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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통한 모임 주최할 때 주최자가 알아야 할 것. 본문

잡담 및 답변

인터넷을 통한 모임 주최할 때 주최자가 알아야 할 것.

무량수won 2012. 10. 20. 11:12

인터넷 모임 할때 주최자가 알아야 할 생각.


얼굴 다아는 친구들 모으는 것도 시간이 맞지 않느니 뭔일이 있어서 안된다느니... 하면서 약속 깨지는 일이 종종 생깁니다. 그런데 얼굴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을 만나는 자리라면?


뭐 자주 모임을 주최 해본 사람들이라면 거부감이 덜하지만 처음 나가려고 마음 먹은 사람들 입장에선 커다란 공포로 다가오기 마련이죠. 어느 정도냐면, 컴퓨터는 전원 버튼 누르는 것 외에 만져본적 없는 사람에게 갑자기 "너 내일까지 컴퓨터 조립해와!" 라고 누군가 명령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물론 개인 차는 있어요. 


그런 두려움 때문에 혹은 정말로 급한 다른 일이 생겨서 모임에 나온다고 말해놓고 전화통화까지 해놓고 안나오는 사람들은 부지기수지요. 


못 나오는 상황에서 연락이나 해주면 그나마 이해라도 할 텐데 연락도 없이 안나오는 사람들도 있죠. 그렇다고 주최자 입장에서 못나온다고 연락해주는 사람이 밉지 않은건 아니에요. 똑같이 미운데 조금 덜 미운것 뿐이에요. 이런 미움이 모임을 몇번 주최해본적 없는 분들께는 커다란 상처가 되요. 마치 연인에게 이별통보를 받은 것 처럼 가슴이 뻥 뚫리죠. 


그래도 모임이라는 구색이라도 갖추고 진행이 되면 좋은데, 모임이 항상 그런가요? 다들 미안하다면서 달랑 주최자 혼자 나가서 바람만 실컫 쐬다 오는 일이라도 생기면, 내가 무슨 영광을 얻으려고 이 모임을 하나 싶어져요. 


하지만 앞서 말한대로 처음 모임에 나가려고 마음 먹은 사람들의 대다수는 극심한 공포 혹은 정말 바쁜일이 있어서 못나가는 경우가 생기게 되요. 게다가 제때 못간다고 연락하지 못한 미안함 때문에 예의가 아닌줄 알면서도 미안하다고 못하거나 못간다고 연락은 했지만 미안한 마음이 커서 다음 모임에 참석한다는 말을 차마 못할 수도 있어요. 물론 게중에는 그냥 싫어서 혹은 떠보기 위해서 행동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그런데 말이죠. 나쁘게 해석해봐야 좋을 것 하나 없죠. 상처받고 화나는 건 본인이니까요. 때문에 모임을 주최할 생각이라면 최대한 좋게 생각하고 해석하는 것이 습관이 되야 되요. 



그런데 진짜 문제는 이 다음이에요. 


주최하는 사람에게 이런 일이 쌓이고 쌓이면, 괜히 사람이 심술맞은 성격이 되요. "어짜피 니들 안나올꺼잔아?"라는 생각에 퉁명스럽게 대하거나 괜히 별거 아닌 것에 화를 내게 되죠. 그러면 별거 아닌 일에도 욱 하게 되고 그런 반응을 보고 상대방도 욱하게 되고 그러면 진흙탕 싸움이 되버려요. 누가 잘못했냐 따지면, 원인 제공자는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둘다 잘못한 꼴이 되죠. 서로가 모두 배려하면 좋겠지만 그게 힘들죠. 


그래도 저는 무슨일이 있어도 최대한 주최자가 이성의 끈을 놓으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왜냐구요? 게임으로 치면 보통 모임 참가하려고 문의하는 사람은 레벨 1의 초보인데 반해 주최자는 몇번 참가한 경험을 바탕으로 모임을 주최하기 때문에 레벨 10은 되어 있기 마련이거든요. 물론 안그런 분들도 종종 있긴해요. 


가끔 그런 이야기 하죠. 어른이 참아야 한다고. 그건 경험이 적으면 적을수록 모든일에 공포를 느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몇번이라도 경험이 많은 사람이 배려를 해줘야 한다는 뜻이에요. 이건 강한 사람이 약한 사람을 배려하는 것과 같은 이치지요. 여기선 힘이 아니라 심리적으로 단련된 사람이란 뜻입니다. 


그래서 주최자는 최대한 모임에 대한 참여 의사를 밝히는 사람을 최대한 배려해야 된다고 봐요. 설사 그사람이 간보는 듯한 행동을하는 것이 눈에 보이고 좀 무례하게 군다고 해도 말이죠. 어쩌면 나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상대방이 내가 한 무심한 행동에 상처를 받았을 수도 있거든요. 그것을 자신은 아무리 별거 아니라고 느껴져도 말이죠. 


사람들이 흔히 역지사지라고 해서 서로의 입장이 되어보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화나면 그런거 생각안나요. 내가 억울한 것만 보여요. 때문에 화가난다 싶으면 내가 손해보고 말겠다는 생각을 해야되요. 안그러면 쓸데없는 일로 큰 싸움이 되어버려요. 


주최자가 왜 손해봐야 하느냐구요? 앞서 말했잖아요. 심리적으로 우위에 있는 사람이라구요. 더불어 화내봐야 손해보는 건 자신이라구요. 큰 싸움나면, 모임에 대한 환멸이 가득해지고 모임이 즐거워 질수가 없어요. 이건 절대로 상대를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에요. 주최자인 나를 위해서에요. 내 정신건강과 내 기분을 위해서에요. 좋은 시간 가지려다가 괜히 시간버리고 돈버리고 기분까지 망치게 되는 것이잖아요. 차라리 조금 손해보더라도 다음에 좋은 사람들과 만나겠지라는 희망을 가지고 주최하고 모임을 계속하면, 분명 좋은 사람들과 재미난 시간을 가질수 있어요.


모임에 나오려는 사람들 모두 같은 마음 이거든요. 



결론만 다시 말씀드리면, 모임의 주최자를 하실때 최대한 모임 참가자들의 행동을 좋게 해석하고 최대한 화를 내지 마세요. 성인군자가 되어야 하느냐고 물으실텐데, 맞아요. 성인군자가 되셔야 해요. 그런에 이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게 옳다고 믿고 행동해도 힘들어요. 사람이란게 아는 것을 바로 행동하지 못 하죠. 춤을 책으로마 있는 것과 같아요. 그래도 유념하고 행동하면 조금이나마 나아지고 모임을 반복하면 조금씩 좋아질꺼라고 생각되요. 


얼마나 인터넷 모임을 해봤느냐고 물어보시면... 인터넷 독서토론 까페에서 3년 조금 넘게 모임을 최소한 매달 한번씩 주최해 봤고 지금도 하고 있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가끔 아무도 안나온 날 커피숍에 혼자 앉아 있으면 아까 말한대로 몇년 사귄 애인한테 뻥 차인 느낌이 들긴해요. ㅜㅜ


좋은 참고가 되시길 바라며... 



덧붙이는 글> 아무리 봐도 인간이 아닌거 같으면 그냥 싸우세요. 그건 답이 없어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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