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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온라인 RPG의 문제점 - 반복퀘스트 본문

문화 컨텐츠 연구

한국 온라인 RPG의 문제점 - 반복퀘스트

무량수won 2010. 2. 15. 10:56
반복 퀘스트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사실 온라인 RPG 게임을 하다보면 반복 퀘스트가 없을 수는 없다. 이는 서양 게임이든  한국 게임이든 모두 등장하는 요소인데, 이 요소를 받아들이는 관점이 서양과 한국에는 큰 차이가 있다.

한국 온라인 게임의 경우에는 이 반복해서 똑같은 이야기를 진행 시켜야하는 것을 게임 소재를 느리게 소모하게 하는 장치로서 사용한다면, 서양 온라인 게임의 경우 다른 사람과 같이 즐기는 요소로서, 그리고 다른 퀘스트의 보조적인 수단으로서 사용이 된다는 점이다.

이는 한국 게임에서 보여주는 레벨이라는 개념과 서양 게임에서 보여주는 레벨의 개념이 다르다는 것이다. 보통 레벨은 자신이 조종하는 케릭터의 능력과 성장도를 보여주는데, 한국 RPG는 레벨을 위한 퀘스트가 준비되는 반면, 서양 게임은 퀘스트에 따라오는 레벨을 준비하게 된다.


생각의 차이

이러한 생각의 차이는 게임 속에서 나타나는 이야기의 양과 질에 커다란 차이를 보여준다.

서양의 많은 RPG 게임들은 이야기를 게이머에게 들려주기 위해 게임을 만든다. 퀘스트를 통해 많은 이야기 풀어놓기 때문에 엄청난 양의 퀘스트가 나타나는 것이다. 반면 한국의 많은 RPG 게임은 이야기는 게임을 포장하기 위한 장치로서 받아들여지기에 퀘스트는 게임 디자인에 필요한 요소일 뿐이다. 게임 시스템 속에 이야기를 집어 넣기 때문에 많은 이야기를 이끌어 내기 힘들다. 이렇게 어려운 이야기 만들기가 만들어지게 되면, 그 빈공간을 반복 퀘스트를 통해서 메우게 된다.


반복 퀘스트가 많아 지는 것을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다. 어느 정도 필요는 하다. 서양 RPG의 경우도 유저들이 잘 못느끼지만 인턴트던전 이라 불리는 공간 같은 곳을 통해서 더 좋은 보상으로 유도해 많은 사람들이 같이 반복하도록 하는 퀘슽가 존재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는 많은 이야기 속에 많은 사람들과 같이 어울릴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레벨 업을 위해 만들어 놓았지만 그 중심 목표는 다른 유저들과 같이 어울리는 공간인 것이다. 이렇게 판단할 수 있는 근거는 인스턴트 던전이 아니더라도 다른 이야기를 즐길수 있도록 배려를 해두기 때문이다.

물론 다수의 한국 유저들은 이렇게 되어 있는 것을 못 느낄 것이다. 한국의 유저들은 대다수가 게임의 내용보다 빠른 성장을 추구하기 때문에 비교적 성장이 느리고 이야기가 많은 다른 퀘스트는 잘 안하기 때문이다.

이 덕분이었을까? 한국의 많은 게임들은 애초에 계획에서부터 반복은 필수로 만들어 지고, 유저들이 그 반복을 성장의 시련으로 받아들이기를 원한다. 이것이 잘 못 된 것은 아니다. 이런 것을 시도하는 게임이 많지 않다면, 그건 그 게임만의 특징일 테니까. 그렇지만 한국에서 만들어지는 게임들 마다 약속이나 한 것처럼 반복 퀘스트 혹은 퀘스트의 반복을 성장의 중요 요소로 만들어 놓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즉 처음부터 이들은 게임에서 이야기를 보여주겠다는 의지보다 케릭터를 성장시키는 것. 이것 외에는 특별히 생각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한국 온라인 RPG 만의 특징?

