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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outsider의 생각누리

2012.08.27. 잡담. 본문

잡담 및 답변

2012.08.27. 잡담.

무량수won 2012. 8. 27. 17:57




글에서 적대감이 드러나다.


요즘 글을 도통 쓰지 못하고 있었다. 게임에 푹 빠져있었던 탓도 있지만, 그보다는 쓸때마다 쏟아져나오는 강한 글의 뉘앙스 때문이었다. 누군가와 싸우자는 듯한 태도가 글 곳곳에서 발견되고, 그렇게 써놓은 글을 보면 내가 뭘하자는 것인지 싶기도 해서 쓰고 지우기를 반복했다. 그리고 한동안 글을 쓰지 말자고 해놓고, 필요에 의해서 조금씩 글을 썼는데, 여지없이 누군가에게 시비를 거는 듯한 인상을 던지고 만다.


원래 좀 불퉁거리고, 보이지 않는 존재들에 대해 혹은 규정되지 않은 무리에 대해 툴툴거리는 성향이긴 하지만 요즘 처럼 글을 쓸 때마다 전투적이진 않았었다. 글이 못나서 이상했던 적은 많았지만 쓰는 글이 족족 누군가에게 시비를 거는 것과 같은 느낌을 주진 않았다. 물론 작정하고 싸우자면서 덤벼드는 글이 있긴 하지만 의도하지 않은 존재를 향해서 시비를 걸지는 않았었다. 


그런데 요즘은 그냥 글쓰는 내내 누군가와 싸우는 것 같은 느낌이다. 어쩔수 없이 써야 하는 글에서도 자꾸만 시비를 건다. 심리적 압박 같기는 한데, 그 원인을 찾을 수가 없다. 누군가와 신나게 한판 붙어서 싸워보면 모두 해소가 되려나??



아키에이지.


요즘 한동안 즐겼던 게임이다. 아직 클로즈베타 중이긴 하지만 초대권의 남발(?)로 오픈베타와 비슷한 양상을 띄고 있다. 원래 이 게임이야기만 하나의 포스팅을 할 생각이었지만, 글이 써지지 않는다는 것과 이런 저런 이유로 글 쓰기를 포기했다. 글을 쓰려고 생각했던 이유는 한국에 게임 폐인을 양산한 리니지의 개발자 송재경이 만들었다는 점이었다. 더불어 이 게임이 처음에는 전투가 아닌 생산활동에 핵심을 둔 자유로운 게임이라 선언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번 베타테스트 도중에 그 컨텐츠를 열심히 살펴보았는데.... 결론은 결국 한국게임은 어쩔수 없다고 내렸다. 한국 온라인 게임들의 특징이란 간단히 말해서 무엇이든 몹을 잡는 사냥이 핵심이고 이야기는 산으로 가며 결국 게임에는 사냥이 최고다를 외치는 것을 말한다. 줄이면 닥치고 사냥이나 해라. 이렇게 되겠다. 


송재경은 그 닥치고 사냥이나 하라는 것을 깨부스고 새롭고 자유로운 게임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더불어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의 이야기를 적극 반영해 같이 만들어 나간다고 했다. 하지만 그 결과물은 역시나 한국게임은 닥치고 사냥이나 해야된다는 진리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었다. 생활컨텐츠가 많이 들어가있긴 했지만 사냥을 위한 사냥에 도움이 되는 그리고 사냥에 지치면 한번씩 해보는 것일 뿐이었다. 


이 게임을 개인적으로 씹고 뜯고 맛보고 이리저리 휘둘러 보고 싶지만, 글이 잘 안써지는 관계로 오픈 베타때까지 패스 시키기로 했다. 여하튼 사냥 외에 부가적으로 할 것이 많은 게임이긴 하지만 역시 사냥이 진리임을 외치는 게임이다. 에휴...



서점 나들이.


오랜만에 서점에 갔다. 그래봐야 한달도 안되었지만. 여하튼 그렇게 서점에 갔는데, 이번에 지름신과 조우했다. 책을 살 목적이 있긴 했지만 원래 계획은 한권이었다. 독서토론을 위해 알랭 드 보통의 책 중에 하나를 골라오는 것이 이번 서점 나들이의 목표였다.


일부러 지하철이나 버스도 타지 않고 4Km쯤(버스로 5~6정거장) 되는 거리를 걸어갔던 것은 힘이 들면 사야 하는 것만 사오고 재빨리 나오겠지라는 안일한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름신은 요즘 이상하게 풀리지도 않는데 이책 저책 좀 읽어보라며 강권을 했다. 소설 분야 한번 훑어보고 역사 분야 훑어보는데 눈에 딱!!! 띄는 한권이 나타났다. 


'그래 이거 한권 쯤 추가한다고 뭔일 생기겠어?' 이런 생각을 하고 집어들자 마자 차마 두고갈수 없어 눈에 밟히는 책들이 있었다. 디아블로라는 게임의 이야기를 풀어낸 소설책이었다. 이미 1권은 구입해 읽었었다. 서점에 비치된 2권과 3권. 전체 3권 짜리였다. '아 이책도 마무리 지어야 하는데...'이런 생각이 들자마자 나는 계산대에서 그 책들에 대한 잔돈을 받고 있었다. 


집으로 오는 버스를 타고 나서 밖을 보며 한숨을 쉰다. '나는 왜 또 이렇게 많은 책을 쓸데없이 산 것일까?'라는 생각을 하지만 되돌리기엔 늦어버린 상황.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그래도 이정도만 산것이 다행이다. 서점에 더 있었다면 지금 산것에 두세배는 구입했을 꺼야.'라면서 스스로를 위안해 버리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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