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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토론 모임

7월 독서토론 모임 후기(돈키호테,일요일편)

무량수won 2012. 7. 22. 17:49

일요일...


잔뜩 찌푸린 하늘이 비를 뿌리기 시작했다. '오늘은 좀 시원하려나?' 어제 겪은 무더위에 지쳐있었기에 불편한 비지만 왠지 반가웠다. 그럼에도 약속시간에 맞춰 주섬주섬 옷을 주어입고 밖으로 향했다. 



일요일의 우연한 풍경.


땅이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비는 어느새 그쳤다. 우산을 가지고 나가고 싶진 않다는 마음이 가득했지만 언제 또 비를 쏟을지 모르는 하늘 때문에 귀찮음에도 우산 하나를 챙겨간다.


지하철을 타러 간다. 지하철 개찰구에 교통카드를 대고 들어서는데 성질급한 아주머니 한분이 내 정면에서 교통카드를 찍고 들어온다. '어어??' 그 아주머니의 카드를 인식못했다고 붉은색으로 깜빡이는게 보인다. 내가 가는지 오는지 신경안쓰는 아주머니는 유유히 그 좁은 출입구의 반을 지나서 나갔다. 


지하철을 타려고 지하철 문 앞에 서있었다. 지하철이 도착하고 문이 열린다. "촤악" 사람들이 내린다. 내 뒤에 있던 할머니가 사람들 내릴 떄가지 기다리는 내가 답답했는지 나를 툭 치고 아직 사람들이 내리지 않는 지하철로 밀고 들어간다. 사람도 많지 않은 일요일 아침인데...


길을 걷는다.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걸어가다 어떤 아주머니와 어깨를 부딧친다. 아주머니의 어이없는 표정. 그러나 아이는 아무일 없다는 듯이 그냥 걸어간다. 아주머니는 그저 한숨을 쉬고 간다. 그 아이 내가 사는 아파트로 들어간다. 뒤통수를 한대 때려주고 한소리 해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아무리 어린 아이라도 예의라는 것이 전혀 없는 그 녀석. 혹시나 문제 될까봐 나는 그저 지나간다. 


어떤 식당. 군인 하나가 나온다. 그리고 중년의 아주머니가 따라 나온다. 아주머니는 어서 가라고 이야기 하면서 뒤돌아보지 않는 군인을 향해 걱정스런 말을 쏟아낸다. '그저 한 번 쯤 더 돌아봐주지...' 그 무심한 군인에게서 왠지 예전의 나를 보는 것 같아서 씁슬하다. 무뚝뚝한 아들녀석.


전혀 상관없는 이런 이야기가 내눈 앞에서 그리고 내가 겪은 일이다. 이 상관 없는 이야기가 일요일이라는 시간 속에서 일어난 사건들이다. 



돈키호테라는 소설이 가지는 개연성의 문제.


나는 돈키호테의 전반적인 이야기의 개연성이 앞선 이야기처럼 맞지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분명 무식하고 가난한 농부였지만 사리분별은 할 줄 알았떤 산초. 소설속 산초는 어느새 주인 돈키호테의 말을 잘 따르고 그대로 믿어주는 충실한 하인이 되어 있었다. 여행 중간 중간 돈키호테를 심각하게 의심하는 산초. 그러나 장면이 바뀌면 언제 의심을 했느냐는 듯이 돈키호테를 따르고 있다. 나에 이런 의심에 대해 일요일의 유일한 참여자인 봉봉이님은 큰 흐름상으로는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씀하셨다. 산초의 행동들은 어짜피 돈키호테를 부각시키기 위한 장치기 때문에 주연(?)인 돈키호테의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큰 문제 될 것은 없다는 뜻이었다. 마치 영화를 보면서 저건 사실이네 아니네 따지고 있는 듯한 모습이 나한테서 느껴졌다. 


돈키호테를 어찌 바라보는가? 때로는 바보스럽고, 사회 부적응자의 느낌이 강한 그에게 왠지모를 연민이 느껴진다고 봉봉이님이 말씀하셨다. 한편 돈키호테가 가지고 있는 뚝심과 자신만의 가치관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은 높이 산다고 표현해 주셨다.


토요일에 나왔던 어여쁜 목동여자에 관한 이야기. 나를 놀라게했던 물든흔적님의 관점에 대해 봉봉이 님은 목동여자가 오히려 구애를 하던 목동남자들에게 반박하러 나간 것이 더 주체적인 여성을 그려내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 이유는 그녀가 남들이 자신에게 바라는 것을 속으로 삯히지 않고, 나가서 당당히 자신의 주장을 밝힘으로써 주변사람들이 그녀의 의견을 수긍하게 만들었다는데 있다고 했다. 이런 행동은 결국 여성 스스로가 주변의 생각을 바꿔 자신의 행동에 자유의 폭을 넓히고 더 당당해지게 해주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셨다. 


약간의 첨언을 하자면, 내가 이런 대답을 좀 유도한 것이 있긴하다. ^^;;


토요일 모임에서 오갔던 이야기가 다시 한번 오갔고, 유명해진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며 끝을 맺었다. 




듬성듬성 파란 하늘이 보이는 일요일의 낮.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소나기가 쏟아진다. 그러더니 이내 그치고 만다. '에이 이럴줄 알았으면 귀찮게 우산 가져가는 것이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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