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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비춰진 드래곤볼 온라인 본문

문화 컨텐츠 연구

나에게 비춰진 드래곤볼 온라인

무량수won 2010. 1. 20. 10:42
드래곤볼 온라인이 그 문을 열었다. 보통 오픈 베타라 하면, 누구나 와서 즐겨주고 상용 서비스에 들어가기 전에 서버의 부담을 최대로해서 상용서비스 때에는 안정된 모습으로 보여주기 위해 하는 실험이다.


이렇게 공개된 드래곤볼 온라인을 4일 정도 해보았다. 첫 느낌은 원작 세계에 매우 충실했구나라는 점이다.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보게 되지만 원작자의 축하 메시지와 함께, 개발에 참여한 개발진의 이야기 등을 볼수가 있다. 그들이 가장 핵심을 둔 것이 원작 세계의 구현임은 굳이 게임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알수가 있었다.

드래곤볼이란 만화의 인기는 90년대에 만화책을 슬쩍 열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대단했었다. 동시에 2000년대로 근접해가면서 쇠퇴의 길을 걷기는 했지만, 한국에서 90년대 만화의 중심에는 드래곤볼이 한자리를 꿰어차고 있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런 만화책을 온라인 게임으로 만든다는 것은 당시에 청소년기를 보낸 30~40대와 20대 중반까지의 남성들을 주요 타겟으로 하고 있다고 할수있다. 누가 뭐라해도 드래곤볼이란 만화책을 재미나게 보았던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접속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어쩌면 이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이들의 목표였을지도 모르겠다.



게임을 하면서 느낀 점은 역시 원작자의 감수가 들어가서 원작의 느낌이 물신 풍기고 있다는 것이었다. RPG 게임이란 것이 특별한 역할을 하게 됨으로 인해서 게임속에서 존재를 느끼게 되고, 온라인 속의 구성원이 됨으로 인해서 재미를 느끼는 것이기에, 만화책에서 보던 기분을 온라인으로 그대로 옮겨놓은 듯이 꽤 잘 구현되었다고 할수있다.

장점이 있다면, 단점도 분명 존재 하는 법. 원작에 충실했던 만큼 외형적인 면에서나 퀘스트를 진행하는데 있어서나 몬스터들의 이름에서 드래곤볼에서 느껴졌던 웃음의 포인트가 잘 녹아 있었지만 반면에 게임이 조금 유치해지지 않았나 싶었다.

기존에 드래곤볼에 대해 광적인 팬이었다면, 그동안 잊혀졌던 드래곤볼 이야기가 새로 시작되는 것을 맛볼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주요 이용자를 20대 후반에서 40대초반까지로 잡았을 때, '그들이 이 게임을 온라인 게임으로서의 매력을 느낄수가 있을까?' 에 대한 의문은 계속 남게 된다.

이유는 퀘스트상의 내용의 부실이 가장 컸다. 물론 게임에 익숙해 지려면 시작부터 심각한 이야기로 끌고 갈 필요는 없다. 그렇지만 뒤로 갈수록 뭔가 이야기가 꼬리잡기 식으로 이어지는 맛이 있어야 하는데, 그러한 점을 찾을 수가 없었다. 어쩌면 와우나 에버퀘스트 같은 서양 온라인 게임에 이글을 쓰는 나 자신이 익숙해져서 일지도 모르겠다.

게임속에서 구현되는 퀘스트는 집중력 있는 이야기의 진행보다 성장하는데 필요한 이야기의 진행으로 인해서 게임 속에서 새로운 드래곤볼의 이야기를 찾으려던 나같은 사람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운 부분이었다. 반면에 온라인 게임을 많이 접하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오히려 이렇게 퀘스트의 단순화와 스토리의 단순화가 더 재미가 있을 수도 있으니 선택에서는 개인 취향이 많은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이 든다.

스토리가 단순화가 된 만큼 게임속에서 보여주는 기술이나 직업 또한 그렇게 다양하지 못하다. 원작의 특성상 그러려니 할수도 있겠지만 차라리 따로 직업을 둘 것이 아니라 개인이 각자의 개성을 보일수 있는 모습으로 시스템을 구축했다면 좋지 않았을까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상용화 전부터 보여지는 pc방과의 차이.

당연히 pc방에서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조금이나마 이득을 보는 것은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아직 상용화를 한 것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차이를 두어야 하나 싶을 정도로 pc방에서 즐기는 사람과 집에서 하는 사람과의 차이를 두는 것은 아니다 싶었다.

pc방에서 시작하면 탈 것이 주어진다. 게임속 공간을 돌아 다니는데 처음부터 이동 속도가 현저하게 차이가 나서 조금 기분이 상했다. pc방 이용자에게 주어진 탈 것의 속도는 게임속 버스와 비슷한 속도이다. 게다가 버스는 특정 지역만을 이동하는 반면, 탈 것은 자기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점으로 볼때, pc방 이용자에게 있어서 버스는 있으나 마나한 것이 된다. 레벨이 높아서 이동이 빨라지는 것이 아니라 pc방에서 하기 때문에 이동이 몇배는 빨라지는 것이니 그 시작부터 차이가 엄청난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것은 캐쉬아이템으로 기획하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다.

경험치의 차이도 조금 있는 것 같았지만 이는 정확하게 측정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직 뭐라 말할 수는 없다. 어쩌면 나혼자 그렇게 느끼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pc방과 차이난다고 해서 크게 뭐라 할 수없겠지만, 상용화가 된 것도 아닌 상황에서 이렇게 차이를 두는 것은 좀 아니다 싶었다. 누구의 생각이었는지는 몰라도 말이다.



드래곤볼 온라인을 사실 많이 기대했기에 내입 맛에 맞지 않아서 불만이 있는 것은 어쩔수가 없다. 그렇다고 내가 즐겁지 않은데 불만을 가지고 계속 즐길 이유는 없기에 4일쯤 지났을 때, 게임을 포기하게 되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드래곤볼의 팬이었다면, 한 번쯤 해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온라인 게임으로서의 깊이를 느끼고 싶다면, 빨리 손떼고 다른 게임을 알아보는 편이 정신건강상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소재는 어른들과 매니아들을 위한 것이었다면, 구현된 세상은 아이들과 처음 온라인을 접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는 느낌이 강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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