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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리카, 신앙과 가상세계에 대한 생각 본문

문화 컨텐츠 연구

카프리카, 신앙과 가상세계에 대한 생각

무량수won 2010. 11. 15. 13:42


이야기에서 긴장감이 떨어져도 계속 볼수 밖에 없는 이유는 그들이 자꾸 던져주는 의문 때문이다. 배틀스타 겔락티카를 재미나게 봤지만 마음에 들지 않았던 부분은 로봇과 인간 사이의 싸움이 결국 보이지 않는 미지의 신앙 때문에 화해가 된다는 점이었다. 배틀스타 겔락티카는 지구라는 곳을 찾아가기 위한 여정에서, 싸움이 믿음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진다. 결론은 믿으면 된다는 식의 조금 어처구니 없는 결말로 이어져서 당혹스러웠다. 물론 드라마 전개상의 나름 설득력을 지니기는 했지만.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시즌0로 불리는 영화판부터 시작해서 하나씩 보고 그 이야기에 대해서 상세히 다뤄보고 싶다.

그건 그렇다고 치고, 비록 배틀스타 겔락티카의 전 이야기지만 이 드라마 스리즈의 후속편 혹은 스핀오프라 불리는 카프리카는 무엇을 자꾸 말하는 것일까? 나는 그들이 이 이야기를 조금 더 심각해진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고 생각한다. 신앙에 대한 믿음. 그것이 잘되고 잘못된 것이라 생각치는 않는다. 나는 카프리카가 신앙이란 것을 위해서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나 싶다.

나는 어떤 믿음이던지 존중받을 자격은 있다고 생각한다. 믿음을 바탕으로 시작되는 것이 신앙이란 것이고, 그 신앙은 설사 인간의 머리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해도 인간의 삶에 분명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이 있을 테니까. 하지만 그 긍정적인 영향을 미끼로 다른 이들의 믿음에 대해서 함부로 대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서 빚어지는 부정적인 영향은 어찌 대처해야 하는 것일까?




카프리카에는 고대 그리스의 12신과 유일신을 대립시켜서 그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기득권을 가진 이들은 12신을 신봉하는 이들이고, 박해를 받는 이들은 유일신을 신봉하는 이들로서 기독교적 느낌이 강하게 난다. 아니 어쩌면 여기서 말하는 유일신은 그 뿌리를 같이하는 모든 유일신 종교에 대한 이야기일지 모르겠다.

이러한 종교적인 관계 때문에 로마의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역사에서 로마는 많은 신을 섬기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사회의 주류였고 그들 사회에 스며들면서 살게되는 유대인들은 비주류였다. 성경에는 로마시기에 기독교인들이 엄청난 탄압을 받았다고 하지만 그건 그들만의 시선일 뿐. 역사적으로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내어 놓는다. 탄압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닐테지만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는 식이다.

역사학적인 관점에 유일신을 신봉하는 종교에 대해서 보면, 유럽인들 입장에서 보면 동양쪽의 사상에는 이분법적인 사상이 유행을 했다고 한다. 그와 더불어 교류가 많이 있던 지중해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많은 사상이 섞여있겠지만, 이 이분법적인 사상에 의해서 탄생된 것으로 바라보는 편이다. 역사적으로는 대충 저렇다고 설명한다. 물론 맹신자들은 이에 대해서 신성모독이라 할수 있겠지만...

자세한 증거자료는 내어 놓지 않는다 비난하지 말길 바란다. 그것까지 조사하고 있으려면 대학 도서관에가서 몇일 동안 책을 뒤적여야만 한다. ㅡㅡ;; 대충 이런정도로만 바라보고 있음만 알고 넘어가면 된다.

그래서 카프리카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서양역사의 배경을 알면 좀 다른 생각을 하면서 볼수가 있을수 있다. 종교 뿐만 아니라 카프리카 첫회와 이어진 이야기들 속에서 그려지는 가상공간은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로마시대의 성적인 타락 혹은 개방성과 많은 부분에서 겹쳐지기에 카프리카라는 공간의 배경이 전형적인 로마가 아닌가 싶게 만든다. 내가 보기엔 거의 대부분의 문화관련된 곳에서 타락과 관련된 사회상을 이야기하면, 고대 로마를 배경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카프리카라는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느끼겠지만, 유일신을 믿는 STO란 조직은 테러 조직이다. 이들이 왜 그렇게 밖에 될수 없었는지는 레이시의 시각으로 나중에 천천히 설명이 될 테지만 지금까지 이야기로 봐서는 그저 나쁜 단체다. 물론 그들의 신앙이 잘못된 것이라고 쉽게 단정 지을수 없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문제는 그들이 자신들의 뜻을 위해서 사람의 생명을 너무 가볍게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전에 쓴 글에 달린 댓글중에 어떤 분이 오셔서 이슬람의 테러를 문제 삼는 것이 더 가까운 것이 아니냐고 글을 남겨주셨다. 물론 그것을 배제할수는 없다고 본다. 분명 이런 드라마에서 과격한 행동을 하는 단체의 바탕에는 세계를 시끌시끌하게 하는 극단적인 이슬람주의자들의 모습이 담겨있을 것이다.

