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훈은 있지만 재미가 없는 드라마 명가

신년에 KBS에서 하는 드라마 중에서 역사를 소재로 하는 드라마 두개가 있는데, 하나는 요즘 시청률이 좋다는 추노고 다른 하나는 명가이다.

추노는 역사적 사실보다 오락거리로써 만들어진 드라마이기에 그냥 볼거리용으로 괜찮다라고 생각하며 보고 있다. 역사적 왜곡이니 전혀 상황에 맞지 않는다는 뭐... 그런 시덥지 않은 소리는 하고 싶지 않다. 그리고 이번 이야기의 주제는 추노가 아니라 명가이다.

명가는 경주 최 부자의 이야기를 드라마화 한 것이다. 가끔 TV에서도 언급하는 이야기 중에 주변에 굶는 이가 없어야 하고, 벼슬은 진사 이상하지 말아야 하며.... 등등이 있는데, 그 이야기가 전해져 오는 집안의 이야기이다.

몇년전 "명문가 이야기" 라는 책을 통해서 조선시대에 명문가라 불리우는 집안들의 이야기를 접한 적이 있다. 그 때도 대단하다고 보았던 집안이 이 최씨 집안 이야기였기에 큰 기대를 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책을 보면서 드라마로도 만들어 질수 있겠다 싶었는데, 만들어져서 꽤 신기하게 생각하며 기대했다. 출연하는 배우 중에도 차인표와 김성민은 호감을 가지고 있는 배우인지라 이들 덕분에 기대감이 더욱 부풀어 있었다. 그리고 방영을 시작하였다. 짧은 아역의 시간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이 되었는데, 드라마가 나의 인내심을 시험하기 시작했다.


연기를 못해서가 아니다. 드라마 화면이 이상해서도 아니다. 기대와 달리 교훈이 없어서도 아니다. 그냥 재미가 없어서였다. 드라마의 재미를 위해서 억지스러운 사랑타령은 참을수 있지만, 그것 조차 재미를 반감 시켰다면 이건 드라마로써는 절망에 가깝다. 드라마 자체는 매우 교훈적이다. 그리고 옳은 말들만 오고 간다. 그런데 거기에 재미가 빠졌다. 드라마에 푹 빠지게할 무엇이 없는 것이다. 이런 드라마는... 보통 홍보용으로 만들때나 하는 것 아니었나?


나는 개인적으로 역사를 소재로 만드는 드라마를 참 좋아한다. EBS에서 하는 점프라는 청소년용 역사 드라마도 가끔 볼 정도로 말이다. 좀 유치하긴 해도 꽤 재미가 있었더랬다. 그런데 이 드라마에서는 재미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냥 어떤 집안을 홍보하기 위한 홍보드라마 같은 느낌. 이것 이상은 아니었다. 그래서 아쉽다. 좋은 배우와 좋은 소재가 이렇게 되어버린 것을 보는 나는 조금 슬프다. KBS 본연의 딱딱함이 너무 강하다고 할까? 추노는 그동안 KBS에서 보기 힘들었던 가벼운 역사 소재 드라마라면, 명가는 너무 무겁고 너무 진지해져 버린 드라마다.


나는 명가가 시청률 대박감까지는 아니더라도, 예전에 KBS에서 허균을 소재로만들었던 "천둥소리" 와 같은 드라마가 나오리라 내심 기대를 했었다. 진지하면서도 꽤 흥미진진했었던 기억에 아직도 괜찮다고 손에 꼽는 드라마 중에 하나이다. 명가는 나의 이런 기대를 산산이 부수어 주었고, 더 이상 보기 어렵게 만들었다.

아직 극 초반인데 성급한 결론이 아닌가 말할 수 있겠지만 벌써 8화까지 방영된 드라마에서 재미를 못찾았다면, 이미 나와는 잘 맞지 않는 드라마임이 틀림없다. 더군다나 그냥 채널을 돌리면서 얼핏 본 것도 아니라 열심히 찾아보았던 노력을 생각한다면... ㅜㅜ

재미가 사람에 따라 느끼는 것이 다르긴 하지만서도...  왠지 좋은 소재가 묻히는 것 같아 아쉬움에 글을 적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