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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outsider의 생각누리

닥터 후 속에서 보는 우드의 이야기 본문

문화 컨텐츠 연구

닥터 후 속에서 보는 우드의 이야기

무량수won 2010. 3. 1. 13:25

닥터후의 두번째 시즌에서 동료는 로즈다. 로즈는 인간으로서 아무리 똑똑한 닥터라도 미쳐 생각치 못하는 의문을 제기해주는 역할을 한다. 더불어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물어봐주는 역할 정도일까? 그리고 두번째 시즌의 이야기가 길어 질수록 닥터와 로즈사이의 사랑은 점점 커져만간다.


음... 뭐 이런건 닥터후를 본 사람이라면 기복적으로 알고 있을테니 본론으로 넘어가겠다.

이 두번째 시즌 중에 닥터와 로즈는 조금 이상한 행성에 도착하게 된다. 알고보니 그곳은 어떤 힘에 의해서 블랙홀과 서로 균형을 맞추고 있는 곳이었다. 역시나 호기심 많은 인간들은 와있었는데, 그동안의 인간들 이야기와 다른 점이 있다면 다른 종족을 노예로 부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 노예를 그들은 우드라 불렀다.

< 처음 등장한 우드 >


닥터와 로즈 그리고 우드의 첫 만남은 조금 위협적이었다. 닥터는 폭력을 싫어하기 때문에 항상 처음에는 당하는 자의 입장이다. 덕분에 닥터와 로즈는 우드들이 자신들을 공격하는 것이라 착각하게 된다. 그 뒤 바로 밝혀지는 진실은 그들을 위해 어떤 서비스를 해줘야 할지 물어 보는 것이었다. 그렇게 그들은 인간의 오해가 있었지만 이렇게 그들을 처음 대면한다.



< 닥터와 로즈의 방어 태세 >


인간들은 이런 우드들이 봉사를 위해서 태어 났다고만 한다. 그래서 그들의 봉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그들을 도구처럼 이용을 한다. 그러나 곧 어떤 알수 없는 힘에 의해서 인간의 도구로 사용되던 우드들은 미지의 힘의 도구로 변하게 된다. 이때 부터 우드는 강력한 무기가 되고, 인간들과 로즈는 도망치기 시작한다. 이 상황에서 닥터는 그 행성 깊은 곳에 무엇인가를 찾으러 들어갔다. ㅜㅜ


< 무섭게 변한 우드 >


뭐 결국 인간과 로즈, 닥터는 그곳을 탈출하게 된다. 누구나 예상했겠지만말이다. 그러나 그들은 우드들을 구해내지는 못한다. 그들을 구해야하는 짧은 순간 닥터에게 있어서 중요한 이들은 인간과 로즈였으니까.

이쯤 되어서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설정이라 비난 할 사람이 있을지 모르지만, 닥터후를 보는 사람이라면 애시당초 기계적인 논리를 염두하면서 보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 당신이 " 시간 여행자라는 이점은 아무리 짧은 시간이라도 우드를 구할 수 있었을 것이다. " 라는 것 등의 논리로 이 드라마를 접근을 한다면, 매번 이러한 점들 때문에 드라마의 내용에 집중하기란 엄청 어렵기 때문이다.


< 우드가 왜 자꾸 자유롭게 생활하지 않는지 의문을 가지는 로즈 >


이렇게 두번째 시즌에서 버림을 받았던 우드의 이야기는 네번째 시즌에서 두편에 걸친 이야기로 집중 조명이 된다. 내 생각에는 로즈가 지속적으로 가졌던 의문들에 착안을 한듯하다. 로즈는 우드들에게 서비스를 받는 동안 지속적으로 왜 그들이 자유로워지지 않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고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네번째 시즌에서는 로드대신에 도나와 같이 다닌다. 도나는 꽤 거친 말투에 걸걸한 성격의 여성이지만 그리 영특하지 못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 동료이다. 그렇지만 이전 시즌에 닥터와 같이 다녔던 동료들보다 더 정이 많다고 생각된다. 네번째 시즌동안 지속적으로 그녀가 다른 종족이나 사람들에 대해서 연민을 느끼는 것이 강조되어 왔다.  ^.^;;

여하튼 그녀와 같이 우드를 만났다는 것은 그만큼 우드에게 감정적인 동화를 위해서 였을 것이다. 세번째 시즌에서 우드 이야기를 하지 않고 네번째에서 하게 된 이유는 강인한 이미지의 마사보다는 정많은 도나가 우드를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 같혀있는 우드의 슬픈 노래를 듣고 같이 공감해주는 도나 >


이 네번째 시즌에서 만나는 우드는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마치 가축을 키우는 곳 처럼 그들을 사육하고 판매하는 곳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이 곳에서 우드중 하나가 갑자기 사람을 죽이면서 시작이 된다. 마냥 온순하고 봉사를 위해 태어난 것 같이 행동하던 우드가 인간을 죽인다는 것은 두번째 시즌에서 처럼 어떤 강력한 힘에 의해서가 아니면 불가능 한 것이라 생각되는 대목이다. 닥터 또한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 힘들어하는 우드와 그들을 감시하는 관리자 >


우드에게는 어떤 일이 있는 것인가? 이 이야기에서 닥터를 통해 작가는 우드가 어떻게 인간에게 봉사하기 위해서 살아가는지 부터 설명한다. 더불어 인간의 바퀴벌레와 비슷한 생존력을 칭찬하면서 ㅡㅡa

닥터를 통해 알게되는 우드의 이야기를 살짝이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인간은 우주를 여행하기 시작한다. 기술의 발달을 통해서 여기 저기에 퍼져 살아가게 되고, 자신들보다 좀 떨어지는 듯 보이는 외계 종족을 발견하게 된다. 인간들의 절대 다수는 모르겠지만, 원래 인간을 위해 봉사하기 위해 태어난 것처럼 꾸미게 된다. 그리고 그들을 아무런 생각없이 이용하고 부리게 된다. 덕분에 인간이 있는 곳 어디라면 이 우드들이 퍼져서 살아가게 되고, 인간들은 여유로운 삶을 유지하게 된다.

