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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엠마에 대한 이야기. 본문

문화 컨텐츠 연구/드라마와 애니 감상기록

애니메이션 엠마에 대한 이야기.

무량수won 2010. 2. 1. 11:35



엠마.

이름에서부터 왠지 모르게 영국이 느껴지는 이 제목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제목이다. 부자집 아들과 하녀의 사랑이라는 흔한 주제의 애니메이션이지만 이 애니메이션은 조금 특별한 것이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역사를 좋아라 한다. 역사를 소재로한 드라마도 좋아하고, 역사를 소재로한 만화도 좋아하고, 역사를 소재로한 인문서적을 좋아한다. 역사를 소재로 만든 무협지도 좋아하지만, 왠지모르게 역사를 주제로한 소설은 손이가지 않았다. 가끔 느끼는 것이지만 역사를 공부했다는 것이 나도 모르게 역사소설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만든 감이 없지는 않다. 역사를 공부하다보면 느끼겠지만 역사를 전공한 사람들은 역사와 소설을 구분하기위해 열심히 애를 쓴다. 역사의 시작이 소설과 같은 문학작품과 떨어질수 없는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어찌되었건 이 애니메이션이 흔한 소재의 이야기임에도 나에게 특별했던 것은 역사를 배경으로 역사적인 모습을 너무나 잘 그려냈기 때문이다. 즉 있을 법한 이야기를 잘 만들어냈고, 더불어 학자의 고증까지 받은 작품이라 왠지 모르게 생기는 신뢰 때문이기도 하다.

누군가에게는 조금 지루한 이야기 일수도 있다. 다른 애니메이션이 가지고 있는 화려함이 여기서는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담담하게 그려지는 부자집 아들 윌리엄과 하녀의 신분인 엠마의 사랑이 그려지는 모습은 뻔하면서도 이야기에 빠져들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이 애니메이션은 1기와 2기로 나뉘는데, 일본에서는 드라마나 애니메이션의 제작을 미국의 시즌처럼 기수로 나누어서 제작을 한다. 엠마의 1기에서는 윌리엄과 엠마의 사랑의 시작과 그 둘이 가지고 있는 신분적 한계로 인해 생기는 주위의 반대를 보여준다. 18세기 엄청난 부를 쌓아가던 영국에서 나타나던 계급의식은 혼란스럽기만 하던 그 시대를 보여주는 하나의 단면이었다. 부자와 부자가 아닌자. 그리고 당시 흔했던 메이드라는 직업의 특징이 1기에 잘 그려져있다. 윌리엄의 친구로 나오는 인도의 왕자가 코끼리를 타고 다닌다는 설정은 꽤 당황스럽게 하지만, 유쾌한 이야기의 설정으로 보는 것이 괜찮을 듯 하다.

2기에 가면 이들의 사랑이야기가 좀 더 성장을 하게 된다. 그냥 부자집 아들과 하녀의 사랑 정도의 이야기가 아니라 당시 계급사회를 샅샅이 훑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부자집이지만 귀족이 아닌 윌리엄의 집안.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겪어야만 했던 계급적 차별에 대해서 이야기를 윌리엄을 중심으로 펼쳐지고, 엠마를 통해서는 당시 메이드로서의 삶에 대해 좀 더 깊이있게 그려내면서, 풋맨이라는 남자 하인들과 그들의 삶과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사실 한글로 하녀와 하인이라고 표현을 하는 것은 저 시대의 메이드와 풋맨이라는 것을 제대로 알려주지는 못한다. 한국에서의 하인이라는 개념과는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뭐 사실 서양의 메이드와 풋맨처럼 조선시대의 하인은 직업의 개념이 같지만 그들이 실질적으로 신분적인 이동을 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상당히 다르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냥 사랑 이야기로만 보고 또 그렇게 즐길수도 있다. 그러나 이 애니메이션이 보여주는 영국의 삶과 18세기에 영국인들이 가지고 있었을 계급의식과 그 계급간의 이동과 변화등을 생각하고 보게된다면, 좀 더 엠마라는 애니메이션의 진 면목을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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