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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매다.

길을 잃어버리고

무량수won 2010. 7. 20. 13:03




누군가 나에게 서울에서 삶이 어떠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그때 나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공기도 탁하고 사람이 너무 많아서 복잡하지만 결코 떠날 수가 없는 이유와 함께...



오랜 시간이 지나서,

나는 서울을 떠난 삶을 꿈꾸고 있다.




쉽게 떠나지는 못한다.

예전에 그 누군가에게 말해줬던 그 이유 때문에...



내가 사는 곳에서는 먼 한강 공원에 간다.

걸어서 10분이면 갈수 있는 한강인데 굳이 멀리까지 가는 이유는,

나도 서울에 살고 있음을 확인 받고 싶어서다.



분명 같은 하늘아래 같은 도시에 사는 사람들인데,

자꾸만 내가 초라해짐을 느낀다.



꽤 잘난척 하며 살았던 적도 있었다.

그래서 정말 잘난줄 알았고,

세상이 우습게만 느껴졌었다.



그런데 그 우습기만하던 세상이 언제부턴가

무서워졌다.

더 이상 내가 잘나 보이지 않았다.



숨었다.

꽁꽁 숨고만 싶었다.

사람들이 싫었고,

사람들이 무서웠다.



내가 왜 존재하는지 의문만 늘어갔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찾기보다.

내가 하지 못하는 것만 보게 되었다.



서울이 싫어졌다.

서울을 벗어나고만 싶었다.



그런 곳인데,

마음 한 구석에서는 인정을 받고 싶었다.

사람들에게.

세상에게.



그래서 조금 힘들지만,

누구도 관심 가져주지 않지만,

나도 당신들과 같은 하늘아래 있음을 확인하기 위해,





먼 곳까지 가서 바라본다.

나와 다른 사람들이지만,

나와 같은 사람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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