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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및 답변/시사잡담

김성태 말은 왜 안먹히나?

무량수won 2018. 6. 22. 11:53

김성태가 당에서 무시 당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지방자치 단체장 선거의 참패 후 자유한국당(이하 자유당)은 김성태가 임시 대표가 되었다. 원내 대표였던 상황이었고, 선거 참패의 책임으로 홍준표 대표가 물러난 상황이었으니 당연한 결과다. 그렇게 임시로 대표직을 맡은 김성태가 이런 저런 개혁안이랍시고 들고 나오는데, 그의 말을 진지하게 받아 주는 당내 인사들이 없다. 뿐만아니라 언론들까지 무시하고 있는 듯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왜 그럴까?

결정적인 이유는 김성태를 따르는 무리가 없어서다. 홍준표도 사실상 독고다이로 살아왔던 인물이었으니 김성태라고 못할 것도 없지 않느냐 할 것이다. 그런데 홍준표와 김성태는 다르다. 홍준표는 혼자 독불장군처럼 정치생활을 했어도, 스스로 대중 인지도를 쌓아 온 인물이다. 당을 위한 저격수를 하기도 했지만, 그 외에도 가끔 저 사람이 왜 미친짓을 하나 싶을 정도로 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기도 했던 인물이다.

다른 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자유당에서는 사실상 왕따를 당할 수 밖에 없는 행위지만 홍준표는 했었다. 왕따를 당했어도. 그래서 대중들이 아니 자유당을 지지하는 이들이 보기에 홍준표는 자기 정치를 해온 인물이라고 느껴진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 되고 바른당으로 김무성과 유승민 패거리나 떠난 후, 자유당을 이끌 인물이 없다고 느껴졌을 때, 홍준표가 떠올랐던 이유는 아이러니 하게도 바로 자신만의 목소리를 낼 줄 아는 인물이기 때문이라고 본다.

아이러니 같지만, 정치권에서는 항상 있어왔던 일이다. 박근혜가 정치권에 입문해 당대표로서 입지를 다졌던 것을 많은 언론들은 천막당사로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 그보다 더 중요했던건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 세종시 문제로 대립각을 세웠던 덕이 컸다. 아무리 국회에 출석해 볼펜 세우기 놀이만 하고 놀아도, 결정적인 순간에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울 줄 알던 박근혜는 자신의 목소리를 가진 정치인으로 대중에게 인식이 되었다. 그 시절 박근혜의 인기가 꽤 높았다. 당시 세종시 문제는 지금의 민주당에서 보호하려했던 것이기에 자유당에선 왕따로 몰릴 법한 일이었지만, 당대표 지위로 민주당이 진행 했던 일이라고 해도 합리적이라면 도와야 한다는 식으로 이야기 했던 것이 중도층 뿐만 아니라 민주당 지지자들의 마음 까지 움직였기 때문이었다.


그런 목소리를 낼 줄 아는, 그러니까 자기 정치를 해온 박근혜와 홍준표였기에 당의 위기에 불려올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김성태에게 그런 대표적인 목소리가 있었나? 곰곰히 생각해보자. 김성태를 대중 정치인으로 키운건 김어준이지만, 나름 화제의 인물이 되게 한 것은 최순실 관련 청문회 덕이었다. 아무리 김어준의 방송에서 떠들어 댄다하더라도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려면 다른 이슈꺼리가 필요한데, 그걸 청문회에서 김성태가 잠깐 보여줬다. 문제는 그 청문회에서 만들어진 이미지는 오래 가져가지 못하고 홍준표에게 백기 들고 투항을 해버렸다는 것이다.


결국 자유당으로 돌아가 원내대표가 되었지만, 사실상 홍준표의 거수기 혹은 또 다른 스피커였을 뿐 자기 정치를 한 적이 없었다. 비슷한 홍준표 스피커로 장제원도 있음을 잊지말자. 물론 원내대표로 활동한 기간이 짧아 어쩔수 없었다고 할 수 있다. 근데 김성태는 그 전에도 사실 자기 목소리를 내본적이 없는 정치인이었다.


