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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6월 14일의 잡담. 본문

잡담 및 답변/시사잡담

2011년 6월 14일의 잡담.

무량수won 2011. 6. 14. 21:01


시.

지옥철이라 불리는 출근시간의 지하철을 타고 출근을 한다. 지옥철을 벗어나 회사로 가는 길에 사람들의 뒷모습을 보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시가 떠올랐다.

너무나 괜찮다는 생각에 자꾸 되뇌이다가 회사 도착하기 1분전에 생각을 바꿨다. '이 시는 나와 인연이 없구나. 내 손을 통해서, 내 입을 통해서 세상의 빛을 볼 수 없겠구나.' 충분히 되뇌이며 글을 쓸수도 있었지만 회사에 들어서는 순간 무량수는 잊어야 했다. 그래야 돈을 벌 수 있으니까. 무량수는 그곳에서 살수가 없으니까. 그리고 하루 종일 일과 씨름한다. 퇴근하고 무량수가 되었지만 그 느낌은 사라졌고, 그 단어 하나 하나가 머리속에서 지워진지 오래다.

출근할 때마다 비슷한 이야기가 맴돌겠지만, 매번 일을 하고 나오게 되면 그 느낌은 사라질 것이다.

그래서 슬펐다.


글.

하는 일이 글쓰는 일이라 열심히 글을 써야 한다. 무량수가 아닌 현실의 이름으로 쓰는 글. 무량수의 자유로움과 무량수의 자신감과 무량수의 오만함이 사라진 돈받기 위해 쓰는 그들을 위한 글. 그런 글을 쓰더라도 누군가가 글에 대해 지적을 하면 화가난다. 아무리 좋은 이야기로 아무리 조심스럽게 이야기 해도. 무량수는 잠시 떠나있지만 그래도 글쟁이이고 싶은 마음은 한구석에 남아있나 보다.


왕좌의 게임. 일명 얼불노.

HBO의 드라마다. 흔히 미국드라마라고도 이야기 한다. 판타지 소설이 원작이고, 한국에 나온 번역은 개판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나는 원서를 샀는데, 4장 이상을 못읽고 있다. 일 때문이라는 변명꺼리와 소설의 느낌을 그대로 읽고 싶은 욕심 때문에 진도가 안나간다.

드라마는 벌써 9편까지 진행되었다. 다음주면 10편이 방영되고 1시즌은 막을 내리게 된다. 9편을 보다가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이미 등장인물들이 죽는 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특정 인물이 죽을 때가 다 되었음을 알고 있었지만 괜시리 눈물이 흘렀다. 명예를 위해 살다가 가족을 위해 명예를 버린 사람. 그 댓가로 치뤄지는 죽음. 참으로 오랜만에 웅장한 이야기를 보는 듯했다. 소설도 그런 감동이 있으려나? 내년에 2시즌이 시작할 때까지 1부나 다 읽을 수 있으려나?

엉뚱한 생각이긴 하지만 문득 이슬람지역에서 벌어지는 명예 살인이 이해가 가기도 했다. 드라마는 명예롭게 자신의 죽음을 결정하는 것이고 이슬람지역은 명예란 이름으로 여자를 죽이는 비교가 안될 만큼의 큰 차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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