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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이란 무엇인가 - 에르네스트 르낭 본문

독서 토론 모임

민족이란 무엇인가 - 에르네스트 르낭

무량수won 2010. 12. 21. 20:12





민족이란 무엇인가?

우선 이 이야기를 하기 전에 꼭 알고 있어야 하는 역사적인 사실이 있다. 민족주의라는 개념이 전세계에 퍼지게 된 것은 19세기이며, 아시아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던 개념이 아닌 서양에서 새로 생겨난 개념이다. 그래서 서구의 알파벳으로 적혀있던 단어가 아시아에서 번역이 되길 당시 한문으로 민족주의(民族主義)가 되었고, 그 한자에 담긴 의미로 아시아 사람들은 흔히 인식을 한다.

하지만 이 개념의 원본이라 할수 있는 것은 아시아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던 민족주의와는 다른 단어였다. 내셔널리즘(nationalism)으로 표현되는 이 단어는 영어를 많이 접해본 젊은 세대라면 그 느낌을 얼핏 느낄수 있겠지만 민족보다는 다른 의미가 큰 단어다. 오히려 그 의미를 바꾼다면 국가주의가 더 옳다고 할수도 있다. 물론 이 또한 정확한 대체단어는 아니다.

그렇다고 내셔널리즘과 민족주의가 전혀 다른 말이거나 의미가 전혀 안맞는다 할수는 없다. 다만 서양에서 생각하던 의미와 아시아에서 특히 한국에서 흔히 생각하는 민족주의개념과는 조금 다르다. 즉 이것은 이 당시 서양에서 들어온 개념들이 아시아에 전파가 되면서 오해 아닌 오해를 낳게 되었고 기존 가치관의 차이에 의해서 변질된 것이 있음을 참고해야만 한다. (이건 참고일뿐 전혀 다른 의미다라고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기에 이 글에서는 서양사람들의 내셔널과 아시아의 민족을 구분하지 않았다.)






에르네스트 르낭의 민족이란 무엇인가는 강연을 글자화 한 것이다. 내가 읽었던 책의 편집 덕분에 다른 연설문이 민족이란 무엇인가라는 연설문을 읽기 전에 꼭 읽어야 하는 것처럼 읽었는데, 에르네스트 르낭이 가지고 있던 민족이란 개념의 변화나 기본적으로 그의 생각을 참고 할수 있는 연설문이었을 뿐이었다. 민족이란 무엇인가 부분을 읽고나서 왠지 속았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ㅜㅜ

그건 내 사정일 뿐이고, 이 연설문에서 에르네스트 르낭은 무엇을 말하는가? 그는 당시 민족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에게 인식되는 것을 허상을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하나씩 깨부수고 있다. 이런 대중의 인식은 21세기라 말하는 현재 많은 한국의 대중들도 가지고 있는데, 비록 비유가 서양의 역사 다시 말해 유럽의 역사를 중심으로 바라보고 있어서 이에 대한 상식 없이는 조금 이해하기 힘이 들수도 있지만 적절한 이유로 설명을 해주고 있다.

흔히 종족, 언어, 종교, 지리적 위치 등으로 민족을 구분짓는 사람들이 많았는지 그는 이를 하나씩 이들이 민족을 이루는 단위가 될수 없음을 논파하고 있다.

누군가는 유럽은 워낙에 충돌이 많았고, 사람들이 다양했기에 당연한 이야기일 뿐이고 한국은 해당사항이 없고 고귀한 단일종족의 한민족이다라고 말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게 순진하게 믿기에는 한반도라는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전쟁이 있었다. 그래서 과연 그 고귀한 단일종족의 한민족이 핏줄을 지킬수 있었을까에 대해서 크게 의심이 들수밖에 없다. 이런 이들이 흔히 하는 실수 중에는 한국 역사상 남을 침입한 적이 없고 방어만 했다는 식의 헛소리도 한다. 그렇게 침입만 받으며 단일 종족을 지켜왔다면 완벽하게 외부의 침입을 막았어야 하고, 단일국가로 이어졌어야 하지만 누구나 알고 있듯이 한국은 단일 국가로 쭉 이어지지도 않았으며, 완벽하게 외부 침입을 막지도 못했다.