그냥 이것을 한국 게임의 특징으로 받아들이면 안되겠나고?

미안하지만 안된다. 10년전에 비해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엄청나게 늘었다. 예전에는 주요 게임 소비 계층이 20대와 10대 후반의 남성이 주 계층이었다면, 지금은 그 폭이 매우 넓어져서 어린 아이부터 40대까지 넓어졌고, 게다가 게임을 즐기는 여성의 수가 매우 많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런 증가는 시간이 지날 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는 것이 내 견해이다.

아마 10년 후에는 영화를 보듯이 게임을 평가는 사람도 늘어날 것이고, 그만큼 문화의 한 부분으로서 자리를 잡게 될 것이다. 사람들이 영화를 보는 만큼 게임을 즐기고 이야기 하게 될 것이다.

이는 어떤 이야기일까? 즐기는 사람이 늘어난 다는 것은 그만큼 게임의 질을 따지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즉 매니아가 늘어나고 점점 눈은 까다로워 지는 사람이 늘어나고, 그런 부분에 소비하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는 것이다.


온라인 게임의 매니아들

서양 게임을 주로 즐기는 사람들의 다수는 이런 저런 게임에 많이 익숙해진 매니아 층들이 많다는 점을 보게 된다면, 한국 게임이 이대로 머물러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수가 있다. 더불어 이들은 적극적으로 게임을 이야기하고 평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때, 앞으로 이들이 만들어주는 입소문의 파급력은 점점 커질 것이다.

그런 사람들을 버려두고 새로 게임에 입문하는 사람만을 위한 게임만을 만든다는 것은 미래의 게임시장의 반을 버리겠다는 것과 같은 이야기가 된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 퀘스트와 무슨 연관이 있는지 의아해 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 생각된다. 겉에 나타난 모습으로는 관련이 없다. 뭐 전혀 상관이 없어보인다. 미안하지만 이는 커다란 상관이 있다.

RPG 즉 롤 플레잉 게임 이라는 것은 어떤 이야기 속에서 유저가 주인공이 되어 혹은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어 이야기를 풀어가는 놀이이다. 커다란 이야기 속에서 혹은 환경속에서 자신이 적응해 가는 것을 즐기는 것이 이러한 게임의 특징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한국의 많은 온라인 RPG는 이러한 것을 잃어 버린듯 하다. 역할은 없고 그냥 남들과의 경쟁만 남았다는 것이다.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 또한 내용에 대한 관심보다 어떻게 하면 빨리 남들보다 성장할까만 생각하고 있다.


현재 한국 온라인 RPG의 상황

물론 한국 게임의 발전이 이렇게 된 것이기에 한국 게임 만의 특징으로 치부해버릴 수는 있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이 사람들은 내용에 신경을 쓰지 않고, 게임 제작자도 내용에 신경을 쓰지 않는 그런 게임이 반복 되어 나오게... 그러다보면 게임을 많이 하는 사람들은 이 게임이 저 게임과 데체 뭐가 다른지 못느끼고, 얼마 하지도 못하고 질리게 된다. 2~3일 하다보면 똑같은 패턴에 비슷한 이야기. 안질릴 수가 없다.

반면 서양 온라인 RPG는 이야기에 집중하고 양이 풍부하기에,  그 이야기에 부합되는 시스템을 새로 구축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새로움을 느낄 수가 있는 것이다. 또 시스템에 내용이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내용에 시스템이 구현되는 것이기에 새로운 시스템이 나오기도 쉬워질 수 있다. 이러하다보니 점점 한국에서 만들어지는 온라인 RPG는 그 밥에 그 나물일 뿐이고, 게임을 다양하게 즐겨본 유저들은 점점 한국 온라인 RPG 보다 서양 온라인 RPG에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한국 온라인 RPG의 해외 성공이 의미하는 것은?

앞서 이미 말을 했지만 반복퀘스트가 많은 것을 하나의 재미 요소로 받아 들일 수는 있다. 또한 그것이 재미가 될수도 있다. 그렇지만 마냥 이러한 식으로만 게임이 나온다면, 사람들이 질릴수 밖에 없는 것이 된다.

