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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의 잡셰어링 2012년판은 문제 없을까?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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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의 잡셰어링 2012년판은 문제 없을까?

무량수won 2012. 1. 26. 12:20

Job Sharing (잡 셰어링,잡 쉐어링)

2012년 정부가 내놓은 일자리 정책의 이름이다. 왠지 낯설지가 않다. 언제였지? 굉장히 많이 들어본듯 하다.

그렇다. 2008년 대대적인 경제 불황이 닥쳤을 때 정부가 내놓았던 고용정책과 같다. 뉴스 검색을 해보면 이 문제가 언제 이슈가 되었었는지 잘 살펴볼 수가 있다.


 
그래... 이 당시 잡셰어링은 괜히 신입사원 임금만 깍고 명퇴를 종용하는 용도로 사용되었다.


그럼 원래 의미와 의도는 무엇이었는데 어떻게 변했고, 지금은 당시와 무엇이 다른가? 

잡셰어링이란 경제가 어려우니 임금과 일자리를 조금씩 나눠 많은 사람들이 같이 일해서 어려움을 돌파하자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런 의미로 정부는 잡셰어링 운동을 각 기업에게 요구했으며, 공기업에서 먼저 실천했다.

그래서 어찌 되었느냐고?

다들 잘 알다 싶이 힘없는 신입사원들의 임금만 깍였다. 이건 공공기관들이 솔선수범해서 행했었는데, 전체 임금의 30%를 깎았고 전경련은 최대 28%가량 깍았다고 발표를 했다. 그러니까 반발을 살거 같은 기존 직원들은 못건드니까 약한 애들 돈 빼앗아서 나눠 준 꼴이었다.

당시 비판이 거셌다. 대대적으로 정책을 홍보하던 언론들 까지 이런 점을 지적하고 나섰을 정도니 얼마나 문제였는지는 불보듯 뻔하다. 이런 여론을 업고 기업들은 신입사원의 임금을 보존해주는 것이 아니라 전체 직원의 임금을 깍으려고 했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일자리를 나누랬더니 업계는 임금떨어뜨리기 용으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3년이 지났다. 경제는 여전히 어렵고 2008년보다 더 안좋다는 소리가 들리고 있다. 지난 3년간 참 신기한 정부 발표 고용지수는 괜찮아지는 반면, 사람들이 체감하는 고용 상태는 여전히 막막한 상황이었다. 이런 고용지수 때문에 정부 관료는 고용대박을 외치다 욕을 바가지로 드셨다. 

MB도 나름 귀가 있었는지 2012년 고용상태 해결 방안을 냈는데 하필이면 2009년 초에 시끄럽게 떠들었던 잡셰어링을 들고 나왔다.




그럼 이번에는 당시와 무엇이 다른가?

언론들의 취재에 따르면, 이번 잡셰어링은 법정 근로시간의 법해석을 원안대로 하는 것이라고 한다. 길게 늘여서 설명하면, 현재 주중 근무 40시간으로 되어있고 추가 근무를 12시간까지 허용하고 있다. 그런데 웃긴 것이 관행상 주말 근무는 주중근무에 포함시키지 않았었다. 정부는 이걸 행정상 해석이라고 말한다. 그러니까 이애들 이야기는 주말은 한 주에 포함 되지 않는 별도의 날이었던 거다. ㅡㅡ;;;;

그래서 이번엔 잡셰어링이란 명목으로 이 행정상 해석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선언 한 것이다. 그동안 관행 안봐주겠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당연히 해야 할 것 이제 하면서 그걸 잡셰어링이라고 이름을 붙인 것이다.


이렇게 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


물리적 근무시간이 줄기 때문에 임금이 줄어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렇게 되면 그 빈자리를 새로운 인력이 채워야 하는데 기업들은 정규직이 아니라 비정규직을 뽑을 것이다. 정부도 이점에 대해서 충분히 예상해 이부분은 "어쩔 수 없지만..." 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결국 비정규직 채용을 대거 풀어줄 수도 있다는 뜻이 된다.




결국 다시 말해 잡셰어링을 핑계로 비정규직이 늘어나고 일자리 환경은 평균적으로 더 악화될 것이란 해석이 가능해진다. 비정규직은 단기간만 근무하는 사람을 뜻하기 때문에 각종 복지 혜택이 거의 없다. 문제는 말 그대로 그들이 단기간만 근무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또한 사용자(기업주) 입장에서 돈 조금 주고 복지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경제적인 부속품들이기 때문에 임금이 올라갈만 하면 잘라버리면 되는 사람들로 여겨지고 있다는 점이다.


MB의 말은 "일단은 당장 일자리가 급하니까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하지 말고 처먹으라"는 것이다.

내가 MB의 이 정책에 대해 더 두려워 하고 있는 것은 일단 똥과 된장을 구분하지 않고 처먹기는 하겠지만, 그것을 빌미로 2009년에 벌어졌던 사태가 또 다시 벌어지지 않을까에 대한 것이다. 물론 당시 비난 때문에 신입사원만 임금을 깍는 멍청한 짓을 하지는 않겠지만 전체적인 임금을 깍아서 어려움을 돌파하자고나 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물론 어려울 때 나누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다만 어려움을 빌미로 없는 사람들의 주머니만 털고 있는 것 같아서 화가 날 뿐이다. 2009년도에도 그랬는데 2012년도에 못할 것도 없지 않은가. 이건희 회장이나 구본무 회장 같은 양반들은 스티브 잡스처럼 나 월급 1달러만 가져갈께 따위의 쑈도 할 생각은 없을 테니까.  


참고 뉴스 

잡셰어링 무엇이 문제인가. 2009.02.25 - 아시아 경제.
잡셰어링 다시 생각하자. 2009.03.11 - 아시아 경제.
벽에 부딪힌 일자리 창출... 잡셰어링으로 돌파. 2012.01.26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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