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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의 엉터리 트위터 회의론과 진중권 본문

문화 컨텐츠 연구

조선일보의 엉터리 트위터 회의론과 진중권

무량수won 2012. 2. 12. 20:59

소비되는 진중권, 장사되는 진중권.

요즘 인터넷 뉴스를 보고 있으면 진중권이 관심을 받고 싶어서 잘나가는 사람들에게 태클걸고 사회적인 문제에 모두 태클을 걸고 다니는 것 처럼보인다. 물론 그가 하는 행동에 그런 의도가 없으리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그가 언론을 그렇게 떠들석 하게 하는 것이 그만의 죄(?)인지도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번 포스팅에서 진중권을 분석하는일은 하지 않겠다. 내가 여기서 촛점을 맞추고 싶은 것은 언론이 만들어내는 진중권이니까. 아무리 내가 시간이 많이 남아돈다고 해도 그런 재미없는 일에 매달리고 싶지는 않다. 게다가 이미 많은 네티즌이 그를 분석하고 있다.

인터넷 상에서 여론에 참고가 될 만한 이야기를 잠깐하겠다. 내가 둘러본 바에 의하면 그를 분석하는 글들의 상당수는 나쁜 이야기다. 일단 분석이 들어가면 나쁜 이야기가 나올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모두 동조하는데 어느 누가 상대의 의견 하나하나를 신경써가면서 설명을 하겠나? 외국어 번역하는 것도 아니고... 때문에 네티즌들이 진지하게 분석한 것들이 진중권을 나쁘다 말하고 있어도 절대 다수가 진중권을 욕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아무튼 요즘 진중권은 가장 잘팔리는 소재다. 왜냐하면 진중권은 대중에게 잘 알려졌는데 거의 모든 이슈에 대해서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뿐인가? 대중들이 생각하기 같은 편이라 생각했던 진보(?) 진영의 인사들까지 무차별적으로 공격한다. 요즘 가장 시끄러웠던 것은 나꼼수 멤버들이고, 조금 약한 것으로는 한겨레의 허재현기자가 있다.

그래서 언론에서 그를 주목한다. 어떤 언론이? 당연히 스스로 보수라 생각하는 언론들이다. 여기에 덩달아 각종 인터넷 언론들이 그를 주목하고 그가 쓰는 트윗들을 기사화 하려고 한다.

이건 어떤 의도가 있는 것일까? 사자성어 하나를 써보도록 하자.

以夷制夷(이이제이)

이게 무엇이냐면 적으로 적을 물리친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적들끼리 싸우게 만들고 마지막에 들어가서 깃발을 꼽고 승리를 외치는 행위를 말하는 단어다.


보수언론이 바라보기에 진중권은 이이제이를 실현시키기에 좋은 멋잇감이기 때문에 그를 이용하는 것이다. 대중에게 진보라 생각되는 진중권의 공격성 멘트를 모아 모아서 진보진영의 사람들에게 "야 니네편이 이런이야기 하는데 넌 뭐하냐?" 요런 용도로 쓰는 것이다.

이것을 논리적인 이야기로 풀어보면 스스로 모순에 빠지게 하는 것이기도 하다. 스스로 보수라 칭하는 사람들이 보기에 진중권은 진보와 한 몸뚱이다. 그러니까 보수언론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진중권이 진보인사들을 공격하면, 그건 진보라는 녀석이 스스로의 머리를 치는 면서 혼자 싸우는 모습을 연출하는 우스운 꼴이 되어 버린다. 스스로 모순에 빠진 사람들을 더욱 더 정신 못차리게 부추기는 것을 보수언론이 하고 있다고 보면된다.

그러니 보수는 진중권의 멘트에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 수 밖에 없고, 진중권의 멘트 하나하나를 기사화 시키기 바쁘다. 재미난 것은 이런 보수 놀음은 진보언론들도 같이 놀아나서 똑같이 진중권의 멘트를 기사화시키려고 준비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럼 중소언론들은 어떻게 될까? 당연히 이들이 따라가지 않을 쏘냐? 이미 주요 언론에서 떠들어버려서 사람들이 다시 재생산하고 있는데 말이다.

여기서 나 스스로도 비판해야 하는 것이 있는데, 블로거들도 언론과 같은 이유로 진중권을 이용한다. 나도 덕분에 진중권을 가지고 블로그에 사람들 유입을 꽤나 끌었다. 이글도 그런 맥락에서 태어났다고 비판해도 그런 비판을 피할 수는 없다. 


어찌되었든 진중권은 그가 의도를 했든 하지 않았든 언론들의 맛나는 멋잇감일 수 밖에 없다. 그러니 그의 트위터 말 한마디 한마디가 엄청난 영향력을 가지게 된다. 이렇게 돌아가는 순환고리는 진중권이 소비되도록 만들고 많은 이들의 장사꺼리가 되버리는 것이다.

모두가 보수 언론에게 농락을 당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파워 트위터러들이 트위터를 끊는다고?

이런 보수언론의 행태를 제대로 담고 있는 것이 바로 조선일보의 기사가 아닐까 싶다.




파워 트리터리안들이 트위터를 끊고 있다는 제목으로 기사를 올리면서, 진중권의 트윗 멘션을 인용했다. 그러면서 도데체 이들이 왜 트위터 전문가로 칭해지는지 이해가 안가는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끌어와 이런 이야기를 전달한다.