이 이야기를 보고 그냥 우드의 이야기로 치부하기에는 역사속 어떤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그럼 다시 우드를 소재로한 닥터후의 내용으로 돌아 가도록 하겠다.

이렇게 사육되고 판매되는 우드는 결국 원래 부터 사육 되려고 태어난 종족이 아님이 언제나 그렇지만 닥터와 도나의 독특한 호기심에 의해서 밝혀지게 된다. 그리고 그들의 판매를 위해서 컨테이너에 한가득 채워 넣은 우드를 발견하는 닥터와 도나는 잠시 충격을 받게된다. 이후 찾아낸 가공되지 않은 우드들을 보고 둘은 깊은 연민을 느끼게 된다.

< 컨테이너에 실려서 팔려가는 우드 >


< 가공되지 않아 같혀있는 우드 >


닥터와 도나는 인간들에게 붙잡혀 왜 자신들의 일을 방해하는 지에 대한 질문들을 받게 된다. 이후 갑자기 난폭해지는 우드들. 마치 그동안 억압되었던 것을 한꺼번에 폭팔하듯이 그렇게 우드는 인간과 싸움을 시작한다. 자신들에게 공감을 해준 닥터와 도나를 우드들은 곤경에 빠지지 않게 해주고, 닥터와 도나는 그들을 실질적으로 억압하고 있던 장치를 부숨으로써 이야기는 마무리가 된다. 결국 우드들의 난폭함은 그들을 노예로 전락시키면서 인간이 자초한 일이었다.


< 우드들이 사람들의 말만 듣도록 우드의 텔레파시를 전하는 뇌를 전기로 가두어 놓았다. >


이미 예상한 사람도 있겠지만 이는 역사속에서 유럽인들이 대항해시대를 시작으로 세계에 제국을 건설하는 모습과 많이 유사하다.

이 시기를 살짝 이야기 하자면, 항해에 대한 기술의 발달을 통해 다른 사람들이 도달하지 못한 곳에 도달한 유럽인들은 세계의 곳곳을 누비게 된다. 그리고 자신들보다 좀 기술력이 떨어진다고 생각되는 종족들 주로 아프리카의 흑인들이 노예로써 유럽인들을 위해 봉사하게 되고, 그들을 이용하는 다수의 유럽인들은 별다른 의심없이 당연하다 생각했다.

우드들이 컨테이너에 실려서 팔려갔듯이, 흑인들은 노예로 배에 짐짝 처럼 실려서 유럽인들이 진출한 곳곳에 퍼져나갔다. 여러 역사관련 서적에 나타난 그들을 살펴보면 비참함을 어찌 말로 할 수 없을 정도이다.


< 우드를 감독하는 일을 하는 흑인 >


여하튼 살짝 대입을 해보자면, 닥터후에서 보여지는 인간은 유럽인으로 볼수 있고 우드는 흑인 노예들로 볼수 있는 것이다. 비단 노예가 흑인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또한 이 우드 이야기를 통해서 볼수 있는 설정중에는 인물의 배치와 역사적인 이야기와 맞물림을 알수 있을 것이다. 뭐 닥터나 도나는 이야기의 주인공들이니까 배제하고, 이 우드를 관리하는 회사의 구성원을 보면 우드들을 실질적으로 억압하고 괴롭히는 사람은 흑인으로, 이들을 광고하고 홍보하는 사람은 인도인으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 우드를 노예로 팔려가는 것을 홍보하는 인도인 >


이런 식으로 미래에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라고 닥터후가 보여주는 이유는 아마도 역사의 반복을 이야기하고 싶어서가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일반적으로 흑인 노예에 대한 이야기나 제국주의 시대의 유럽인들의 행위는 잘 알려져 있지만, 이를 가지고 그들만 비난하기에는 좀 문제가 있다. 역사적인 사건들을 보다 보면, 노예제도는 그 전부터 존재해 왔었고 그 대상이 바뀌어 갔을 뿐이다. 그러하기에 미래에간 닥터와 로즈, 도나가 우드를 보게 되는 것은 어쩔수 없는 인간들의 행위 때문이며, 그와 같은 역사의 반복이 일어나고 있을 수밖에 없다고 닥터후의 작가들이 말하고 싶은 것일 테다.




그냥 에피소드의 하나로 치부하고, 넘길수 있는 이야기였다. 아니 맨 처음 보았을 때 나에게도 그들의 이야기는 그랬다. 다섯번째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다시 한번 살펴보던 나에게 우드의 이야기는 입안에 제거하기 힘든 곳에 위치해 있는 음식물의 잔여물 처럼 남겨졌다. 별것 아닌 상황이지만 자꾸만 찝찝했다. 어떤 것을 놓치고 그동안 이 드라마를 보았던 것 처럼말이다.

뭐 역사 속 흑인 노예는 해방이 되었고 더 이상 그들을 노예로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드라마 속의 우드들도 결국 해방이 되고 자유를 얻게 된다. 그러나 역사속에서 노예가 대상만 바뀌었던 것 같이 언젠가 외계의 생명체를 맞이하게 될 인간들이 자신들보다 약하다면 과연 어찌 대우를 할까? 그들을 노예화 시킬 것이라는 가정을 하는 이 우드의 이야기를 우리는 한 번 더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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