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작은outsider의 생각누리

메달리스트에게 병역면제는 타당한가? 본문

잡담 및 답변

메달리스트에게 병역면제는 타당한가?

무량수won 2012. 8. 9. 13:22

인터넷에서 이뤄지는 토론.


토론이라는 것이 꼭 토론을 한다고 지정한 곳에서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 또한 꼭 잘난 전문가들만 해야되는 것도 아니다. 토론은 누구나 할 수 있어야 하고, 또 다양한 이야기와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토론은 다른 생각과 의견을 들어봄으로써 내 생각을 다져나가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그런데 인터넷 게시판들에서 벌어지는 토론이란 보통 나는 말한다 너는 들어라 식의 토론만 벌어진다. 걸핏하면 욕이 나오고... 뭐 그런데 그런 환경속에서도 꽤 깊이 있는 말을 하는 사람이 있으며, 꽤 생산적(?)인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내가 인터넷을 떠돌면서 본 글이 있다. 본문 글은 그저 푸념을 늘어놓은 정도였지만 그 밑에 달린 글들은 꽤 진지했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 속에서 나는 사람들이 다르게 접근하는 이유도 보았다. 


참고로 내가 지속적으로 댓글들에 내 이야기를 첨부할 것이다. 그전에 참고 해야할 것이 있다. 개인적으로 메달을 딴다고 병역특혜까지 주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왜 그런지는 아래 가져오는 글과 그에 대한 설명으로 확인해 주기 바란다. 그리고 종종 이런 이야기 하면 군대도 안갔다와서 뭘 모른다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육군병장으로 만기제대했다. 예비역 모두 병역면제에 찬성하는 것 아니다. ㅡㅡ;;



메달리스트 병역면제 타당한가? 이야기의 시작.




이글을 쓰기 시작한 어제(2012.08.08)와 오늘은 한참 올림픽이 벌어지는 시기다. 당초 예상보다 금메달을 많이 따 사람들이 즐거워 하고 있다. 보통 이맘때 인터넷에는 그저 메달따서 좋다고 글을 올리기 마련이다. 그런데 여기에 찬물이라도 부어버리는 듯한 글이 하나 올라온다. 


이글이 올라온 이유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 그건 바로 박주영이란 선수 때문이다. 박주영은 국가대표 축구선수다. 박주영은 스스로는 꼭 군대를 갈꺼라 인터뷰를 했다. 하지만 그가 보여주는 행동은 지속적인 군대 연기였다. 최근에는 법을 이용해 외국 체류라는 것을 가지고 10년간 병역연기를 했다. 이렇게 병역연기가 되면, 병역법상 병역대상이 되는 나이를 넘어 들어올 경우 면제가 될 수 있다. 


이에 많은 축구팬들은 화를 냈다. 왜냐고?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남성이고, 이 남성들은 군대를 갔다왔거나 가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상적인 면제도 아닌 꼼수로 면제를 받으려고 하니 어느 누가 화가 안나겠는가? 


게다가 8월 8일 새벽, 브라질과 치뤄진 경기에서 3:0이라는 결과로 졌다. 물론 한국 대표팀은 최선을 다했고, 브라질을 상대로 멋진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나는 꽤 괜찮은 경기로 평가하고 있다. 그런데 이 화살이 병역문제와 엉켜 메달리트스의 병역명제 문제로 흘러든 것이다. 


인터넷이란 공간이 잘할 때는 마구 찬양하다가 한번 실수(?)혹은 실패에 무참할 정도로 비난하는 공간이다보니 그 화살이 국가대표들의 병역면제 문제로까지 번져버린 것이다. 물론 이런 비난 전에 각종 스포츠 언론들이 "국가대표들이 병역면제 때문에 열심히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라면서 설레발을 쳐댔던 이유가 크긴하다뭐 여하튼 이러저러한 이유로 선수들에 대한 병역면제에 화살이 날아들었다. 



그런데 이 문제 이번에만 불거진 것이 아니다. 이미 80년대와 90년대에도 이 때문에 시끌시끌했던 적이 이미 있었다. 그럼 메달과 병역면제에 대한 문제가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 잠깐 살펴보고 가자. 


1973년 한국에서는 엘리트 체육 육성이라는 이름으로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오면 군대를 해결해주겠다는 법을 통과 시킨다. 이 혜택을 가장 처음 본 것은 76년 몬트리올 올림픽때 레슬링의 양정모 선수가 처음이었다. 


1984년 군대안에 체육인들을 위한 부대가 창설된다. 사람들에게 익숙한 '상무'팀이었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 못하지만 군생활을 병행하면서 운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만든 보완장치 비슷한 것이다. 이후 점점 메달을 따오는 선수가 많아졌고, 꽤 많은 선수가 이 법의 혜택을 입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끝으로 병역의무를 똑같이 이행해야 되지 않겠느냐며 폐지가 되었으나 결국 다시 부활했다.  