누군가는 드루킹 특검으로 인해서 나름의 목소리를 낸 것이 아니냐고 할지 모른다. 아마 김성태도 그 단식이 자신의 정치적 목소리였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근데 지금 그거 기억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또한 그게 김성태 본인의 정치적 목소리였을까? 당시에도 사람들은 홍준표 덕에 원내대표하더니 쑈를 거하게 한다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만약 그 드루킹 특검이 선거 이후에도 활발히 이야기 될 정도로 명분이나 있었다면 모를까. 명분도 없고 선거 이후 언론조차 다뤄주지 않는 단식 쑈가 그의 정치적 목소리가 될리 만무하다.




왜 김성태는 자신의 목소리도 못내는 정치인이 된 것인가?


원래 태생(?)부터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정치인이었다. 뭐 자유당 대다수의 국회의원들도 비슷하지만 김성태는 더 심했다. 우선 김성태는 노동계를 위한 배려차원에서 자유당에 입당한 인물이다. 20대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사회적 배려 특별 입학의 느낌이랄까? 그게 나쁜건 아닌데, 이런 식으로 자유당에 들어가게 되면 아무래도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다른 의원들에게 기가 죽을 수 밖에 없다. 자유당이 저리 보여도 나름 자기 분야에서 최고를 찍은 인간들이 모인 곳이다.


특히 학벌쪽으로 특출난 인물들이 많은지라 김성태란 정치인이 자리잡기가 녹녹치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정치권에선 출신을 바탕으로 사람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좀 심하다. 마치 대학가의 20대 초반의 철부지들이나 할 법한 짓을 나이 50먹 넘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하고 자빠져 있는 것이다. 참고로 이건 뭐 민주당도 예외는 아니다. ㅡㅡ;; 그 덕(?)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고생을 좀 했더랬다.


그런 이유로 김성태가 택한 정치인으로서의 길은 김무성에게 줄서기였다. 이미 언론들을 통해 그리고 예능을 통해 보여졌지만, 김성태는 그동안 김무성을 향한 일편단심으로 충성해왔다. 그래서 바른당에서 자유당으로 돌아갈 때도, 김성태는 김무성이 옮겨가지 위한 선발대라는 말이 쉽게 나올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런 그가 홍준표 대표에게 빌붙어서 원내대표가 되었고, 홍준표를 위한 스피커를 자처했다. 단식쑈가 그런 행위 중 하나였다고 본다.


홍준표가 대표직에서 내려오고 김성태가 임시 대표직을 수행한다고 할 때, 자유당 내부에서 그리고 지지자들 중 누가 김성태의 말을 곧이 곧대로 따르고 움직이겠는가? 최근까지 홍준표 뒤를 따라다니던 인물, 그리고 그전엔 김무성의 뒤만 따라다니던 인물인 김성태를 친박이든 반박이든 친홍이든 반홍이든 그 누가 되었든 그를 인정해 줄 수 있을까? 누가 보더라도 홍준표의 그림자가 남은듯 하고, 누가 보더라도 김무성을 위한 작업을 할 것 같은 인물을 말이다. 특히나 홍준표 밑에서 소외되었던 자유당 의원들은 그 반발의 세기가 더 셀 수 밖에 없다.



결국은 김성태가 어떤 혁신안을 들고 나와도 자유당 의원들은 딴지를 걸 것이다. 무엇을 하든 "니가 뭔데?"라는 태도로 나설 수 밖에 없다. 그들은 무늬만 원내 대표였던 김성태를 인정하지도 인정 할 수도 없을 테니 말이다. 이게 김성태가 자유당에서 무시 당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그럼 자유당엔 다른 방안이 없는 것일까? 문제는 외부에서 그들을 다시 끌어 모아야 하는데, 지금 그 일을 할 수 있는 인물이 없다. 원희룡이나 유승민, 김무성이 간간히 언급되지만 이들이 나선다고 개선이 될 집단인가? 아니 그들이 수긍할 수 있을 만한 인물인가? 상식적으로는 이끌 인물이 없다. 문제는 자유당이란 곳이 상식으로 운영되는 곳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래서 마땅한 인물이 안나서면, 어쩔수 없이 "다시 홍준표 인가?"로 이야기가 흐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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