종교 또한 토속 종교에서 불교로 바뀌어가고, 고려시대에 와서는 유교가 자리잡기 시작해 조선시대를 지배했으며, 지금은 종교적 자유가 있는 세상이 되었다. 지리적 위치 또한 한반도로 국한시키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렇다고 연변에 있는 조선족을 외국인이라 칭하지 않고, 재일교포를 외국인이라 하지 않고 같은 민족이라고 주장하는 것을 봐서는 이 또한 말도 안되는 것이라 할수 있다. 거기에다가 러시아에 끌려갔던 조선인들의 후손을 고려인이라 하며 한민족이라 칭하는 것만 봐도 지리적 위치로 한정하기에는 어렵다는 것을 알수가 있다. 물론 지금이라는 시간적 상식으로 생각했을때 조금 각박한 기준부합이긴 하지만...

르낭은 이 연설문에서 민족이란 공통적인 정신적 유대가 있는 사람들이라고 이야기한다. 종족이 다르고 언어가 다르고, 종교가 다르며, 지리적 위치가 달라도 같은 민족이라는 생각과 서로를 단결시켜주는 힘을 가지게 해주는 것을 민족이라 인식시켜주는 것이라고 말한며, 이것은 결코 과거에서 부터 하나의 조상 혹은 하나의 역사로 이어진 것이 아닌 수 많은 사건과 이야기속에 만들어지고 생겨난 것이라고 한다.



이 글을 읽고 민족이란 개념을 다른 것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싶다. 물론 글 처음에서도 밝혔지만 아시아에서 생각하는 민족주의의 개념과 내셔널리즘의 의미는 어느정도 차이가 있다. 하지만 이런 민족의 정의라면 아시아에서 말하는 민족의 개념과도 잘 맞아 떨어지지 않나 싶다.

이미 이렇게 19세기에 이야기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1세기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민족이란 개념에 종족적 혹은 혈연적인 이유를 자꾸 넣어두는 것은 이를 통해서 좀더 쉽게 사람들을 이용해 먹을수 있게 하기 위한 위정자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민족이란 것의 정의는 르낭이 이야기 한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수긍할 수 있지만, 한국의 많은 사람들은 이런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기에는 그동안 너무 많은 민족주의적인 강조가 있었지 않았나 싶다. 특히 민족주의적이지 않는다면 애국적이지 않다는 식의 연결고리와 민족의 범위를 좁히고 아직도 민족의 우수성을 강조하고, 다른 민족에 대해 깍아내리는 듯한 교육의 현실은 점점 다양한 사람들과 섞여서 살아가야 하는 현재와 미래에 있어서 많은 혼란을 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래서 이론적으로는 누구나 쉽게 그래 이렇게 되야지 하면서 받아들일수 있지만 막상 현실에서는 한국에서 한국인으로 살려고 하는 외국인들을 그저 외국인으로만 취급하는 것이 아닐까?



한국에서 민족은 민족주의적인 강조와 애국심을 높이고자 시행되었던 교육의 산물이며, 과거 19세기에 서양 국가의 제국주의에 맞서기 위해 사람들을 단결시키려고 사용되었던 민족주의의 이어짐이었다. 그로인해서 일본의 제국주의적 야심에 맞서 싸울수 있는 힘이 되고, 현재 한국의 모습으로 성장하는 원동력이 되었지만, 그 반면에 많은 대중들이 지금처럼 성장 시키기 위해서 가진자들에게 많은 것을 희생당했다는 점과 그저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다른 것을 배척하려는 성향 때문에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인이 될수 없어 겪고 있는 어려움도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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