2002년 월드컵에서 축구대표팀이 4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다. 법적으로는 올림픽이 아니라서 해당사항이 없었으나 국민들의 성원으로 특례법이 제정되어 군문제가 해결되었다. 이후 야구도 WBC라는 야구세계대회에서의 입상 성적으로 가능하게 되었으나 한번씩 혜택이 돌아간 후 이 특례법은 사라졌다. 



시간 흐름상으로는 대충 이렇게 이어졌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 하나. 다들 면제라고 이야기 하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대체복무다. 그런데 왜 언론이나 사람들은 면제라고 하는가? 그건 말만 대체복무일 뿐 사실상 면제와 다를 것이 없기 때문이다. 대체복무의 조건이 4주간 군사 훈련 후 몇년간 해당 운동 선수로 남아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ㅡㅡ;;;


자격조건은 기본적으로 올림픽에서 3위 안에 들거나 아시아게임에서 1위를 해야지만 여기에 해당이 된다. 월드컵과 WBC에서 있었던 것은 그러니까 말그대로 특례법이었다. 



그들의 토론... 그리고 내 생각.


자 그럼 기본상식을 갖추었으니 이 정보를 바탕으로 그들의 대화에 뛰어들어 보자. 



 

이건 가장 흔한 반응이다. 그들은 열심히 했으니 그정도 보상을 받아도 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외국에 한국의 이름을 알렸기 때문에 그정도는 당연하다는 것이다. 




힘드니까 봐주고, 국위선양하니까 바줘야한다?


여기 반응 또한 비슷한데, 몇개 더 추가가 되었다. 그건 선수들 대우가 좋지 않음에도 열심히해서 얻은 쾌거라는 것과 국가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말이다. 마지막으로 군대보다 더 힘들기 때문에 그래도 된다는 식의 논리 ㅡㅡ;;; 이건 참... 여러번 나오던데 제일 어이없었다. 


뭐 군대보다 더 힘들어서 상관없다는 반박할 가치를 못느끼니 그냥 넘어가고, 국가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는 주로 국가 이름을 알려서 경제적 효과가 얼마라고 말하는 경제학자들이 자주 하는 것에 끼워맞춘것이다. 뭐 맞는 말도 있지만 이것이 추상적인 것으로 계산 되다보니 뻥치기도 쉽고 잘못(?)알려진 것도 엄청나다. 가장 최근에는 G20 정상회담이 가져올 경제 효과이야기가 엄청난 뻥튀기로 말이 많았던 적이 있다. 


게다가 올림픽 금메달 만큼의 경제효과로 한국을 알리는데에 공을 세운이들이 군대를 면제받는다면, 요즘 아이돌 가수들 모두 군대면제 시켜준다고 해도 할말이 없어진다. 뿐만아니다. 이들이 어려운 환경속에서 힘든 고통을 참고 노력했듯이 아이돌 가수들도 길게는 10년가까지 연습과 고생을 통해서 데뷔하는 이들이 많다. 그들의 논리라면 아이돌가수들도 당연히 군대면제를 시켜줘야만 할 것이다. 근데 그건 분명히 싫다고 할 것이다. ㅡㅡ;;





엘리트 운동 정책 꼭 필요한가?



이번에는 위 댓글들에 대한 반대 의견으로 나온 것과 그에 대한 반론이 제기 된 것이다. 주요 핵심은 이렇다. 국민의 건강 증진 목적으로 시작된 엘리트 운동인 만큼 이제는 그 돈을 일반국민들이 운동을 즐길 수 있도록 투자해야 된다는 의견이었다. 그와 동시에 엘리트 체육에게 주어졌던 각종 혜택은 없애도 상관없지않겠느냐에 대한 의견이었다.


그런데 이에 대한 반박으로는 이미 운동할 공간은 충분하고 경제적 효과가 더 클 수 밖에 없는 엘리트 선수들을 위해서 투자해야 된다고 재반박이 들어왔고, 또한 지금 이 제도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것은 국민들 다수가 암묵적으로 동의하기 때문에 나쁘지는 않다고 본다는 의견이다. 



이 문제의 핵심은 어쩌면 엘리트 쳬육의 존폐 여부인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이미 많은 사건 사고로 엘리트 교육의 폐해와 그 때문에 빚어지는 부작용들이 심하다면서 사회적으로 문제가 여러번 그 존폐여부가 관심을 끌었었다. 특히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선수들에 대한 폭행과 군대식 군기 문제들이었다. 이런 문화로 인해 불과 몇년전에도 몇명의 운동선수들은 맞아 죽는 일이 벌어졌었다. 더불어 엘리트 체육은 운동만을 강요하기 때문에 경쟁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는 것도 큰 문제로 대두되었었다.


