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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outsider의 생각누리
나는 통진당 사태를 이렇게 바라본다. 본문
여러번 글을 적었다가 지우기를 반복했다. 쓰고 적기를 반복한 결정적인 이유는 게임 때문이긴 했지만, 그 외의 이유 중에는 그들의 변화노력을 좀 보고 "그래 힘들고 억울하겠지만 잘했다"라는 한 문장을 글의 끝부분에서 내 뱉고 싶었던 욕심이 있었다. 그들은 누가 뭐라고 해도 진보정치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였으니까.
이번(2012.05) 통합진보당 사태의 핵심 화두는 이것이라고 본다.
"부정이 일어난 경선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여기에 대해 소위 당권파라 하는 사람들은 '부정의 정도를 확실히 하고 그에 응당한 처벌을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고, 그들의 반대 입장에선 사람들은 '부정경선 규모의 문제보다 개혁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 우선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나는 이 사안에 대해서 비당권파의 의견을 지지하는 바다. 왜냐하면,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은 현재 대중정당으로서 발돋움을 했고 그들이 추구하는 방향도 대중정당으로서 진보를 말하고자 함이었기 때문이다. 만약 대중들의 시선은 중요하지 않다고 보았다면 진보신당처럼 대중정당보다 자신들만의 주장을 하는 작은 소수정당으로 남아있었어야 했다고 본다.
물론 이 대중의 시선이라는 것이 언론과 인터넷상의 어떤 바람에 의해서 왜곡된 것이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조차도 수용하고 받아들여야 할 때라고 본다. 어짜피 전 국민에게 투표를 통해 생각의 방향을 묻지 못할 것이라면, 언론들의 방향제시를 참고하는 것이 옳다는 것이다. 물론 그것을 선별하는 것이 어려운 문제기는 하지만.
여하튼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라면, 통진당의 사건 개요쯤은 알고 있으리라 보지만 그래도 간략하게 나마 설명을 하고 가야겠다. 또한 이 문제가 이렇게 심각하고 골치 아픈 이야기가 되었는지 정도의 밑그림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물론 나는 통진당 내부에서 이야기를 들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그림을 그려줄 수는 없다. 다만 밑바탕에 그려진 점선을 이어서 설명할 수준은 된다고 본다.
문제가 불거진 것은 2012.4.11에 일어난 총선 때문이었다. 이 총선에서 통진당이 대중정당으로서 인정을 받게 되었다. 그들이 교섭단체가 될수 있는 조건을 같추었고 제 3정당으로서 우뚝 섰기에 이런 해석을 했다. 문제는 정치적인 성공 이면에 감춰진 오래된 관행에서 터져버렸다. 비례대표제라는 것을 위해 치뤄진 자체적인 선거에서 부정이 있었다는 문제가 제기 된 것이다.
이런 부정에 관한 문제는 진보를 추구하는 정당에게 있어서 치명적인 약점이 되어 왔다. 진보를 추구하는 이들의 핵심 가치는 상식적으로 옳은 일을 추구하는 것에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보수라 칭하는 무리에서 나온 비리에 비하면 새발에 피도 안되는 그야말로 모래사장에서 모래알갱이 정도의 문제점 이지만, 그 피해는 늘 모래사장을 덮어 버리는 쓰나미가 되기 마련이다. 마치 나비효과 처럼.
이런 부정에 관한 문제가 통진당이 대중정당으로 인정받기 전에는 그들끼리의 별스런 문제였다. 그러니까 그동안은 지들끼리 지지고 볶아도 관심을 일으킬 사건이 아니었다는 뜻이다. 통진당이 대중정당으로 서버린 지금에서는 그들끼리의 별스런 문제가 국민 모두의 문제가 되버린 다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그 문제가 많이 과장되었더라도...
자 그럼 어디서부터 이 문제가 꼬여있는 것일까?
통진당의 간략한 역사(?)를 살펴보기로 하자. 노동자를 대변한다는 민주노동당(이하 민노당)이 이들의 주축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 민노당이 내부의 내홍 때문에 진보신당으로 분열이 된다. 그렇게 분열된 채로 남아있다 반MB 바람이 강하게 몰아치게 되면서 이들이 생각을 바꾸게 된다. 무엇이냐면, 이 반 MB에 대한 원성을 하나로 묶지 않는다면 똑같은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 사이의 바람에 응답하듯 선택한 것이 야권 대 연합이었다. 그런데 중도의 색을 띄는 민주통합당(민주당)과의 합당까지 민노당을 비롯한 몇몇 정당은 이 선택할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이전에 선보였던 열린우리당이라는 실패작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핵심적인 것은 그들이 추구하는 핵심적 가치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지만. 그래서 생긴 것이 민주당과는 따로지만 그외의 세력을 규합한다는 의미로 통합진보당이 탄생하게 된다. 민노당과 진보신당이 다시 뭉쳤고, 여기에 더해 유시민의 국민참여당이 합세한 것이다. 큰 그림으로 보면 이정도이지만 여기 저기의 작은 단체들까지 합친 것이 지금의 통진당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유의해야 할 점 하나가 있다. 민노당에서 분열되었던 진보신당의 사람들이 이 통합문제를 두고 분열이 일어났다. 덕분에 진보신당의 스타급 정치인들은 통진당에 합류했고, 진보신당은 스타급 정치인이 없어 소수만이 남은 것 처럼 보이고 있다.
이들(민노당과 진보신당)의 분열과 통합문제에 있어서 큰 핵심은 언제나 '목적을 위해서 수단이 무시될 수 있느냐 혹은 없느냐'에 대한 것이었다. 민노당 시절 부터 있었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던 것이 대중적이지 못하다는 것이었다. 이 대중정당으로 가기 위해서 수단의 정당성을 무시하느냐 혹은 늦더라도 정정당당한 수단을 이용하느냐였다.
