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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컨텐츠 연구

어디까지가 상식인가

무량수won 2015. 5. 4. 09:57

상식은 어떤 것일까?


누군가 인터넷에서 화제가 있다며 올린 단어들이 있다. 자. 단어들을 한 번 보고 얼마나 그 뜻과 의미를 알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흑막, 아서왕의 12기사, 용두사미, 소련


이에 대한 화제가 된 것은 대학생들 관련된 SNS였다. 다시 말하자면 요즘 20대들이 모르는 단어라는 것이다. 이것을 소위 "공부를 꽤 한다는 대학생"쯤 되면 상식으로 알아야 하는데, 위에 있는 단어들을 몰라서 당황했다는 이야기였다.


곰곰히 생각해봤다. 상식이란 단어가 의미하고 있는 것은 무엇이고, 꼭 알아야 하는 것은 무엇이며, 무식한 것과 유식한 것의 차이가 무엇인지 말이다. 이에 대해서 많은 댓글들이 달렸는데, 가장 일리있던 댓글은 "내가 알고 있는 상식이 꼭 상대가 알고 있는 상식과 일치할 수는 없다. 왜냐면 내가 자라온 환경과 그가 자라온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라는 댓글들이었다.


나는 저 위에 나열된 단어들을 모르는 20대의 이야기를 보는 것보다,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댓글에 놀랐다. 만약 저런식으로 특정 단어를 모르는 친구에 관한 이야기가 10년 전 인터넷에 떴었다면, 다양성을 인정해야 된다는 댓글보다 "무식한 20대 쯧쯧"과 같은 뉘앙스의 댓글들이 수두룩하게 달렸을 것이기 때문이다. 종종 내가 목격한 것이기도 하고 말이다.


좀 더 시간의 폭을 줄여서 몇년 전 "20대 개새끼론"이라면서 인터넷에 떠돌던 이야기도 사실 다양성에 대한 인정보다는 그들(당시 30~40대)이 알고 있는 상식이 공유되지 못하기 때문에 불거진 것도 나름의 이유였다. 간략하게 이야기하면 인터넷을 하는 기성세대들이 젊은세대들을 향해 쏟아내던 성토에 관한 글이었고 논리였다. 물론 당시 가장 큰 이유는 정치적인 행위 때문이긴 했지만.


그래서 다소 놀랐다. 불과 몇년 전만 하더라도 공유되지 못하는 지식에 대해 다양성의 이해보다는 상식없는 무식쟁이로 취급받았을 흐름이 바뀌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 모습이 아주 작은 인터넷의 한 단편일지는 모르겠지만, 나름 이슈꺼리라고 떠오른 것을 보면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식이 꽤 바뀌었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이런 이유로 나는 나름 기대가 생겼다. 몇년 더 지난다면, 타인에 대한 이해와 다양성의 존중이란 것이 지금보다 더 나은 대중적인 상식이 되지는 않을까?




그나저나 위에 끄적거린 단어들의 의미를 설명해야겠다.


위에 나열된 단어들이 왜 지금 20대 초반의 사람들에게 상식적인 단어가 되지 못하는 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그저 유추하건데, 아마도 지금의 30대 전후의 사람들에 비해 "대학을 위한, 대학을 목표로, 대학과 관계된" 것들만 학습되어 왔기에 모르는 것이 아닐까 싶다. 특히 흑막이란 단어는 신문이나 소설등에서 종종 쓰임에도 불구하고 모른다는 것은 그만큼 그들에게 학습외의 무언가가 주어질 기회가 적었던 것이라고 여겨진다. 비슷하게 아서왕의 이야기 같이 만화나 소설, 영화 등에 종종 사용되는 것이 이런 유추에 확신을 더해준다.


뭐 소련의 경우는 사실 그 시대에 직접 뉴스에서 떠드는 것을 본 사람이 아니라면 모를 수도 있는 것이기에 그저 세대차이로 생각해야겠지만 말이다.



흑막 : 검은 천으로 가려진 것을 형상화한 단어다. 보통 이 단어는 누군가의 숨겨진 의도나 뒤에 숨어서 몰래 지켜보는 사람 등을 꾸며이야기 할 때 사용된다. 예시) 주인공이 진실을 찾아 노력했지만, 흑막은 아직 벗겨지지 않았다.


아서왕의 12기사 : 영국의 전설이다. 실제로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에 관련된 이야기의 대다수는 만들어진 이야기다. 유럽의 중세시대를 이야기 할때 자주 등장한다. 아서왕은 아더왕으로 표기되기도 한다. 원탁의 기사는 원탁에 앉은 기사로써 아서왕을 도와 나라를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그중 란슬롯은 아서왕의 부인인 귀네비어를 사랑한 이야기 때문에 더욱 더 화제성이 있는 인물이다. 영국이 배경인 영화나 소설에서 자주 등장하는 이름들 중에 란슬롯이 있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예시) 영화 킹스맨에서 킹스맨 요원이 새로 모집하는 요원의 코드명이 란슬롯이다.


수정 : 12기사 이야기하기에 기사가 12명인줄 알았는데, 12명이 아니라 그냥 원탁의 기사다. (2015.05.04)오후 9시에 수정


용두사미 : 용의 머리와 뱀의 꼬리란 의미를 지닌 사자성어다. 이 사자성어는 용의 머리와 같은 거창한 것을 표현했지만 실제는 뱀의 꼬리처럼 얇고 보잘 것이 없음을 표현하는 것이다. 다시말해 사람들의 허풍과 과장을 지적하기 위해 종종 사용된다. 예시) 걔가 하는 이야기는 언제나 용두사미로 끝나. 말만 번지르르하지 제대로 할 줄 아는 것은 없더라구.


소련 : 소비에트 연방의 줄임말. 1992년 쯤 대머리인데 머리 가운데에 지도 같은 것이 그려진 고르바초프란 아저씨에 의해서 사라진 국가다.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냉전체제라는 말을 미국과 함께 만들어낸 국가중 하나로, 지금의 러시아가 사실상 소련을 이끌었었다.

러시아가 사실상 이끌었지만, 러시아와는 다르다. 왜냐면 소련은 사회주의라는 이상을 실현시키기 위해 여러 나라들이 뭉쳐있었던 것이기 때문이다. 18세기 후반과 19세기 초반이 되면, 자본주의의 폐해가 심각하게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시되었던 것이 사회주의였고, 그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러시아를 중심으로 동유럽 국가들이 연합한 조직이 바로 소련이다. 그 때문에 그 시대의 유명한 지식인들이 소련을 위해 일했고, 또 직접 건너가 살았다.

하지만 이상과 다르게 권력을 손에 쥔 레닌과 스탈린의 독재적인 통치방식이 소련을 많은 사람들의 상상했던 이상과 다른 세상으로 만들었다. 왜곡된 소련을 해체선언 한 것이 앞서 말한 고르바초프란 아저씨고 당시 대통령 쯤되는 자리에 앉아있던 사람이었다. 소련이 해체되면서 냉전시대도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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