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작은outsider의 생각누리

사진을 찍다보면... 본문

문화 컨텐츠 연구

사진을 찍다보면...

무량수won 2012. 5. 5. 21:24



사진을 찍다보면, 찍을 때는 뭔가 멋지다면서 찍어놓고 컴퓨터 화면을 보면서 실망하는 경우가 있다. 나름대로 찍을 때는 혼자서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찍는데, 집에와서 확인 했을때 보이는 그 허무함이란...


내가 느끼는 허무함은 일반적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느끼는 허무함과는 조금 다르다. 대다수의 경우는 사진이 이쁘지 않아서 허무함을 느끼지만 나는 내 사진속에서 뭔가 담겨진 이야기가 없어보여서 느끼는 것이다. 내가 사진을 찍으러 다니는 목적이란 이쁘게 찍고, 멋지게 찍는 것이 아니라 순간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싶은 것이기 때문이다. 어짜피 이쁘고, 멋지게 찍는 사람들은 차고 넘친다. 굳이 나까지 그 행렬에 끼어들 필요는 없지 않겠는가?


그런 느낌을 대표적으로 나에게 전달하는 사진이 바로 이 달 사진이다. 나도 모르게 찍을 때는 '우와~'라고 생각하면서 찍었는데, 집에와서 확인해보니 왜 찍었는지 생각도 나지 않고, 뭘 말하고 싶었던 것인지 전혀 느껴지지가 않았기 때문이다.


덕분에 그런 주제로 이렇게 포스팅 하나를 거의 공짜(?)로 채우고 있는 이유지만...




또 사진을 찍을 때마다 느끼는 것은, 사진이라는 것이 얼마나 사람들을 속이기 쉬운 기계(?)인지를 느끼게 된다. 예를 들어 위에 사진을 보자. 얼핏 보면, 해는 모두 진 상황 같은 느낌이 뭍어난다. 나만 그런가? 여하튼 그런데, 실상은 해가 쨍쨍한 시간에 찍은 것이다.


그러니까 얼핏 보면 '아 해가 서쪽으로 넘어간지 얼마 안되었나보다' 정도의 느낌이라면, 실제 상황은 '해가 언제질까? 더워 죽겠다. 달도 떴는데 해가 질 생각을 안하네?'의 느낌이 강한 순간이라는 것이다.


가끔 인터넷에 떠다니면서 사회적 이슈를 만드는 사진들의 진상은 충분히 왜곡되어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은 그저 그 상황을 표현하는 기계일 뿐 진실 혹은 사실은 모두 전달 할 수 없는 기계니까. 하물며 동영상에 찍혀있는 것도 진상을 알고보면 다른 상황이었음이 드러나는데 사진은 오죽하겠는가?




결국 사진은 사실이 아닌 사실을 남기는 기계인 것이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