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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및 답변/시사잡담

이명박이 소환된 주의 인터넷 여론(3월 셋째주)

무량수won 2018. 3. 19. 11:54

사실 이명박이 소환 된 주에 대해 특별한 의미를 붙일 생각은 없었다. 그저 한번 끄적거려 보자고 했던 것이고, 그마저도 일주일을 다 채우지 못했다. 아니 다 채우지 않았다. 너무 같은 이야기 혹은 같은 주제로 도배가 되고 있어서.


지난주(2018.3.12~2018.3.18)의 가장 큰 사건은 누가 뭐라해도 전직 대통령 이명박이 검찰에 여러 범죄 혐의로 소환 되었다는 것이다. 전직 대통령들 중 가장 많은 범죄 혐의였고, 그의 측근이라 불리는 이들 모두가 그에게 등을 돌렸다는 소식이 들려오기도 했다. 거기다 그의 친척들 까지...


어쩌면, 이 사건은 흑과 백이 너무 명백해서 였던 것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미 전직 대통령 박근혜의 검찰 소환과 법정 구속 된 것이 얼마 되지 않아서 그리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그 이유를 정확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확실한 것은 내가 예상 했던 것보다 인터넷에서 그에 대한 이야기는 자주 이야기 되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는 삼성이 이명박 정부 시절에도 이래 저래 돈을 열심히 가져다 바쳤다는 증거도 나왔더랬다.



왜일까? 미투운동에 관한 논란이 점점 커졌다. 저마다 한마디씩 남겼고 일주일 내내 거의 모든 커뮤니티가 미투이야기에 미쳐있었다. 사실 이 몇주 전부터 미쳐있었다. 미투가 무엇인가, 펜스룰은 무엇인가, 미투운동이란 분위기 때문에 무고한 사람은 없었는가, 등등 모든 주제가 미투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거기에 언론들도 저마다 한발씩 담그고 있었고, 언론은 팩트체크나 제대로된 취재 없이 마구잡이로 쓰여진 기사로 이 혼란한 상황에 기름을 부어버렸다.


미투운동의 논란이 가열되면 가열 될수록 한편에선 삼성의 여론 조작설이란 음모론이 솔솔 흘러나왔다. 물론 음모론이다. 아무런 근거가 없고 그저 인터넷 곳곳의 분위기로 추측할 뿐이다. 왜 이런 음모론이 나왔을까? 이명박의 소환에는 삼성이 얽혀 있었기 때문이다. 몇몇 커뮤니티에서 삼성의 이재용이 감옥에서 풀려나온 시점부터 삼성을 향한 분노 섞인 글들이 꾸준히 나왔었지만, 미투운동이란 태풍에 의해 뭍혀져갔다.


삼성이 미국에서 제일 잘나간다는 로펌 회사에 이명박 전 대통령 친척이 운영하는 회사의 엄청난 비용의 소송비를 대납해줬고, 그 비용 중 남은 비용을 알뜰하게 이명박 전 대통령이 챙겨왔다는 의혹이 불거졌는데도 뭍혔다. 여기에 추가로 현대도 똑같은 짓을 했음이 밝혀졌다. 그외 이후에도 당선이 확실시 되는 시점에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건네졌다는 재벌들의 헌납 의혹, 이쯤에선 오리온도 참전(?)한 정황이 나온다. ㅡㅡ;; 거기다 삼성불매 운동의 바람이 조금씩 불었지만 금새 시들어져 버렸다.


이런 엄청난 의혹들이 지속적으로 쏟아졌지만, 거의 모든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미투운동으로 인한 진실공방과 필요성 등으로 정신이 없이 흘러갔다. 이쯤 되면 삼성에 의한 음모론 이라고 의심하는 이 하나 쯤은 나와줘야 정상이 아닐까? 그런 음모론에 사람들이 동조하게 되는건 정상적인 사람들이라면 보일 수 있는 반응이 아닐까?



뭐 까짓거 그냥 음모론일수도 있다. 그저 재벌과 관련된 사건이 터질 때마다 이런 저런 연예인 사건 사고가 터지는건 일상이기에, 그리고 어쩌면 당연했던 세상이기에 앞선 일들은 모두 맞더라도 이건 정말 우연일수도 있다. 거기다 그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너무 명확한 논제가 미투에 붙어있지 않은가. 권력과 위계에 의한 강압적인 성추행과 성폭행 피해자들의 인생을 건 절규. 이건 아무리 그들이 공작을 했어도 외면할 수 없는 문제다.


이 문제를 외면해야 된다는 것이 아니다. 정말 그게 핵심이라면 다뤄져야 하는 것들이 있음에도 다뤄지지 않는 것이 문제다. 왜 이 문제의 시발점이 되어야 하고, 마지막이 되어야 할 장자연 사건은 자꾸 언급되지 않는 것일까? 팀추월 선수 김보름에 대한 청원은 쉽게 60만명을 넘기는데, 장자연 사건은 각각 커뮤니티에서 사람들이 그렇게 애를 쓰며 글을 올려도 20만을 찍지 못하는 것일까? (2018.3.19일 오 11시40분 기준, 관련된 게시물중 가장 높은 청원이 13만6천명이다.) >관련글 링크<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이 삼성에 대한 혹은 아직 남아있는 권력을 쥔 적폐세력들에 대한 음모론을 펼치는 것을 잘못되었다 할 수 있을까? 그들이 펼치는 음모론이 정말 음모론일 뿐일까? 어쩌면 왜곡되어 있고 이상하게 흘러가는 인터넷 여론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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