엘리트 체육이라는 것의 목표는 사람들에게 이런 운동이 있다는 것을 알려 자연스레 광고가 되고, 이를 본 사람들이 즐기면서 아마추어 층을 늘린다는 것이 목적이었다. 물론 한국의 이름을 알린다는 의미도 부여되었지만 그건 부차적인 목표였다. 엘리트 스포츠가 시작되던 당시만 해도 한국은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거의 전무했기 때문이다. 먹고살기에 바빴의니... 


그러나 지금은 먹고살만해졌고, 엘리트 스포츠로 인한 아마추어층이 증가효과는 거의 없는 것이 정설이다. 즉 엘리트 체육의 본래 목적이 상실되었고, 부차적인 이유만이 남은 것이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국가의 이름을 알린다는 부분을 강조하는데, 사실 올림픽 말고도 국가 이름을 알릴 방법이나 기회는 많기 때문에 운동은 하나의 특혜가 될수 있다는 것도 이야기 되는 것도 사실이다. 





욕설이 나오기 시작해 좀 거북하긴 하지만, 이건 앞서 내가 말한 것과 같은 반응의 댓글이다. 





메달리스트들의 국위선양 다른 분야보다 뛰어난가?


운동선수들의 병역면제에 앞서 가장 먼저 이야기 되어야 할 부분이 엘리트 체육이지만, 사실 당장 무효화 시킬수는 없다. 더군다나 엘리트 체육이랍시고 지원해주는 것도 없다면, 한국에서 운동한다고 나설 수 있는 사람들은 일부 돈있는 집 사람들 뿐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궁극적으로 엘리트 체육이 사라져야된다고 생각하지만, 체육인들에 대한 지원이 끊겨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뭔가 대체할 방법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너무 복잡하니 이번엔 좀 빼도록하자.


이 이야기의 핵심인 메달리스트가 군 면제를 받을 만큼 다른 분야의 사람들보다 국위선양을 했느냐다. 즉 얼마나 올림픽에서의 우승이 효과적이고 국가경제에 도움이 되느냐가 될 것이다. 일반적인 사람들의 주장의 핵심은 국위선양 효과가 크기 때문에 군면제가 당연한 것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효과로 치면 요즘 아이돌이 훨씬 더 큰 효과를 가져오고 있고, 솔직히 자국의 금메달 리스트들도 다 기억못하는 판국인데 외국인 선수가 금메달 땄다고 그걸 기억하고 있을 외국인이 있겠는가? 정확하게 비교할 수 없지만 다른 분야(?)들보다 훨씬 한국이란 나라를 알리는데 효과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주 나오는 것이 체육하는 것이 군대보다 더 힘들다고 하는데, 세상에 힘들지 않은 일이란 없다. 물론 그들의 노력을 평가절하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군대에 비해서 육체적으로 힘들겠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군대를 면제(?)시켜줄 이유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따진다면, 매일 막노동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들도 군대 면제대상으로 올려야 하고, 조폭(?)들도 군대 면제를 시켜줄 만한 이유가 생길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민족적 자긍심 고취?


마지막으로 캡쳐한 댓글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민족적 자긍심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 자긍심이라는 것이 남들도 알아주고 나도 자랑스러워야 하는 것이다. 그럼 외국인들이 운동 잘하는 선수가 있는 나라니까 당신에게도 박수를 쳐주고 우대해주는가? 그건 결코 아닐 것이다. 운동을 잘해서 외국인에게 한국이라는 이름을 알리면 외국 사람들과 이야기 할 소재가 조금 늘어나고 말하기 수월해질 뿐이지 결국은 자기가 할 탓이되고 결국은 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 사람들 모두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운동선수가 만들어내는 자긍심이란 극히 일부일뿐이다. 게다가 그런 자긍심 부분은 사실상 외국에 진출한 기업들이 더 많이 만들어낸다. ㅡㅡ;;; 


극단적인 비유를 좀 하자면, 금메달을 휩쓸듯이 하는 중국을 보고 한국에 사는 그 누구가 중국을 운동 잘하는 나라 사람이니까 박수쳐주고, 우대해주는가? 오히려 깍아내리고 비난하기 여념없지 않나? 중국의 그런 인식을 누가 만들었고, 또 무엇이 그들을 쉽게 무시하도록 만들었는가?  



그래서...


개인적으로 군이라는 조직에 꽤 회의적이지만, 일단 모든 국민이 가야 하는 의무이기 때문에 이 의무를 져버리는 것은 결코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분명 군이라는 조직의 특성문제로 인해 운동선수에게 좀 과한 처사가 있을 수는 있다. 그렇다고 쉽게 의무를 져버리게 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과의 형평성에 있어서 너무 어긋나는 것은 아닐까? 그 형평성 이야기를 무시하게 만드는 것이 고된 훈련과 국위선양이라는 것인데, 이미 앞서서 그에 대한 반박은 했으니 두번하지는 않겠다. 


이야기가 나온 시가가 좀 아쉽긴 하지만, 과연 메달리스트들의 병역면제는 타당한 것일까?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