내가 듣고 보고 바라보기에 통합진보당은 이런 문제에 있어서 일단 목적을 달성하고 나중에 문제를 해결하자는 이들이 많은 집단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그 반대편에 서있지만 그 존재가 미비해 보이는 진보신당의 경우는 늦더라도 정정당당한 수단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기에 이런 부정경선에 대한 문제가 통진당에서 불거진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을지도 모른다. 특히 좀 더 옛이야기로 옮겨가다보면, 한참 대학가에서 운동권이 득세를 하던 198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왜냐하면, 통진당의 전신이라고도 할 수있는 민노당을 이끌던 이들이 이 시대의 운동권 출신들이 대다수기 때문이다. 통진당 문제가 이야기 되면서 NL이니 PD니 하는 용어가 무차별적으로 쏟아지는 이유기도하다. 이번에 불거진 경선에 대한 문제점을 운동권 시절 이야까지 들먹이는 이유는 이 문제가 그 시절에도 만연했던 문제였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운동권을 싫어하는 이유였다. ㅡㅡ;;)
다시 정리하자면, 옛 운동권 대학생들이 민노당을 주도했다. 민노당이 분열해 진보신당과 나뉘어졌다. 이후 반 MB정서를 이용하기 위해 통합진보당이란 이름으로 야권의 연대를 이뤄냈다. 대중정당이 되었지만 과거 운동권 시절부터 만연했던 문제(목적이 우선이냐 수단의 정당성이 우선이냐) 때문에 부정경선이라는 오점이 남았고, 이를 바탕으로 문제가 전국민적인 관심사가 되었다고 본다.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해야 되는 것일까?
나는 비당권파라 불리는 이들이 하는 주장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사실 당 밖에서 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상세한 내막까지 신경쓰지 않는다. 당의 이미지와 당이 만들어내는 커다란 그림이 어떤 것이냐에 관심을 가지고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기서 대중 정당으로서 필요한 것은 그동안의 관행(?)처럼 여겨졌던 부정 행위들을 없애고 새로운 도화지에 그림을 그린다는 심정으로 출발해야 된다고 본다.
물론 수단의 정당성을 외치던 이들이 왜 정확한 조사가 되지도 않고 문제의 무게가 확인되지도 않은 사실로 모두를 죄인취급하느냐라고 반문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맞다. 엄밀히 따지면 수단의 정당성 때문에라도 억울한 이는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그들이 선언한 것은 대중을 위한 정당이었지 국회의원 한두명의 억울함을 모두 풀고자 존재하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대중을 감동시키지 못하고, 대중을 설득시키지 않는다면 그들이 대중정당으로 남아있을 이유는 없는 것 아닐까? 더불어 수단의 정당성 논리를 끌어 맞추기 위해서는 조사의 정당성 이전에 투표 자체에 대한 정당성이 확보되야 한다. 설사 부정의 규모가 적다고 하더라도 분명 투표 자체에 대한 정당성이 훼손된 이상 조사상의 정당성 확보후 결정은 설득력을 가지기 어렵다고 본다.
이런 상황에서 부정의 크기가 작아서 국회의원 누구는 억울할 수도 있으니 상세히 조사를 하자는 것은 대중들에게 있어 자리기키기에 연연해하고 그것으로 어떻게든 한보따리 챙겨나가려는 기존 정치인들과 다름이 없어보일 뿐이다.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2011,10,26)에서 민주당이 왜 시민들의 지지를 잃었는지를 생각해보자. 그리고 왜 통합진보당이 민주당의 대안 정당으로서 사람들에게 인식되었는지를 생각해보자. 그러면 답은 간단하다. 대중에게는 뭔가 새로운 정치, 잘못에 대한 책임을 확실히 지는 정치가 필요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소위 당의 많은 권한을 가지고 있는 무리가 자신들의 기득권을 손에서 놓아주는 것은 당연히 해야할 일이었다. 그랬다면 안철수 교수가 박원순 시장에게 지지선언을 하던 모습과 비슷한 이미지를 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당권파는 그러지 못했다.
아니 애초에 처음 문제가 불거졌을 때, 논란이 되던 이들에 대한 신속한 처리가 있었다면 비례대표 전원사퇴까지는 가지 않았으리라 본다. 조금 억울해도 기득권(별것 아니지만)을 손에서 놓았다면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버티기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비례대표 전원 사퇴라는 문제로까지 커졌다고 본다. 이제는 당권파 모두를 쫒아내지 않으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식의 말이 나오고 있을 정도로 문제가 커졌다.
통진당 안에 속해있는 사람과 자세한 이야기를 모두 아는 사람들은 자세한 이야기도 모르면서 지껄인다고 비판할 수 있다. 안다. 내가 그들 속에 있지 않기 때문에 내 이야기가 비판받을 수 있는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이 문제에서 가장 먼저 생각되어야 할 것과 우선되어야 할 것은 당원들의 세세한 이야기와 억울함에 대한 판단이 아니라 당 밖에서 그들을 지지해 정당에게 투표를 해줬던 사람들에 대한 고려라고 본다. 국회의원을 만들어 준것은 당 내부 사람들의 노력의 결실이지만, 그런 노력을 알아봐주고 지지해준 사람들이 그 밑바탕이 되어야 하니까말이다.
백날 북치고 장구쳐봐야 들어주는 사람 하나 없다면 북치고 장구치는 것으로 밥벌이를 할 수 없는 것 아니겠는가? 북치고 장구치는 것을 혼자만의 만족이 아닌 밥벌이로 나섰다면, 들어주는 사람들을 위한 북치기, 장구치기가 되어야 함은 당연한 수순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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