집값하락을 막으려 했지만 집값은 지속적으로 떨어졌다. 산 가격이 아까운 사람들은 거래를 하지 않게 되고, 그 여파로 전세 가격이 급등하게 된 것이다.  


전세 가격도 전세 가격이었지만 집값 하락은 은행과 서민들의 자산에 빨간 불을 켜게 된다. 집값상승 할 것을 계산하고 담보로 잡은 집의 가치는 날이 갈수록 떨어지니 은행은 불안해져서 빌려준 돈을 손해보게 생겼다. 빚을 내서 집을 산 사람들은 그들 나름대로 집값이 오를 것이란 생각에 부담스러워도 조금만 고생하자 했는데 그 희망이 사라져서 고생이 평생가겠다는 불안감에 휩싸이게 된 것이다. 



하우스 푸어 발생 경과 요약.


간략하고 쉽게 설명하려고 했는데도 어렵다. ㅡㅡ;; 아무튼 다시 간략하게 줄여보면. 




사람들 사이에서 무한 집값 상승의 환상이 깨짐. 

그것이 미국에서 일어남.

미국 경제가 무너짐.

세계 경제가 그 여파로 휘청거림.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던 한국도 같이 휘청거림.

한국도 집값 환상이 같이 깨짐.

빚 내서 집 산 사람들의 꿈이 산산조각 남.

2~3년 고생하면 될 줄 알았는데 평생 고생해도 해결안될 것 같아짐.

이런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음. 

결국은 사회 문제로 이어짐.



나는 꼽사리다(팟캐스트 방송)의 출산 4회를 들으면, 세대별로 나누어서 설명하고 있어서 대략 어느 세대가 이 문제에 닿아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방송이 좀 자극적(?)인 성향이 강해서 잘못 들으면 세대간 비난(?)과 원망이 생길수도 있으니 조심하기를 바란다.



그럼 하우스 푸어는 어떤 문제를 가지고 오나?


지금(2012.09) 정부에서 몇년동안 계속 해왔던 경제 정책이 집 거래활성화 대책이었다. 이것을 왜 했느냐면, 이 하우스 푸어들이 갑작스럽게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보통 30대 중후반과 40대 초반에 걸쳐있는 이들은 막차를 잘못탄 경우인데, 이들이 한국 경제의 생산 원동력(?)같은 집단이기 때문이다. 만약 하우스 푸어 문제를 그대로 방치해 둔다면, 이들이 파산할 것이고 파산은 결국 직장을 그만 두거나 경제 활동을 할수 없게 됨을 이야기 하게 된다. 많은 이야기가 있겠지만 결국 경제 활동을 못하게 된다 정도로 간략하게 이야기 할 수 있다. 


생산동력이 떨어지게 되고 그문제는 국가 경제자체가 흔들리게 되는 문제를 끌고 오게 된다. 이 국가 경제가 흔들린다는 의미는 결국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줄게 만든다는 뜻이고, 결국 이건 다같이 경제적으로 파산한다는 말도 된다. 좀 극단적인 이야기긴 하지만 이런식의 경제 붕괴를 두려워 하는 것이 하우스 푸어를 어떻게든 구제해 보려는 노력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정부가 그 구제책을 투기자금들을 다시 집거래 시장으로 돌아오게 만드려고 하는데 있다는 것인데... 뭐 나도 특별한 대책이 없으니 심하게 뭐라 하지는 못하지만 결국 투기자금을 끌고 오는 것은 언발의 오줌누기 이상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진보측 경제 학자들이 이 상황을 종종 폭탄돌리기라고 이야기 한다. 뭐냐면 어짜피 터질 폭탄을 일단 자기네들 집권 상태에서는 터지면 안되기 때문에 이렇게 저렇게 돌려서 막고 있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하우스 푸어로 인해서 진보와 보수의 대응방법이 갈리는데, 진보 측은 어짜피 터질 폭탄이라면 일찍 터트려버리고 새판을 짜서 하자는 입장이고, 보수 측은 최대한  천천히 늦추고 서서히 가라앉게 해야 된다는 입장의 대립이라고 보면 된다. 



집값은 왜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일까?


나는 이 문제에 있어서 진보측 경제 전문가들의 손을 들어주고 싶은데, 어짜피 연착륙이니 뭐니해도 그들을 구제해줄 대책은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미 올해 9월 초 집값대책(?)으로 풀어줄 수 있는 정책은 다 풀어줘, 풀어줄 정책도 없는 상황이다. 이 정책들로 단기간 예를 들어 3~4개월 정도  투기 자금들을 끌어들여 집값이 떨어지는 것을 조금은 막을 수 있다. 내 생각에는 대선까지만 버티자는 계산인 듯 하다. 그럼 집값은 안떨어질까? 아니다. 결국은 떨어질 것이다. 


왜 이런 예측을 하느냐고? 당연한 것 아닐까? 기본적으로 집값은 오르는게 정상이 아니라 떨어져야 정상인 물건이다. 예를 들어 당신이 연필을 샀다고 생각해보자 아니 최신형 카메라를 샀다고 생각해보자. 이것을 몇번 쓰고 나서 누군가에게 팔때 그 가격보다 비싼 가격에 팔 수 있을까? 90% 정도는 절대 비싸게 팔수 없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결국 사용하면 닳게 되고 닳면 가격이 떨어진다. 