많은 한국 게임제작사가 해외에서 많은 수입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에서 버림 받았던 많은 게임이 오히려 외국에서 환호받고 수입을 올린다. 이는 좋은 현상이지만 우리는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한다. 현재 한국 시장과 해외시장의 차이점을. 해외에는 엄청나게 새로운 시도를 보여주는 게임과 새로운 이야기의 게임이 나온다. 그중에 하나의 다른 요소로서 반복 퀘스트가 남발되는 게임이 먹혀들 수가 있다.

하지만 한국 시장은 사정이 다르다. 반복 퀘스트가 남발되는 게임이 포화된 상황에서 또 다른 반복 퀘스트의 남발은 유저들에게 전혀 먹혀들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니 자꾸 한국시장에서 외면을 받게 되는 것이고, 유저들은 이런 반복 퀘스트의 남발이 없는 해외 게임들에 눈을 돌리게 되는 것이다.


뭐... 아직은 이러한 매니아층이 많지 않기 때문에 당장 눈 앞에 떨어지 100원을 줍기 위해서 많은 개발사들이 달려들 것이다. 게다가 게임을 하는 사람은 많아졌지만 게임을 말하는 사람. 즉 게임에 대한 평을 하는 사람이 많지 않기에 입소문의 영향력도 그렇게 파괴적이지 못하다. 가끔 그런 예외를 깨는 것이 있기는 하지만 ㅡㅡa

한국 RPG 게임의 요소 중에 무너져야만 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이 쓸데 없이 남발되고 있는 반복 퀘스트일 것이다. 이 때문에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아 그대로 어디론가 사라져버린 온라인 RPG들을 종종 보아 왔다. 반면에 현금거래의 힘 때문인지 광고의 힘이었는지 모르지만 비슷한 형식의 게임은 여전히 살아 남아 그 위력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앞으로 한국 온라인 RPG가 해야 하는 것

반복 퀘스트의 남용을 줄이기 위해서 어찌 해야할까? 당연히 이야기를 꾸미는데 그 핵심을 두어야 한다. 게임내의 타격감과 그래픽 더불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만으로도 장난이 아닌데 어떻게 이야기에 그 핵심을 두느냐고 반문 할 것이다.

안다. 그것이 힘들다는 것을 지금까지 온라인 게임에서 이야기는 부차적인 것이었고, 그래픽의 향상과 새로운 시스템의 개발이 핵심이었다. 그덕분에 많은 게임 유저들이 이렇게 말하고 있다. 그래픽이 좋고 시스템도 괜찮은데, 시스템은 활용되지 못하고 그래픽은 처음 할 때만 그렇지 하다보면 익숙해져서 멋있어 보지이지 않는다. 그런데 하다보면 다른 게임과 뭐가 다른 것인지 모르겠다라고..

과거에도 그러했고 지금도 RPG의 핵심은 여전히 이야기이다. 그래서 나는 과감히 이야기 한다. 케릭터 육성시키기 대회를 여는 게임은 이제 한국 시장에 넘쳐나기 때문에 그만 버려야 한다. RPG에 충실해 지도록 이야기 개발에 힘을 쏟아야 하는 때다. 지금은 별거 아닌 것 처럼 느껴지겠지만 이미 일본이나 서양은 충실한 이야기 때문에 게임 뿐만아니라 영화와 소설등에도 손을 뻗어나가고 연계되고 있다. 한국의 게임이 이런 쪽으로 뻗어나가지 못하는 것은 이러한 이야기의 부재가 가장 큰 것이다. 더불어 게임 소재로서의 생명도 단축 시키는 것이 이 때문이라 생각한다.


게임의 미래를 바라보고 만든다면, 반복퀘스트의 남용은 사라져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야기의 비중을 키워야함은 당연한 이야기다. 많은 게임 유저들을 서양 게임회사에 모두 빼앗기기 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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