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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outsider의 생각누리
별거 없어 보이는 곳에 사진을 찍으러 가는 건... 본문
이쁜 건 없어.
나도 모르게 한 대답이다. 누군가 나에게 거기 가면 사진 찍을 것이 있느냐 물을 때 마다 이렇게 대답한다. 비꼼이 숨겨진 대답이다. "너희들은 이쁜 것만 찾아다니니까 그곳에 가면 찍을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라는 말을 줄여서 하는 말이다.
내가 만약 프로가 될 생각이었다면 남들이 갔던 길을 그대로 따라갔을 것이다. 아니 프로라는 말을 듣기 위해서는 그래야만 하는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내가 생각하는 사진이라는 것은 흔히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는 다르다. 나는 꼭 멋져서 혹은 이뻐서 찍기 보다 이야기를 담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찾아낼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본다.
좋게 말하면 예술을 하는 이의 생각이고 나쁘게 말하면 괴짜스러운 생각이다.
사진은 기술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술의 도움을 받아 만들어지는 것이다. 사진은 내 눈에 보이는 것을 담는 것이지만, 내눈이 보고 머리가 생각한 것을 표현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사진이 동영상과 다른 이유고, 다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이건 그림이 실제를 그대로 표현할 수 없음에도 존재하는 이유기도 하다.
누군가 진지하게 나에게 사진은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사진이란 우연이 만들어내는 것이고 찍는 사람의 생각이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진을 찍는데 공식은 없다.
인위적으로 연출하고 또 이쁜 것만 찾아서 찍으러 다니는 사람들을 비난하려는 목적은 아니다. 다만 대다수가 흔히 생각하듯 사진은 인위적으로 연출하고 기술로 만들 수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남들이 거들떠 보지도 않는 곳을 걷고 또 그곳에서 어떤 것을 찍는다. 순간이 만들어내는 그리고 제한된 시야가 만들어내는 어떤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서.
누군가 나에게 찍을 것도 없는 곳에 왜 가느냐고 물어본다면 내가 대답할 수 있는 것 "이쁜 건 없어."라는 이 한 문장 외에 할 수 있는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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