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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읽기) '흉기차, 질소과자'란 단어를 왜 쓰는가

무량수won 2014. 10. 3. 13:11


'흉기차, 질소과자'란 단어를 왜 쓰는가


해외직구 1조원 넘어섰다는 이야기로 한 번 했던 이야기인데, 다시 이 이야기를 들고 나온 이유는 유행어와 대중의 심리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다. 내가 읽은 기사의 핵심은 사람들이 국내 제품을 외면하는 이유로 구체적인 수치와 사례를 들고 나왔지만 나는 그 보다 그들이 인용한 '질소과자'와 '흉기차'란 단어에 더 눈이 갔다.


< 뉴시스 보도 >



질소과자의 시작은 인터넷에서 사람들이 한국의 과자 생산 기업들의 횡포에 대한 반발에 의해서 시작되었다. 과자 가격은 매년 올라가는데, 과자의 양은 좀 처럼 늘어날 생각은 하지 않고 오히려 질소만 가득히 채워 겉보기에 많은 것처럼 꾸몄기 때문이다. 분명 과거보다 과자포장의 크기는 커진 것 같은데, 안의 내용물은 날이 갈수록 줄어만 갔다. 이 문제의 발달은 사실 기업이 일부러 한 것이 아니다.


많은 사람이 잊었겠지만, 몇년 전 밀가루 값의 폭등이 있었다. 그 때문에 대형 제과 업체에서 과자가격과 빵가격 상승이 어쩔수 없는 결정이라고 했던 적이 있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내 기억엔 아마 그 인상 이후 였던 것 같다. 2008년 쯤 전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실 인터넷 뒤적이면 정확하게 찾아 낼수도 있지만 귀찮다. ㅜㅜ


여하튼 그렇게 인상된 과자는 뭔가 이상해졌다. 점점 과자 안의 내용물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웰빙 열풍으로 과자 포장의 고급화가 대중들에게 먹혀들면서 제과 업체들의 대중 공략 방법이 바뀌어 갔다. 원흉(?)의 닥터유!


그러면서 질소보다 과자의 부피가 적어지게 된 지금의 기괴한 현상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사실 빵빵하고 내용물 없는 과자의 대표 주자는 누가 뭐라해도 포카칩이 아니었나 싶다. 오래 전부터 내용물은 많지 않은데 포장만 무지하게 커서 개인적으로 잘 사먹지 않던 과자였는데, 이렇게 상황이 바뀌니 다른 과자들도 이런 포카칩의 행보를 따라갔다. ㅡㅡ;; 그러면서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과도한 포장을 질타하는 게시물들이 속속 올라오기 시작했다. 풍자의 의미로 질소를 샀더니 과자가 딸려왔다는 농담을 주고 받았던 것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사면서 유행어로 퍼져버린 것이다.



'흉기차'의 시작도 이와 비슷한 과정을 겪었다. 기아차가 부도를 맞이하고 현대가 기아차를 인수하면서 사실상 국내 자동차 생산업체 중 유일한 업체가 되었던 현대차는 그 독점적인 상황을 기업의 이윤쪽으로 악용했다. 물론 쌍용차가 있긴 하지만 오래 전에 정상적인 경쟁이 불가능한 상태였고, 중국에 그리고 인도에 넘어가면서 국내 기업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었다. 또한 대중적인 차량이 아닌 매니아틱한 지프차 종류가 주종이기에 현대와는 상대가 되지 못했다.


여하튼 현대의 독점시대 전부터 있던 문제였지만 현대의 독점이후 사람들은 체감상 더 큰 불이익을 받는 다는고 느끼게 된다. 국내에 비교할 대상이 없으니 자연스레 정보 유입이 빠른 미국쪽 자동차 시장과 비교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그 사태가 더 심각하게 변한다. 특히 안전 문제에 있어서 굉장히 까다로운 미국 시작에 내어 놓는 차량의 각종 안전 장치와 옵션들이 국내 출시 차에는 없는 것이 태반이었고, 서비스와 가격 면에서 미국시장에 내어 놓는 것이 월등히 좋았고 저렴했기 때문이다. 그 덕에 몇몇 사람들은 일부러 돈을 좀 더 내더라도 미국현지에서 구입해 오는 일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실제 사고 대처에 있어서도 현대차는 '흉기차'라는 별명을 얻기에 충분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자동차 사고의 모든 문제를 현대차는 소비자의 과실로 돌리기 일쑤였다. 미국에서는 소비자의 과실도 서비스 차원에서 회사에서 부담해 보상해주는 판에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잊어버렸겠지만 오해 초에 롯데월드 앞 4거리에서 버스의 급발진 사고 또한 누가 봐도 급발진으로 볼 수 밖에 없는데도 불구하고, 현대차 쪽과 경찰 수사는 결국 운전자의 과실로 사건을 마무리 지었다. 물론 사건 초기에는 경찰 쪽에서도 여론 때문에 이런 발표를 망설였지만 이후 세월호 사고로 인해 이 사건이 뭍혀지면서 당당(?)하게 운전자 과실로 발표해 버린 것이다.


거기다 인터넷에선 종종 현대차의 불량 문제와 그에 대한 대책없이 무조건 운전자 과실로 끝내버리는 사태를 보면서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그 이야기들을 지켜보는 사람들까지 분노에 차게 만들었다. 이런 이유로 '흉기차'는 그런 분노 표출의 대표적인 단어가 된 것이다.



과거 엠비씨가 정론 보도와 새로운 예능의 시도를 통해 '마봉춘'이란 별명으로 불렸다가 정권에 의해 오락가락 하면서 '엠븅신'이 되어버린 것도 이와 같은 이치라고 보면된다. 사실 인터넷에서 '마봉춘'을 '엠븅신'으로 부르게 한 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게임의 폭력성 실험한다면서 게임방 전원을 내리고 아이들이 욕하는 것을 담은 뉴스 탓이 크긴 하지만 말이다. 아마 2000년대 최악의 뉴스가 되리라 나는 의심치 않는다. 비슷한 자매품 뉴스로 역시 엠비시에서 했던 알통 크기에 따라 진보와 보수를 나누는 것도 있었다. ㅡㅡ;;


유행하는 단어는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다.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는 설사 그 단어가 내 마음에 들지 않다고 하더라도 그냥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대중들이 해당 단어를 쓰는 이유는 분명 있는 것이고 그것에 대해 기업이 되었든 정치인이 되었든 그것을 분석하지 않고 그들의 질타(?) 혹은 생각을 읽어내지 못한다면, 점점 대중으로 부터 외면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기업이나 정치인 모두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비싼 돈 주고 광고를 하는 이유는 기업 이미지를 상승시키려는 목적인데, 이런 이야기는 결국 이미지 하락에 큰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에 왜 현대 차보다 비싼 그리고 유지비 또한 더 드는 외제차들이 많이 늘어난 것일까? 단순히 외제차가 멋져 보여서 일까? 또한 요즘 왜 사람들은 수입과자를 사고 인증하며 맛있다고 하는 것일까? 정말 외국 과자가 국산 과자보다 맛이 있어서일까?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비판과 비난에 대해서 가만두지 않겠다고 엄포를 내리는 현실에서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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