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옳은 것인가?

인터넷을 떠돌다가 어떤 사이트에서 언쟁이 붙었다. 그런데 이 언쟁에 참 이상한 정의론이 등장했다. 실제는 정치적 이야기가 였으나 비슷한 상황으로 이야기를 돌려서 이야기하겠다.(스스로 보호하려는 대범하지 못한 이유.. ㅜㅜ)

옛날에 어떤 조선인이 살았다. 이 조선인이 하루는 누군가와 싸움을 하다가 크게 다치는 일이 벌어졌다. 그 광경을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었는데, A라는 사람이 다가와서 하는 말이 이랬다. "저거 조센징 이잖아!" (조센징은 일제강점 시대에 일본인이 조선인을 낮춰부르던말) 그 광경을 지켜보던 B라는 사람이 "야! 이 개새끼야, 사람이 다쳤는데 그런말이 나오냐!"라고 욕을 했다.

그랬더니 C라는 사람이 "아니 어떻게 사람에게 개새끼라는 욕을 할수 있습니까! 당장 사과하세요." 라고 말을 했다. 이 광경을 본 수많은 사람들은 "다친 사람에게 욕한 사람을 놔두고 엄한 사람을 잡으시오!"라면서 C에게 이야기를 했다.

C는 이 광경에 대해 "A는 정치적 의견을 이야기 한 것 뿐입니다. A가 당신들과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다고 이렇게 욕을 먹어야 합니까?"라면서 항변했다. 그러면서 "저는 A의 말할 권리와 정의를 위해 이야기 한 것입니다."라고 덧붙인다.

과연 C는 정의로운 사람일까?

나는 결코 정의로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선 이 문제는 잘못의 원인이 누구에게 있는가하는 점이다. 조센징이라는 단어가 정치적 의미가 들어간 단어가 맞다고 하더라도, 다친 사람에게 먼저 모욕적인 말을 한 것은 A다. 상식적이라면 C는, B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하기 전에 A에게 먼저 사과를 요구를 해야 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C는 A의 발언에 대해서는 무시하고 B의 발언만 문제 삼으며 자신은 소수의 말할 권리를 위해 싸운다면서 정의롭다 생각한다.

C에게는 왜 이것이 정의로운 것일까? 

C는 A가 한 단어에 대한 모욕을 모욕이라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건 그가 평소에 조선인은 조센징으로 불러도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에 가능한 생각인 것이다. C가 그 단어를 모욕적인 단어라 생각했다면 과연 B에게만 뭐라고 할 수 있었을까? 아니 전혀 그럴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C에게 분개했던 것은 사람들이 조센징이란 단어가 정치적인 의미보다 모욕적인 말이라고 생각해서다. 그 상황을 지켜보던 사람들과 C와의 차이는 바로 이점이었다.

나는 이 광경을 보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로 대체하겠다.

2011/03/07 - [역사/역사잡담] - 이스라엘은 천사인가? 악마인가?

위에 글에서 나는 이스라엘이 원인(?)제공자고 원래 목적에서 벗어난 폭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아무리 둘이 치고밖고 싸우고 있더라도 이스라엘보다는 팔레스타인의 편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했다. 위의 이야기에서 C의 모습을 나는 링크시킨 글에서 이스라엘을 두둔하는 사람과 같은 논리로 무장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느꼈다.

게시판에서 벌어진 싸움을 보면서 왜 C는 정의를 운운하고 자신이 무조건 옳다고 이야기 하는 것인지 갸우뚱했다. 그리고 이런 식의 논리 주장은 흔히 자신을 보수라 지칭하는 언론과 사람들에게서 쉽게 볼 수 있다. 재미난 사실은 가끔 진보언론이라고 하는 이들은 이 논리의 함정에 빠져 쉽게 A의 잘못은 신경쓰지도 못한채 B만 잘못했다고 나무라는 것이다.

단순히 게시판 상의 언쟁이었지만 나는 그 언쟁에는 지금 정치판이 담겨있다고 생각했다. 이 논리가 정치적 이야기로 이동해 판이 커지고 언론들이 이 싸움을 시작하게 되면, 쉽게 A의 잘못은 잘 안보이게 만들면서 B의 잘못만 크게 부풀려지는 모습을 쉽게 보기 때문이다.

과연 이건 A의 잘못이 큰 것일까? 아니면 B의 잘못이 큰 것일까? 아니면 C의 잘못이 가장 큰 것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C를 비난하던 수많은 사람들인 것일까? 나는 C가 이야기 하는 다양성을 받아 들이지 못하고 소통을 하지 않는 사람인 것일까?

내가 보기엔 누구보다 A와 C의 잘못이 크다는 생각이 드는데...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