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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및 답변/시사잡담

뉴스룸에서 뉴스데스크로 바꾸면서...

무량수won 2018. 3. 6. 23:29


작년 이맘 때 즘 나는 손석희가 JTBC 보도 책임자로서 한 실수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블로그에 글로 남겼다. 그후 JTBC 보도는 어떻게 변했을까? 그다지 변한 것이 없었다. 손석희는 그를 지지하던 이들의 쓴소리에 사과보다는 그들을 향해 훈계질을 했고, 문제의 본질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2017/04/13 - [잡담 및 답변/시사잡담] - 손석희의 뉴스룸은 억울한가?


2018년 3월 나를 비롯한 수 많은 사람들이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손석희의 뉴스룸을 향해서 쓴소리를 했다. 이 쓴소리에 그는 사람들이 문제 삼는 핵심은 이야기 하지 않은채, 자신들이 유리한 부분만 언급하며 시청자들을 향해 오히려 훈계했다. 정말 인터넷에서 그를 향해 쓴소리한 우리들은 그에게 훈계를 들을만 했을까?



이번에 쏟아진 그를 향한 비난의 시작은 미투운동이었다. 미투운동 자체가 나빴다는 것이 아니다. 그 운동과 관련해 이어지던 인터뷰 도중 등장한 한 인물에 대한 논란이 문제였다. 이미 인터넷에선 유명해진 인물이었다. 허위 사실을 가지고 상대를 성폭행범으로 만든 일 때문에 말이다. 이 때문에 법원에선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으로 처벌을 받았다. 그런데 뉴스룸은 이 사실을 그 논란 속 인물이 "무고죄"를 받은 적이 없고 그저 "명예훼손"에 대한 벌을 받았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마치 그 논란의 인물이 2차 성폭력의 피해자로 이어진 보도를 통해 만들어버렸다. ㅡㅡ;;


사람들에게 인식되어진 무고죄인지 아닌지의 여부는 명예훼손죄 앞에 붙어있던 "허위사실 유포"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부분은 쏙 빼놓았던 것이다. 이걸 검증한 것은 무려!! 팩트체크팀이었다.


이 점에서 사람들이 발끈 했던 것이다. 이미 몇년 전 등장했던 메갈이란 인터넷 커뮤니티에 대해 뉴스룸은 사실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인터넷에서 여성운동을 주도하는 사람들로 둔갑 시켰던 적이 있다. 남성들 사이에서 일베가 거부되고 있듯, 여성들 사이에서도 거부되고 있는 이 커뮤니티를 감쌌던 것이다. 이에 대한 비난이 들끌었지만 JTBC는 제대로 된 사과하거나 해명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종종 JTBC를 비난하는 이들이 뉴스룸을 메갈룸이라 부르기도 했다.


유난히 여성관련 보도에 있어서 사실 확인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채 보도되는 문제가 반복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 보도에 관련된 음모론도 스믈스믈 올라왔던 것이고, 뉴스룸에 대한 비난이 거세졌던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오늘(2018.3.6)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에서 손석희는 문제의 발단이 된 지점이야기는 쏙 빼고 자신들을 향한 비난이 잘못되었다며 시청자들을 향해 훈계하듯 브리핑을 했다. 정말 그는 이 문제의 발단을 몰랐을까? 보도책임자인 그가. 뉴스로 만들어지는 것을 검토해야할 그가. 수 많은 기자들을 거느린 그가. 이 모든 문제의 원인을 파악도 못하고 있다는 것이 말이 되는 것일까? 


그렇다면 그는 무능한 것인가? 자신의 입맛에 맞춰 왜곡하는 것일까? 누군가에 의해 속고 있는 것인가?



솔직히 난 잘 모르겠다. 인터넷 커뮤니티의 분위기나 반론들을 읽지 않았으니 몰랐을 것 같긴 하다. 그의 나이를 생각한다면, 그가 직접 분위기를 살펴보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향한 비난 여론의 세기를 너무 잘 알고 있다. 또한 그 여론 중에 자신들이 억울해 할만한 이야기를 너무 잘 알고 있다. 손석희는 그리고 JTBC보도 구성원들은 어떤 인터넷 커뮤니티를 보고 있는 것인가?


인터넷 커뮤니티의 분위기가 모든 여론을 반영한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언론에게 있어서 이들 커뮤니티 분위기는 전체는 아닐지라도 여론을 판가름 할 수 있는 아주 효율적인 방향계다. 뿐만 아니라 이들의 분위기가 대선의 분위기도 바꾸고 대중의 여론을 바꾸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도 알고 있을 것이다. 이런 사실을 안다면, 언론사에선 분명 주요 인터넷 커뮤니티 마다 모니터링 직원 한두명 정도는 배치했어야 한다. 또한 그 모니터링 요원들은 왜 그런 분위기로 바뀌는지 정도는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헌데 JTBC는 이걸 안하고 있는 것인가? 못하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대중적이지 않은 커뮤니티만 모니터링을 하는 것인가?



뭐 이렇게까지 장황하게 쓸 건 아니었는데, 오늘 손석희의 앵커브리핑을 보면서 좀 열이 올라 끄적거렸다. 이미 며칠 전부터 나는 MBC 뉴스데스크를 메인뉴스로 보고 있다. 손석희 사장이 앵커로 다시 TV에 얼굴을 비추던 때부터 보아왔던 JTBC 뉴스룸을 버리고 말이다. 아침마다 시사 이야기를 들었던 시선집중의 그 손석희를 버리고 말이다. 내가 뉴스룸과 시선집중을 보고 들었던 사실은 이 블로그에서 관련된 글을 검색해보면 쉽게 알수 있으리라본다.


떠나는 팬심이지만 그래도 애정이 남아 있으니 몇마디 덧붙이자면, 손석희 사장이 꿈꿨던 언론사는 손석희만 바라보는 곳이 아니라고 본다. 그런데 지금 JTBC는 손석희만 바라보고, 손석희가 사라지면 같이 사라질 듯이 위태 위태 하다. 지금이야 손석희 사장의 명성 때문에 오보가 나고 왜곡된 기사를 전달해도 어느 정도 유지가 되지만, 손석희가 떠난 JTBC, 그리고 뉴스룸이 남아 있을 수 있을까? 그가 5년동안 갈고 닦은 지금의 모습이 그가 구상했던 그런 언론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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