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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거닐다 - 열세번째 이야기 본문
처음에 시작했던 마음은 더 이상 없다.
열세번째 이야기를 위해서 걸었던 내 걸음에는 처음의 설레임은 더 이상 남아있지 않았다. 언제부터였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어느새 의무가 되었고, 습관이 되었다. 이번 걸음도 그랬다. 그저 습관 중 하나였을뿐 설레임이란 단어는 남아있지 않았다.
사진에 기교가 들어갔을 때 부터였을까? 사진에 대한 무언가를 알게 되었기 때문이었을까? 많이 찍지 않게 되었다. 좀 처럼 맘에 드는 장면이 눈에 띄지 않는다. 찍어야겠다는 의무감이 생겨서 억지로 찍거나 무언가 멋있어 보이려고 찍기 일쑤다.
반성한다. 솔직히 오래 전에 들어있던 사진 속 이야기가 사라졌다. 이번 걸음은 그에 대한 결정판일지도 모르겠다. 4시간을 걸으면서 찍었지만 좀 처럼 맘에 들지 않는다. 그나마 처음 걸었을 때 느낌이 살아있는 사진을 올린다.
언제나 보게 되는 전선들.
하지만 우리주변에 너무 많이 있어서 그리 지저분하다 느끼지 못한다.
처음 시작할 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지만 서울의 가장 대표적인 것은 이 거미줄 같은 전선이라고 생각한다.
경고가 없다면, 엉망이 되어버릴 수 밖에 없는 도로.
수 많은 이정표와 표지판.
도심에서 꽃이란...
서울의 대표적인 불청객들.
가락시장의 입구 중 하나.
서울 시민의 입안에 들어가는 것들의 상당수가 들리는 이곳.
서울 삶의 입구.
산이 있어야 할 자리를 차지한 아파트라는 거대한 산들.
산은 시간이 갈수록 자신의 키를 낮추었지만,
아파트는 시간이 갈수록 자신의 키를 높인다.
산은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서 변하지만,
아파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롭게 변한다.
도로 끝에서 언제나 서울 사람들을 반기는 것은 높다란 건축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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