나는 이전에 포스팅에서 STO가 기독교의 모습이라 이야기 했었다. 이런 관점이 잘못되었다기 보다 그 근본이 되는  유일신이라는 것이 가지는 기본적인 배타성을 이 드라마에서 문제를 삼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고 생가하게 되었다. 내가 미국에 살고 있지 않고, 영어를 잘 하지 못해서 미국안의 기독교에 대한 사회적 반감이나 관련된 이야기를 잘 모르지만 그들도 유일신을 섬기는 종교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시각이 많이 늘어난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바탕은 서양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는 기독교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 덕분이다.

잘 모르고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흔히 성스러운 전쟁으로 비춰졌던 십자군 전쟁에 대한 시각도 요즘은 성스러운 전쟁이었다고 비추는 영화나 드라마는 찾기 힘들다. 십자군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입었는지를 보여주고, 오히려 기독교인들이 이슬람인들 보다 더 잔인했다는 식으로 그려내는 것을 보면 서양인들 또한 기독교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있음을 대표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이런 종교적인 문제외에 카프리카에서 다루는 큰 줄기는 역시 가상세계와 현실에 대한 이야기다. 이는 주로 조이의 아바타를 통해서 비춰진다. 조이가 첫회에서 죽기 전에 만들어 놓은 자신의 복제 프로그램은 완벽히 실제 그녀를 그려놓았다는 전재를 깔고 이야기를 하지만, 남은 사람들이 느끼기에 그럴 뿐 실제 조이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첫회를 보면 알수가 있다. 나는 조이의 아바타는 조이를 바탕으로 재 탄생한 또 다른 인격체로서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조이의 자료를 모두 가지고 조이처럼 되려고 하는 아바타였지만 결국은 자신만의 길을 찾아 떠나기 때문이다.

조이의 아바타가 실제 조이가 되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것이 10회까지 그려진 이야기였다면, 11화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는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는 조이의 모습이 그려진다.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새로운 어떤 것이 되기 위해서 찾아가는 모습을 통해서 조이의 아바타가 자신을 진정으로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기 시작했음을 나타내는 것은 아닐까싶다.





더불어 STO라는 단체에서 하려고 하는 것과 조이의 아빠인 대니얼이 만들어내려는 것은, 조이가 만들어 놓은 것을 바탕으로 사람들이 좀 더 가상세계와 현실의 경계를 없애려는 일이다. STO는 죽은 자의 부활이라 하고 대니얼은 죽은 자를 잊지 않기 위해서 하는 행동이라지만, 결국은 현실을 현실이 아닌 것처럼 느끼게 하고 가상을 가상이 아닌 것처럼 느끼게 한다는 점은 지금 시간에서 인간들이 인터넷이란 가상공간에서 느끼는 혼란을 좀 더 심화시킨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충분히 구분이 되고, 구분할 수 밖에 없다고 인터넷 공간을 이야기 한다. 하지만 인터넷이 점점 생활의 중심이되고, 그에 대해서 사람들이 혼란을 느끼고 있는 것은 사실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에서 조차 많은 사람들이 흔히 어릴 수록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인터넷 상의 관계와 실제 사람들을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혼란스러워한다.

카프리카는 이런 혼란의 심화를 극대화 시컨것은아닐까?
이런 현실적인 혼란에 대해서 잘 표현한 것은 섬머워즈라는 일본애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굉장히 재미있다고는 말할 수는 없지만 인터넷과 가상세계에 대한 의존이 불러 올수 있는 극단적인 현실상황을 볼수 있어서 생각꺼리를 던져주기에 연관지어서는 볼만 하다.

카프리카는 사람들이 지금 겪고있는 혼란을 가상세계의 아바타 세계와 현실의 로봇에 대한 기술의 발달을 접촉시키면서 경계를 허물어 버리는 상황을 연출하는 것이다. 이런 경계를 허물어서 사람들의 혼란을 극대화 시킨다. 그것을 만든 이들과 그것을 바라보는 이들, 그것을 이용하려는 이들을 통해서 혼란을 표현해 내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드라마에서는 그 경계의 핵심에 조이의 아바타가 있는 것이다.




가볍지 않은 드라마임은 확실하지만 결코 가볍게 볼수가 없는 드라마가 카프리카다. 끊임 없이 이어졌던 질문이지만 계속 질문되어야 할 문제를 다루고 있고, 그에 대한 답은 계속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를 단순히 "심오한데!"라고 넘길수 만은 없다. 물론 이것은 이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 끼리의 이야기가 되겠지만 말이다. ㅡㅡ;;;

왠지 모르게 이 드라마를 미국드라마 매니아라라고 불리는 집단에 가까운 사람들만 보고 있는 것 같아서 조금은 슬프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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