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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및 답변/시사잡담

동아일보가 게임 때문에 조선일보 등에 칼을 꽂나?

무량수won 2012. 2. 6. 13:56


나는 게임에 관련된 기사에 꽤 민감한 편이다. 왜냐하면 PC게임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쭉 지켜보아왔고, 또 예전에는 게임에 빠져서 한동안 정신을 못차린 적도 있기 때문이다. 누구처럼 내가 해봐서 아는 것이 좀 있다. ㅡㅡ;; 그래서 게임에 대한 비판 기사나 글을 꽤 열심히 읽었고, 의학적인 증거라 들이미는 것들도 열심히 살펴봤다.

꼼꼼히 따져서 기사를 보고 그들의 근거를 보면 사실상 근거 없음으로 결론이 난다. 부모된 입장에서 아이들을 걱정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한국의 얼마나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을 이해하려고 하는가? TV에 나오는 흔한 아이들 교육 프로그램도 부모의 태도먼저 고치라고 조언한다. 아이들의 입장에서 봐라보고 나서 아이와 대화를 하라고 한다. 그렇게 부모가 바뀌면 아이들은 저절로 바뀌게 되는 모습이 자주 보여진다. 이렇게 자주 문제해결을 TV에서 보여주는데 아이들 문제가 나오면, 그 부모들이 아이들의 시선에서 얼마나 바라봐 주는가에 대한 문제를 살펴봐줘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TV를 비롯한 각종 언론에서는 그런 부모들의 이야기는 안나온다.

언제나 아이들은 미성숙하니까 어른말을 들어야 한다. 아이들에게 안좋으니까 일단 막고보자. 청소년 범죄가 일어나면, 아이가 게임을 했었다는 이유로 게임 탓으로 몰아가기 바빴다. 물론 이 현상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오늘(2012년 2월 6일) 정부는 학교폭력에 대한 대책을 총리가 직접 발표했다. 최근 불거진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연설의 내용은 그럴듯 했다. 솔직히 연설의 내용은 감동적이었다. 원고를 누가 썼는지 썩 괜찮았다. 문제는 대책이라고 내놓은 것들이지만... 그건 다른 사람들이 상세히 다룰테니 이쯤하자.


그런데 뉴스를 살피다가 이상한 광경을 봤다. 바로 이것이다.


이상하게 조선일보과 동아일보측이 게임을 가지고 맛서는 느낌이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볼 것은 정확하게 동아일보는 아니고, 게임동아다. 조선일보에 게임조선이 있듯이 이 게임동아도 동아일보의 계열이다.

최근 며칠 동안 조선일보는 게임 죽이기에 나섰다. 이런 게임죽이기 연속보도 뒤에는 정부의 의지가 있다고 나는 유추하고 있다. 아쉽게도 조선일보의 이런 행동은 마치 외로운 섬에 둥둥떠다니는 느낌이었다. 그와중에 같은 편이라 여겨지는 동아일보 쪽의 역습이라니... 조선일보를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이건 왠 초치기인가 싶다.

그런데... 정확하게 동아일보가 아니라 게임동아다. 엄밀히 동아일보와는 논조가 다를 수 밖에 없기는 하다. 게다가 게임동아는 게임회사의 지원이 있어야 되고 게이머들의 지지가 있어야 되는 사업체다. 그런 상황에서 게임동아는 게이머들 손을 들어준 것같다. 여러편의 기사가 오늘 한꺼번에 발행된 것을 보아하니 단단히 준비하고 기사를 쏜거 같은데... 그럼 게임동아와 동아일보를 따로 놓고 봐야하나? 게임동아와 동아일보를 따로 볼 수 있다면 종편방송과 동아일보를 따로 봐야만 하는데...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둘을 따로 놓고 생각할 수 있나?

그러니까 나 살자고 팀킬을 한 꼴로 연출이 된 것으로 보여진다고 할까?? 


하지만 실제 동아일보의 논조는 게임은 악마다를 외치는 조선일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오늘(2012년 2월 6일)자 동아일보 사설을 보면 여전히 게임은 악마다를 외치고 있다.  이 뿐만아니라 동아일보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이런 태도를 보여왔다.


[사설]청소년 게임지옥, 업계의 사회적 책무 따져야 - 동아일보


증거 자료도 게임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터넷과 게임이라고 명시만 할 뿐 결국 게임 탓임을 생각하게 끔 문장을 배치한다. 이건 일반적으로 게임을 죄악시 하는 기사나 글에서 흔히 보이는 수법이다. 뭐 게임에 중독성이 없다고는 말을 할 수는 없다. 다만 균형감 없이 자꾸만 게임을 악마 취급하는 것이 너무하다는 것이다.


아무튼 그러니까 얼핏 보면 동아일보 자체는 조선일보 등에 직접 칼을 푹찔러 넣지 않고 게임동아의 손을 이용했다고 볼 수 있다. 항상 조중동이 강조하던 북한을 욕할 때 쓰던 화전양면전술을 조선일보에 쓰고 있듯이... ㅡㅡ;;


동아일보가 이런 모순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는 건, 어짜피 게임동아 따위는 동아일보를 주로 읽는 사람들은 안보기 때문이다(물론 극소수가 있을 수는 있다). 그건 동아일보 및 조선, 중앙을 읽는 사람들의 연령대가 꽤 높기 때문이고 게임에 관심있는 사람들(게임동아를 보는)의 대다수는 조중동 뿐만 아니라 종이 신문을 잘 보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그러니까 독자층이 서로 곂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짓꺼리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도 게임조선은 이 문제에 대해서 아무말 못하고 있던데... 게임동아 측은 너무 자신있어 하는 것 같다. 하긴 뭐 동아일보 대대적으로 게임까기에 나서고 있는 것은 아니니 상관은 없는 것이지만.



이쯤에서 나는 게임동아의 기사들은 조선일보를 노리고 쓴 것이 아니라 단순히 게이머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쓴 것이고 게이머들을 기만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게임동아가 아무리 게이머들의 환심을 사려는 글을 썼어도 그들 스스로가 북한을 욕할 때 쓰는 화전양면전술을 대놓고 쓰는 것 처럼 보여 게이머들에게 크게 진정성은 느껴지게 할 수는 없다고 본다. 같은 날 한쪽은 게임을 악마라고 치부하는 사설을 내놓고, 한쪽은 게임을 하는 청소년의 상황을 이해해줘야 하고 근본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식으로 글을 쓰면 과연 누가 진정성을 믿을 수 있을까?


물론 동아일보가 조선일보를 상대로 공격하는 것처럼 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그보다는 게이머들을 기만하고 있다는데 한표를 던지고 싶다.



그나저나 조선일보의 여론몰이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언론들도 등을 돌리는 듯한 이 기묘한 현실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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