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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매다.

혼자 걷기. 광진교에서 구리까지

무량수won 2010. 7. 3. 22:13
가끔 밖에 나가 돌아다니는 나를 보면, 제대로 미친 것이 아닌가 싶을 때가 있다.

누가 돈주는 것도 아니고,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사진을 잘 찍는 것도 아닌데...




나는 잘 찍고 멋지게 찍을줄 모른다.

그저 사진기를 들고 내가 보기에 괜찮다 싶은 모습이 있으면 그저 담아 둘 뿐이다.

이 사진이 누구나에게 멋져야 될텐데라는 생각은 애초에 가지지 않는다.

그저 내가 보기에 괜찮고, 내가 기록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면 찍는다.





궤변이긴 하지만 사진찍는 것을 좋아하면서 기술적인 것을 배우지 않는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잘찍으니까.

굳이 나까지 그들 대열에 함류할 필요가 있을까 싶어서다.

나는 내 느낌만 살린 투박하고 솔직한 느낌이 담긴 사진을 찍고 싶다.

기술을 알고 있으면, 남들에게 잘보이게 하려고 나도 모르게 행동을 할테니까.





그래 맞다.

궤변이다. 그래도 내 이야기다. 내가 사진을 찍는 기술을 애써 배우지 않는 이유다.

별로 타당하지도 논리적이지 않는 이유지만 솔직한 이유다.





장마 전선이 올라와서 하루종일 구름 가득했던 주말.

전날 너무 비가 많이와서 나가는 것을 포기할까 했는데,

구름만 가득 했고 비는 내리지 않았다.

덕분에 귀찮게 우산을 들고 다닐 필요없이 신나게 돌아다녔다.








2010년 7월 3일의 기록







광진교에 올라섰다.

오후 2시 30분쯤 되어서 광진교에 올갔는데, 마치 해질 무렵처럼 어두컴컴하다.

언제나 그렇지만 천호대교는 차들로 만원이다.




하늘은 구름이 가득해 왠지모르게 나를 우을하게 만들었지만, 내 기분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이런 날씨보다는 내 귀에 울려퍼지는 음악소리다.

MP3를 아이팟에 저장해서 들고 다니는데 혼자 이렇게 다니면 나만의 콘서트를 즐기는 듯, 착각에 빠지게 된다.

내가 좀 독특한 경향이 있긴 하다. 겨우 MP3 음악 들으며 걷는 주제에 콘서트까지 운운하면 좀 웃긴가 ㅡㅡ???









목표로 했던 곳을 미리 찍었다.

저 까마득한 곳까지 걸어가기나 할 수 있을까?




중간에 포기하고 올지도 모르지만 일단 가보고 결정하자는 마음으로 걸었다.

가장 큰 걱정은 혹시나 가는 도중에 비가 내리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전날 비가 심하게 내렸기에 걱정은 되었지만, 뭐 이것도 가다보면 뭔가 방법이 생기겠지란 마음으로 걸었다.







광진교를 건너고 목표로 삼은 암사대교까지의 거리는 3.7km

자전거를 타고 가면 금방일텐데 왜 걸어갔느냐고 누군가 물어 볼지도 모르겠다.

자전거를 타면 금방 갈수 있지만, 내가 걸어서 보는 풍경과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보는 풍경은 다르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뭐 미련하다 해도 어쩔수 없다.  ㅡㅡa









조금 걷다보니 나오는 경기도 표지판.

경기도와 가까운 동네다 보니 이런 표지판 보는게 그리 어렵지는 않다.








서울이 이런 풍경으로 보일 때 쯤.








암사대교를 만들고 있어서 지나갈 수가 없다는 표지판을 볼수가 있었다.

2010년 말까지는 통제 될꺼라고 쓰여있다.









구리로 가는 길을 따라 가다보면 이런 샛길 같은 자전거 도로를 찾을 수 있다.

걸어가는 내내 어디로 가는 지도 모르고 무작정 따라 걸었다.









그랬더니 결국 공사중이라 막혀있던 곳을 지나서 구리 한강 시민공원까지 걸어가게 되었다.







이건 증거 사진 ㅡㅡ???







농촌의 모습이 주요 테마인지 주로 이런 풍경을 볼수 있다.







결국 외곽 순환도로로 연결된 다리까지 걸어갔다.








가는 곳마다 공사중 ㅡㅡa








집으로 가는 길.

경기도 지역과 다르게 서울의 하늘은 뿌옇다.

구름이 마지막까지 다 보이지 않고, 뿌옇게 변하는 모습.









이렇게 경기도 쪽과는 너무 비교되는 모습이다.







다시 광진교를 건너면서 천호대교와 올림픽대교쪽을 찍은 모습.

역시나 가까이 와서도 뿌옇다.





약 5시간이 걸린 혼자만의 콘서트.

발에는 물집이 잡히고 발바닥은 엄청 고통스러워졌다.

아픔에도 재미가 있었던 건.

나만의 시선으로

나만의 노래를 듣고 걸을 수 있었기 때문이고,

나만의 사진을 찍을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왠만하면 2시간 이상은 안걷는 편이 좋다.

5시간 동안 걸으면 사실 좀 심하게 발바닥이 아프다. ㅡㅡ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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