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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방블로거의 한숨... 본문

문화 컨텐츠 연구/블로그란

변방블로거의 한숨...

무량수won 2012. 6. 1. 13:09

블로그를 하다가 가끔씩 다른 블로거들 덕분에 기운빠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뭐냐면, 내가 좋다고 생각하던 블로거가 글을 줄이거나 상업적인 모습으로 변해갈 때다. 뭐 나라는 인간이 다른 블로거에게 다가가는 일은 거의 없지만 그래도 나름 블로거기 때문에 몇몇은 종종 찾아간다. 답방이 아닌 내 기분 내킬때 ㅡㅡ;;


그런데 그 블로거가 어느 순간 글을 멈추거나 혹은 너무 눈에 띄게 상업적으로 변했을 때를 마주하게 되면, 왠지모를 배신감과 안타까움이 내 가슴을 휘감는다. 그나마 글을 멈추는 것은 바쁜일이 있겠거니 하지만 눈에 띄게 상업적으로 변하는 모습을 볼때는 그저 답답과 더불어 화가다.


여기서 말하는 상업적이라는 것은 단순히 광고를 본문 상단이나 블로그 내부에 붙이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지난번 깨끄미 사건과 같이 대놓고 물건 받아 홍보하는 식의 포스팅을 하는 모습이 나타날 때를 말하는 것이다.



블로그 세상이라는 곳이 기본적으로 이윤을 추구하는 곳이 아니다보니 글만 쓴다고 수입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덕분에 꾸준히 하고 열심히 하는 사람들은 어떤 생계를 위한 수입 차원에서 그런 유혹에 쉽게 빠지고 다른 블로거들이 용납(?) 해주는 분위기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나마 블로거들은 변한 블로거들의 글을 보면서 어떤 것이 홍보성 글이고 어떤 글이 자신이 원하고 자발적으로 쓴 글인지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블로글 해본지 얼마 안되거나 검색을 통해 글을 찾아다니는 사람은 쉽게 구별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덕분에 깨끄미 사건 이후 청탁(?)받은 리뷰에 대해서 "돈받았음"이란 식의 문구를 넣어야 된다고 정부 지침이 내려왔지만, 그걸 밝히는 것은 블로거와 기업 모두에게 득이 되지 않음을 알고 있기에 눈에 띄지 않게 리뷰를 사칭한 홍보를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일을 그냥 눈감고 "난 모르오!"라면서 넘어가는 것이 옳은 것일까? 아니면 "얘들 아직도 이러고 있대요!"라면서 고자질을 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솔직히 말하면 나는 어떻게 더 옳다고 말할 수가 없다. 물론 고자질이라도해서 그 모든 것이 바로 잡혀야 옳지만 동시에 나라는 인간이 블로거라는 정체성이 강하기 때문에 같은 블로거라 동질감을 느꼈던 이들을 향해 손가락질 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아마 머리로는 가능하지만 가슴으로는 어려운 행동이리라.


블로거라는 혹은 댓글 몇번 주고 받은 정 때문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심정이 되는지라 그냥 아픈 가슴을 손에 쥐고 조용히 댓글을 끊고 그 블로그를 찾아가지 않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덕분에 새로운 블로그를 찾아가도 왠지모르게 의심하게 되고, 댓글을 쉽게 달지 않게 되고 트랙백을 걸어두는 것 조차 인색하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가끔 트랙백을 걸어두고 나서 그들의 다른 글을 살펴보고 후회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오늘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광고판이 되어가는 블로그 세상을 바라보면서 씁쓸한 미소를 남길수 밖에 없는 내 자신이 한심하다고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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