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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및 답변

아르바이트

무량수won 2011. 4. 9. 00:53


나는 그저 평범한 책상물림이었음을 다시 한번 느꼈다. 오랜만에 아르바이트를 해보려고 죽 검색을 하고 있었다. 이런 저런 아르바이트 중에 힘 좀 쓰는 것을 해보자는 욕심에 겁도 없이 단순 노무와 관련된 아르바이트를 선택했다.

힘이 들다고 소문난 아르바이트를 안해봤던 것은 아니다. 했었지만, 그런 아르바이트의 경우 관리자가 아르바이트들을 혹은 직원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어서 몇번 해보고 나와버렸었다. 역시나 어딜가나 이런 아르바이트에서는 그런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내가 누군가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을 때는 참을 수 가 있다. 내가 선택한 부당함이었으니까. 그런데 그 속에서 지속적으로 저항도 못해보고 부당한 대우를 받는 이들을 보고 있으면, 내가 더 화가 난다. 당장 그들이 없으면 일이 안되고 그렇게 남아준 사람들을 고마워 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대우해주기 보단 더 착취하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들은 그 길에서 벗어날 수 없는 수렁의 구렁텅이로 빠지고 만다.



아르바이트를 가서의 느낌은 그랬다. 이번에는 힘들어도 좀 참고 해보자. 뭐 일이 힘들어서 낮에는 열심히 들고 다니던 상자들을 저녁이 되니 팔을 굽힐 힘 조차 남아있지 않게 되었다. 처음엔 이 부분에서 좌절. 뭐 어쩌면 가장 큰 이유지만.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사람들의 불평불만. 항상 그렇지만 노력한 댓가에 비해. 그리고 그들이 힘쓰는 일을 하고 있다는 이유로 월급이나 근무환경 등, 여러가지면에서 불리했다. 왜 그들은 그런 대우를 받으면서까지 그 일을 해야 하는 것일까? 그리고 왜 하고 있는 것일까?

싫으면 나오면 그만이지만, 그들은 그곳에서 나오게 되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을 해야한다. 경력이라는 도움도 못받은 채.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마음을 굳혔다.



집까지 걸어오는 기나긴 길. 많은 생각을 했다. 그들의 이야기. 나의 상황. 그리고 사회라는 곳. 대한민국이란 나라에 대해서.

명확한 답은 내릴 수 없었다.

그저 강물에 비추는 한강다리의 화려한 야경과 도심을 밝히는 밝은 불빛들이 그저 슬퍼보였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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