유명인들이 트위터로 재미보다가 욕먹고 삐져서 끊었다.
기존에는 트위터에 진보 색이 강했는데 이제 그 균형을 찾고 있다. (달리 해석하면, 보수들의 트위터 진출이 성공했다)
유명인들의 목소리가 그동안 너무 컸서 선동되었었는데 그들이 그만둠으로써 보통사람들의 목소리가 커졌다. (달리 해석하면, 보수들의 트위터 진출이 성공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한다. 물론 문자 그대로 하면 이런 요약은 할 수 없지만 내가 보기엔 그들의 의도가 이것 이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면 대다수의 네티즌들이 이렇게 반응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니까 "진보색이 강한 트위터는 하지말자"라는 반응을 이끌어내고 트위터를 통해서 커지는 여론을 잠재우고 싶은 의도인 것이다.

하지만 이건 애초에 진중권을 비롯한 트위터 사용자로 유명한 사람들에 대한 이해없이 무조건 가져다 쓰고 보자는 의도에서 나온 기사다. 그러니까 앞서 말한데로 자신들이 필요할 때 필요한 곳에 이용하는 것 이상은 아니라는 소리다.


왜 그런지 진중권의 원래 멘션을 살펴보자.


진중권의 당시 트위터를 보면, 트위터를 그만 둔다는 것이 아니라 140자라는 공간의 제약 때문에 진지하고 깊이있는 대화가 어려우니 다른 곳에서 깊게 이야기하고 그 컨텐츠를 SNS로 링크를 하겠다고 한다. 그러니까 조선일보는 제대로 된 이해도 없이 마구잡이로 끌어다 입맛에 바꾸다 보니 제목을 저런식으로 지은 것이다. 


그러자 진중권이 이 기사에 대해 반박을 하고 나섰다.




이러자 조선일보는 냉큼 제목을 바꿔 버린다. ㅡㅡ;;




이렇게...



그럼 지금 트위터를 이용한 대화에는 이상없나?


그런데 나는 이정도 해프닝만 담으려고 이번 포스팅을 시작한 것이 아니다. 조선일보가 기사를 엉터리로 쓰긴 했지만 트위터에 심각한 회의를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앞선 진중권의 트윗에서도 나타나지만, 많은 사람들이 트위터의 한계를 느끼고 있다. 첫째는 트위터라는 공간이 전달할 수 있는 글자 제약이 몰고오는 오해와 답답함이다. 누군가 긴 글을 쓰려고 하면 신나게 트위터 타임라인을 점령해야만 한다. 관심 있는 사람들이야 재미나게 보지만 그렇지 않는 사람들은 그저 지저분한 공해가 될 뿐이다.


이게 무슨 말이냐하면, 나는 듣기 싫고 보기 싫은데 누군가의 주절거림을 어쩔수 없이 듣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글 쓰는 사람들도 진지한 이야기를 쓰기가 힘들어지고 내용을 모두 전달하지 못하고 그만 두게 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그럼 진지하고 긴 대화는 어려워진다. 진중권이 회의를 느낀 부분도 바로 이점 이라고 생각한다.


두번째로는 끼리끼리 놀게 된다는 것이다. 트위터를 비롯한 SNS의 장점이면서 단점인데 내가 듣기 싫은 글을 차단하다보면 어느새 이야기는 나와 친한 사람들 그리고 언제나 의견에 동조해 주는 사람들만 남게 된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 끼리 맞아맞아 하다가 우리가 하는 이야기다 무조건 옳다는 식으로 결론이 나게 된다.


그러니까 우물안에서 개구리들이 세상을 판단하는 꼴이라고 할까? 자꾸 그 우물을 깊게 만들고 좁게 만드는 것이 트위터의 큰 단점이 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일찍이 트위터를 활용했던 사람들의 다수는 트위터를 떠난 상태면서 많은 사람들이 멀리하게 되는 이유가 되고 있다.



결론을 내자면, 사람들이 트위터를 시작할 때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기대로 접했지만 실상은 점점 이야기 하는 사람과 이야기하는 주제가 스스로 제한(남들을 의식해서)을 하게 되다보니 애초에 기대한 것을 얻지 못하고 떠나게 된다는 것이다. 그 수를 내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트위터를 오래 사용하면 할 수록 그런 단점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생각한다. 


조선일보의 기사와 진단은 엉터리가 확실하지만, 그런 의심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소가 뒷걸음 치다가 쥐를 잡은 의심이라고 할 수 있다. ㅡㅡ;;



앞으로 트위터는...


나는 이 트위터가 점점 유명인들과 팬들만의 공간으로 좁혀지리라 본다. 유명인들이 서로 떠들거나 유명인들이 대중들과 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공간으로만 전락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기도 하니까.


이런 진단은 내가 트위터라는 돌풍에 휩쓸려가지 못한 탓에 나온 질투심 섞인 진단이라고 일축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트위터가 점점 유명한 사람들 몇명에게만 집중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나? 일반인인 당신이 유명인의 도움 없이 트위터 상에서 얼마나 많은 트윗 상의 친구를 만들 수 있을지를 생각해 보자. 그런 당신이 얼마나 오랜 시간 트위터 안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하나?


당신이 만약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개발자라면, 트위터 이후에 것을 대비해야한다. 개발자가 아니더라도 지금 트위터에 대한 이야기는 트위터가 얼마나 좋은지를 찬양할 것이 아니라 트위터를 보완하기 위해서 혹은 새로운 것이 나온다면 어떠한 기능이 필요할지를 진지하게 생각해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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