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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outsider의 생각누리
이웃과의 싸움 본문
누군가의 화난 목소리가 섞여있는 큰 소리가 밖에서 들려서 문을 열어 살펴봤다. 옆집 사람과 아랫집에서 올라온 듯한 사람이 목소리 높여 싸우고 있었다. 내가 살고 있는 집은 복도식 아파트다. 지어진지 20년이 넘은 이런 아파트에서 이웃끼리 싸우게 되는 일. 혹은 누군가 나와 같은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얼굴 맞대고 말이라는 것을 하게 되는 경우는 보통 층간의 소음 문제에 대한 것 뿐이다.
내가 문을 열고 싸우는 사람의 복장과 상황만 보고 한번도 얼굴을 본 적 없는 사람들의 싸움의 원인을 알게 된 것은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아이들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이야기는 층간 소음문제가 확실함에 확인 도장을 꽝하고 찍었다.
싸움의 원인과 그 문제의 피해자와 가해자 이야기를 떠나서 문득 든 생각은 만약 아랫층에서 올라온 사람이 윗층으로 찾아갔을 때 왠지 모르는 미안한 마음으로 조용히 해주기를 청했다면, 그들이 그렇게 얼굴을 붉히면서 싸울 필요가 있었을까? 혹은 아이들을 좀 더 얌전히 단속하겠노라고 윗층 사람이 미안한 마음으로 사죄를 구했다면 서로 기분이 나빴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추측컨데 분명 아랫층 사람은 아이들의 쿵쾅거리는 소리에 약이 올라서 그 분풀이를 윗층 사람에게 했을 것이고, 이런 그의 화에 윗층 사람도 앞뒤 안가리고 화를 냈을 것이다. 그러니 그렇게 서로 큰소리를 내며 싸우게 되었으리라.
결국 서로가 조금씩 물러나 말을 곱게 했다면 싸움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서로 얼굴볼 일은 많지 않겠지만 싸움으로 서로의 얼굴을 각인 시켰으니 아마 오며가며 서로의 얼굴을 보게되면 서로 민망할 것이다.
이 싸움에서 그들은 자신이 목소리 높여 상대의 기를 꺽어야 한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그 분위기를 타서 내가 이겼다는 승리의 느낌을 만끽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싸움의 끝은 하루 종일 서로를 찜찜하게 만들 뿐이다. 결코
승리의 느낌을 만끽할 수는 없다. 이런 사건으로 상대의 기를 꺽었다고 기분 좋아 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복도식 아파트라 방안에 가만히 누워있으면 사람들이 지나가는 인기척을 느낄 수 있긴 하지만 옆집에 사람이 사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모른다. 사실 이번 경우도 나는 옆집에 사람이 안사는 줄 알았다. 딱히 인사 할 일도 인사 할 이유도 없었고, 관심 조차 없었다.
결국 '옆집에 사람이 살고 있음을. 그 사람들이 누군가와 싸우는 것을 보고 알게 되다니!' 그냥 누군가 살고 있구나를 느끼게 된 것일 뿐이긴 하지만 이렇게 사람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이 나를 묘한 느낌에 젖어들게 만들었다.
“이런게 진짜 도시생활이지.” 라며 씁쓸한 여운을 느낀 것이다. 그렇다고 당장 인사할 용기 따위는 없고, 아니 서로가 그런 인사를 부담스러워 할 것이다. 누구라도 그렇게 내가 사는 집에 찾아온다면, 굉장히 부담스러워 할 것 이기에…
오히려 얼굴 모르는 인터넷 상의 친구들 혹은 게임상의 친구라 불리는 사람들이 옆집 사람보다 더 친근할 정도니 이웃 사촌이란 말은 이제 사라져야 할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가끔 우스겟 소리로 이런 이야기를 한다. “같이 신나게 인터넷으로 친목을 과시하던 사람이 알고보니 옆집 사람이라면?”, 혹은 “인터넷에서 열심히 싸우던 사람이 알고 보니 옆집사람이라면?”
이런 상황이 연출되면 나는 어떻게 행동을 할까?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라면 어찌 행동할 것인가? 진짜 나와 옆집에 사는 사람이 이 글을 읽으면 어찌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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