집이라고 그 자연(?)현상을 막을 수 있나? 아니 못막는다. 그럼 비싸게 팔수 잇는 10%는 무엇이냐고? 이건 미래에 그것의 가치가 오를 것이란 믿음을 가진 사람에게 파는 경우다. 예를 들면 골동품을 수집하는 사람이나 그것들을 모아서 박물관을 만드는 사람 등등... 뭐 그래도 한계가 있겠지만. 여하튼 그런 경우에나 가능하다. 





집값이 올랐던 이유는?


그럼 그동안 집값은 왜 올랐느냐고 반문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분명 새집이 비싸고 오래된 집값이 떨어져야 하는데 지금 약 40년 가량 집값은 무조건 오르는 마법의 도구이지 않았느냐고 말이다. 맞다. 사람들이 미친거였다. 그 10% 아니 어쩌면 0.1%의 가능성을 보고 사람들이 투자한 것이었으니까. 문제는 그게 산업화 혹은 이런저런 건물들이 들어서던 개발의 시대에는 0.1%가 90%로 둔갑(?)하는 마법이 가능했다. 사람들도 그것을 직접 목격하면서 그것이 진리라고 믿었으니까. 


다시 다른 물건을 예를 들면, 개발의 시대에는 쓰다만 연필도 골동품이라고 구입하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았다는 뜻이다. 그러니 골동품이 될 희망으로 사람들이 집값을 올렸고, 또 올라갔다. 이게 억단위의 돈이 상승하는 거라 어떻게 연필 따위와 비교하느냐고 할테지만 기본은 똑같은 이치다. 


언제 이 환상이 깨지기 시작했을까? 일본의 버블경제붕괴 시기인 1990년대 부터였다. 일본도 마찬가지로 환상이 환상을 낳았던 시기였다. 개발과 산업화등이 활발하던 1990년대 일본이 가장 먼저 그것이 환상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자세히 설명하면 복잡하니 대충 이야기 하자면, 환상의 끝에 닿았던 경제가 환상이었음을 사람들을 알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집값을 중심으로한 부동산 가격이 폭락했고, 경제가 무너졌으며 사회적인 문제가 터져나왔다.  


이 문제를 보면서 많은 학자들이 한국의 경제상황도 경고를 했었다. 내 기억에는 90년대부터 전문가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일본을 예를 들며 연착륙 이야기를 했었다. 그러나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이던가? 집값은 아랑곳 하지 않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갔다. 정부가 과열을 막기 위해 이런 저런 대책으로 여기 막고 저기를 막았지만 미친 듯한 집값은 떨어지지 않았다. 결국 사람들이 집값 환상에 모두 미쳐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이미 집으로 앞선 세대들이 몫돈을 손에 쥐는 것을 봤기에 뒤따라오는 세대들은  저런 경고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따라하게 된 것이다. 거기에 돈 가진 대기업들도 뛰어들고 여기저기서 뛰어들다보니 다같이 미쳤던 것이다. 여기저기에 집 거래를 비롯한 부동산에 대한 제한 조치들이 취해졌음에도 집값은 미친듯이 뛰어 올랐다. (개별적 상황으로는 풀어준 것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묶는 일을 더 많이 했다고 판단한다.) 



정치적인 상황(?)을 덧붙이자면,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들의 10년 동안은 환상을 일깨워주고 집값을 묶어두려는 시간이었다면 이명박 대통령의 5년은 그 환상을 부추겨 집값이 떨어지는 것을 막으려는 시간이었다고 보면 편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 집권 말기에 집에 대한 규제가 많아서 전체적으로 집값이 떨어질 조짐이 있었다. 이것이 집값 환상으로 재산 증식을 노리던 많은 사람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왔다. 나는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 배경에는 그 규제들을 풀어내는 역할을 좀 하라는 사람들의 심리가 강하게 작용했던 것이라고 본다. 실제로 시중에 떠도는 소문에는 집값 올려준다는데 마다할 사람이 누가 있느냐는 이야기가 퍼져있었다.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시절 엄청난 비리에 대한 결정적인 증거들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무난하게 대통령이 되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상대가 되었던 정동영 전 의원의 자질(?) 혹은 이미지가 좋지 못했던 탓도 있지만. 



하우스 푸어는 어떤 사람들이고 앞으로 어찌해야 되나?


그래서 결국 하고 싶었던 말은 하우스 푸어들이 서민(?)의 범주에 끼워 넣어도 잘못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욕심(?)이 과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어찌 생각하면 그들은 변화를 전혀 느끼지못했던, 아니 변화를 느끼기에 가려진 안개(언론사)가 너무 두꺼웠던 탓을 안할 수가 없다. 그들에게는 그것이 당연한 재산 불리기 방법이었고 또 실제로도 그랬으니까. 즉 나쁜 투기꾼으로 몰아가기엔 문제가 많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니들이 못본거니까 니들 책임이야!"라면서 내치는 것도 어찌 생각하면 문제가 많은 생각이다. 그들이 한꺼번에 무너지면 한국란 나라의 경제가 휘청거릴 것은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어짜피 무너지는 경제란 달게 받아야 할, 아니 반듯이 거처가야 할 과정이기 때문에 그들을 과보호하지 말자는 입장이다. 만약 대책을 세운다면, 그들이 무너지고 난 뒤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제도적으로 보장(?)해주는 것이 국가가 해야할 일이라고 본다. 


그래서 지금껏 이명박 정부가 내놓은 경제정책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 폭탄돌리기였을 뿐이며, 투기꾼들의 배만 불려준것 이상의 대책이 되 않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다시 강조하고 싶은 사실 하나. 집도 물건일 뿐이다. ㅡㅡ;;; 




2013.03.14 : 어색한 문장 수정. 전체적인 맥락은 건들지 않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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