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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토론 모임

책의 한 부분 읽기 - 대학과 대학생은?

무량수won 2010. 6. 4. 01:21


아래의 내용은 다치바나 다카시가 도쿄대에서 강의 한 내용을 책으로 옮긴 것을 발췌한 것이다. 마음 같아서는 전문 모두를 적고 싶지만 중요 내용만을 적어둔다. " ... " 생략되었음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 내가 학창실절에 혼고에서 받은 강의 중에서 지금도 잊지 못하는 것이 중국철학을 가르치던 아카쓰카 기요시 선생의 장자강의였습니다. ...



...동양에서나 서양에서나 인쇄술이 보급되기 전에는 필사를 통해서 고전이 전해졌으므로 반드시 오류가 생기고 이본(異本) 생겨났습니다. 그래서 고전 연구의 첫발은 텍스트 비판에서 시작됩니다. 이런 집해본(集解本)은 텍스트 비판도 포함하고 있어서, 이 부분은 이런 이본도 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이 텍스트가 옳다고 생각 된다는 식으로 씌어져 있습니다. ...



...장자 본문이 열 자 정도 나오고 그 뒤에 작은 활자로 과거의 다양한 주석이 풍부하게 달려 있습니다. 표기가 간략하고 아주 오래 전 의 한문이어서 본문에 대하여 어떻게 평가하는지 어지간해서는 읽을 수 없습니다. 보통사람한테는 주석의 주석이 필요합니다. 아카쓰카 선생의 수업에서는 이것을 꼼꼼하게 해독해 가는 것입니다. ...



...그렇게 다양한 주석을 세세하게 점검한 뒤 선생이 의견을 말씀하십니다. 그렇게 하다보니 하루 한 페이지 정도밖에 나가지 못합니다. 장자의 오리지널 텍스트로서 10행이나 15행 정도입니다. 장자는 내편, 외편, 잡현 등 전부 합쳐서 33편으로 구성됩니다. 그런 속도로 나가니 한학기 동안 매주 강독해도 두 편이나 세편 밖에 읽지 못합니다. 그러니 몇 년을 두고 계속 강독을 해 나가는 겁니다.  내가 처음 수강할 때는 벌써 제6편을 대종사를 하고 있었으니까 그 전에 벌써 3년 정도는 해왔을 겁니다. 나는 그 수업이 너무나 재미있어서 두 학기를 잇따라 수강했는데, 그래도 제 11편 재유 중간까지 밖에 나가지 못했습니다. 계속 수강했다면 끝까지 강독하는 데 한 10년은 걸렸을 겁니다. ...



...자기강의를 학생들이 제대로 따라오는지 어떤지에도 무신경하고 그저 담담하게 그 세세하기 짝이 없는 강독을 계속 했던 것입니다.

나는 대학의 존재 의의 가운데 하나는 그런 선생님이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도록 놔두는 지적 대범함에 있다고 봅니다. 사회적 유용성이란 견지에서 보자면 아카쓰카 선생의 장자 연구는 내내 책으로 공개되지도 않고 매년 고작 대여섯 학생을 상대로 강독한 것으로 끝나버리는 것이니 의미가 없다고 할 말이 없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인간의 문화활동의 가장 대단한 점은 대체로 사회적 유용성이 전무한 곳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유용성은 전무하지만 극소수라도 진실로 그 가치를 알 만한 사람이 '매우 훌륭하다'고 인정하는 문화 행위를 그 사회가 얼마나 지원해 줄 수 있느냐, 그것이 한 사회의 참된 문화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봅니다. ...



...그리고 대학에서는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건 교수 마음입니다. 교수는 교수대로 원하는 것을 마음대로 가르치고 학생은 학생대로 알아서 자극을 받고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공부해야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대학이 당연히 유지해야 할 교수와 학생의 건전한 관계입니다.

- 뇌를 단련하다 - 다치바나 다카시 p.61~p.64 중에서 발췌


이 내용의 다음 부분에 가서는 이런 교수법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고등학교의 연장선으로 생각하는 도쿄대 학생들에 대한 비판이 이어진다.

한국의 대학이었다면, 과연 이런 강의를 하는 교수에 대해서 학교나 학생들이 가만히 있었을까? 이런 의문이 남는 부분이었다.

다치바나 다카시는 뇌를 단련하다라는 책에서 지속적으로 도쿄대 생들에 대한 비판을 한다. 하도 많이 나와서 " 도쿄대 생은 바보가 되었는가? " 라는 제목을 가진 다치바나 다카시의 책을 보고서 안봐도 어떤 내용인지 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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