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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및 답변

거짓말에 대한 고민

무량수won 2011. 5. 10. 10:29


거짓말은 죄악이라며 굉장히 멀리하고 살았다. 마치 거짓말을 하는 순간 지옥 불구덩이에 빠지는 냥.



곰곰히 생각해본다. 거짓말이 그렇게 나쁜 것이었나? 거짓말이 꼭 그리 멀리 해야하는 것이었던가? 거짓말의 좋은 점은 없던 것이었나?

도덕과 관련된 철학서들을 슬쩍슬쩍 훑어보고 있으면, 보통 거짓말은 나쁘다한다. 내가 요즘 보고 있는 공리주의에 대한 책에서는 어쩔수 없이 거짓말을 해야하는 경우에는 에둘러 말하라고 한다. 즉 사실을 말하되 논점을 벗어난 말을 통해 그 위기를 벗어나라고 한다. 이는 거짓말은 굉장히 나쁜 것이기 때문이고 피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인 것이다.

흔히 사람들은 어쩔수 없이 거짓말을 하게 되면, 하얀 거짓말이라는 이름을 붙여 자신의 거짓말을 정당화 한다. 그리고 위기의 순간을 넘겼으니 괜찮다고 하며, 잘 되었다 말한다. 나는 이런 거짓말 조차 나쁘다 생각했었다. 모두가 서로에게 사실을 말한다면 비리도 없어질 것이고, 모두가 정직해지니 행복한 세상이 될 것 같았다.


그런데 이런 내 생각을 여지없이 무너뜨려준 것은 내가 글이란 것을 끄적이는 행동 때문이었다. 앞선 생각 때문에 글도 솔직하게 쓰다는 목표로 글을 쓰고 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문제는 그렇게 글을 쓰다보면, 자꾸만 어떤 부분에서 막히게 된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많이 막히는 부분은 나를 극대화 시키거나 극소화 시킬때며, 내 감정을 엄청난 과장을 해야 할 때다. 더불어 소설이란 장르에 도전한답시고 끄적끄적 거릴 때는 정말 눈물이난다.


기사를 쓸때나 정확한 이야기를 전달해야 할때는 이런 거짓말이 필요없다. 사실을 전달하고 내 생각을 그대로 전달하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존재 하지 않는 이야기를 써야할 때와 그 이야기를 통해서 사람들에게서 어떤 감동을 불러 일르킬때는 거짓말이 꼭 필요하다. 이런 거짓말이 익숙치 않은 글을 쓰게 되면, 다른 이에게서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일은 적어지고 화를 불러일으키기 쉬워진다. 없는 사실에 대해서 꾸미는 능력이 부족하기에 감정도 꾸미기가 힘들다.

거짓말을 해본적이 거의 없는 나 같은 경우 내가 해보지 않은 일에 대한 혹은 보지 않은 것에 대한 글을 쓰는 것이 매우 어렵다. 어느 누구나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상상을 통해 이런 저런 이야기 맞추기를 하는 것에 대한 훈련(?)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그런 상상조차 어려운 것이다. 더불어 순간 순간 그 거짓말로 인해 벌어질 사건을 짜맞추는 능력도 부족하다.

아주 오래 전 부터 나는 한 가지 거짓말이 발각이 되었을 때 대처방법을 솔직하게 이야기 하는 것만 했었지 그것을 다른 것으로 포장하지 않았다. 덕분에 이런 저런 손해를 많이 보면서 살았다. 어쩌면 나만의 생각인지는 몰라도.


거짓말의 힘이 여기에서만 발휘되는 것은 아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나를 누군가에게 소개시켜야 할 때도 필요하다. 특히 이 소개가 돈과 관련이 되어있다면, 그 거짓말이 화려하고 상대의 눈에 나를 화려하게 비출수 있는 만큼 쉽게 그리고 빨리 그 돈을 얻어낼 수가 있다. 나와 같은 인생을 살은 사람들은 이것을 사기라 불러왔지만, 세상 사람들은 이것을 자신을 꾸밀줄 아는 능력이라 평했다. 그리고 그정도 거짓말은 할줄 알아야 한다 말한다. 그들은 쉽게 일단 계약서를 쓰고나면 장땡이라고 했다.


이성을 만날 때도 이 거짓말은 또 다른 위력을 발휘한다. 이성에 대해서 호감을 불러일으킬때 이 거짓말이 능수능란하다면 좀 더 쉽게 이성을 만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사실이 아닌 헛된 칭찬과 전혀 맞지도 않은 사실을 덧붙여서 그에게 혹은 그녀에게 말을 해주면 상대는 그것을 사실로 받아들이거나 혹은 거짓인줄 알면서도 기분이 좋기에 좋게 받아들이게 된다.

만약 사실만을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라면? 상대에 대한 과대 포장은 하지 않으며, 오히려 상대가 싫어할 만한 사실을 끄집어내서 말함으로써 상대의 기분을 나쁘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이성을 향해 자신의 마음을 두배 세배 부풀려 말함으로써 상대의 호감을 사기보다 오히려 절반으로 줄이는 행위를 함으로써 상대의 호감을 사지 못하게 되는 것은 거의 필연적이다.


이런데도 거짓말은 그저 나쁘다고만 해야하는 것일까? 아니면 거짓말에 쉽게 현혹되고 그것을 당연하다 여기는 세상 사람들이 나쁜 것일까?


이글은 이런 저런 고민을 하다가 글이 안써지는 이유를 거짓말을 못하는 성격에서 찾아 거짓말에게 그 죄를 뒤집어씌우는 어떤 이의 변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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