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쑥 찾아오는 외로운 하루.

집에 돌아오는 길.

무심코 핸드폰에 저장된 사람들 이름을 살펴본다.

어쩜 이렇게도 연락 할 사람이 없는지...

특별한 일이 없을 때, 아무생각 없이 연락할 그런 사람이 없음을 느끼게 되면, 내 속에서 잠자코 쉬고 있던 외로움이란 녀석이 갑자기 활발해지기 시작한다. 이 외로움이란 녀석을 잠재우려고, 열심히 이름을 살펴보지만 누구하나 쉽게 문자보내기가 어렵다.

큰 마음 먹고 아는 이 몇명에게 문자를 보냈지만 그 누구도 답을 주지는 않는다. 안다. 그동안 오는 아는 이들의 문자에 대해서 무신경하게 답하고, 꾸준히 안부를 묻지 않았다. 평소에 시계 대용으로 들고 다녀도 딱히 외로움이 활개치지 않지만, 가끔 이렇게 나도 모르게 내 마음을 쑤시고 다닐 때가 있다.

이런 가슴 아픈 통증이 지나면 또 다시 무신경하게 잘 지내고 아는 이들에게 다시 차가워진다. 그리고 또 다시 통증은 내가 예상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움직인다.

이제는 이런 통증이 익숙해 질 때도 되었는데 참 적응하기 힘이 든다.

그렇게 집에 오는 길.

외로움을 가라앉힐수 있는 약이라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약국을 한 번 기웃거리다, 옷을 더욱 단단히 여미고 집으로 향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