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작은outsider의 생각누리

"나는 가수다" 김영희 피디를 교체시킨다고 정의가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본문

잡담 및 답변/시사잡담

"나는 가수다" 김영희 피디를 교체시킨다고 정의가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무량수won 2011. 3. 24. 02:39




이번주 내내 "나는 가수다" 때문에 인터넷이 시끌시끌하다. 이 논란 때문에 일본 이야기도 잊혀진듯 하고 크고 작은 사건들이 소리 소문 없이 뭍혀지는 듯 싶다.

사건의 개요는 이렇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는 인기를 끌고 있었다. 특히 그 자리를 매꾸고 있던 가수들은 TV 예능에는 얼굴을 잘 내 비치지 않지만 한국에서 노래 잘한다고 정평이난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그 방송에 나온 가수들의 가창력에 사람들은 환호했고 그 무대가 서바이벌이라는 것에 찬반 의견이 분분했다.

사실 나도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황금 시간대에 그리고 노래 잘한다는 사람들이 나와서 서바이벌을 한다는 것이 꽤나 흥미로웠을 것이다. 그리고 예전 부터 공익 예능으로 이름을 날린 김영희 피디가 위치해 있다는 것도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는데 한 몫했을 것이다.

우선 이 프로그램에 걸려있는 가치는 두가지였다. 그동안 방송에 잘 안나오는 노래 잘 하는 가수들의 멋진 무대를 볼수 있다는 점. 그리고 이들과 시청하는 시청자들에게 긴장감을 주기위해 서바이벌로 진행 된다는  점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중 하나인 서바이벌이라는 제도에 문제가 생겼다. 김건모가 1차 탈락을 했고, 그 여파로 가수들은 흥분을 했다.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김영희 피디는 재도전의 기회를 줬고, 김건모는 받아들인다. 제작진도 문제가 있음을 알지만 이런 저런 변명을 붙이면서 바뀐 룰대로 진행하기로 한다.

제작진의 기나긴 변명에도 불구하고 비난의 화살은 일단 김건모에게 집중 투하된다. 그리고 김건모를 감쌌던 가수와 개그맨들에게도 비난의 화살이 퍼져만 갔다. 제작진은 자신들이 변명을 해주면, 모든 비난의 화살은 자신들에게 날라올 것이라는 순진한 생각을 했었던 듯 싶다.

더불어 이 문제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야기를 낳았다. 방송에 대한 중요 내용들이 유출되는 것도 모자라 매일 매일 이들의 이야기가 나왔다. 김영희 피디의 사과 인터뷰는 소용이 없었다. 사람들이 실망한 것은 단 하나였다. 규칙을 스스로 어기고 시청자를 우롱했다는 것. 그리고 사람들은 이 사건의 원죄인을 찾아 단죄하기에 바빴다.

김영희 피디의 하차설이 나오더니 결국 MBC는 김영희 피디를 하차시키기로 결정한다.



일련의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실질적인 사건의 시간은 길지만 인터넷에서 이 이야기가 진행 된 것은 일, 월, 화, 수요일. 단 4일 만의 일이었다. 나는 가수다에 대한 기사와 블로거들의 글만 모아 놓으면 거의 영화 한편을 만들 정도로 이야기들이 쏟아졌다. 뭐 그중에는 나도 포함된다.

아직도 누리꾼들은 원죄인에게 그 죄를 따지려고 이렇게 저렇게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장면 하나하나에 담긴 출연진들의 대사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해가면서 누군가에게는 죄를 부여하고 누군가에게는 용감하다 말한다.



김영희 피디가 재도전의 기회를 주지 않았다면 괜찮았을 일이지만 그렇게 하지는 못했다. 이미 일은 벌어져 버렸고, 어떻게 수습이 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 왜냐하면 우선 김건모를 포함한 2차 무대 촬영이 끝난 상태였고, 이 상황에서 반발 여론이 거세다고 다시 김건모에게 미안하니 그냥 니가 빠져라 라고 할 수 있는 형편도 아니다.

이미 시청자들의 신뢰를 잃어버렸다면, 그건 쉽게 회복될 수 없는 일이다. 시청률이 좀 떨어지더라도 그가 그냥 안고 가야할 업보가 된 것이다. 시청자들의 의견에 따라 좌지 우지되면, 그것 또한 시청자들을 우롱하는 일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더불어 김건모를 빼고 다시 촬영을 한다면, 가수들이 제작진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버린다. 이미 출연한 가수들은 그 방송 아니더라도 음악활동하는데 큰 장애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쉽게 촬영 그정도 안해도 그만이다라며 마음을 돌릴수 있는 여건이 된다는 것이다.

그럼 김영희 피디는 어찌 해야 하나? 방법은 없다. 그냥 강행 하는 수밖에. 그리고 최대한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 좀 더 좋은 그림을 만들고 이야기를 만드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무리 비난이 난무해도 말이다.



그런데 이런 논란의 와중에 MBC가 마치 죄인을 단죄 하듯, 혹은 정의의 용사인냥 김영희 피디를 나는 가수다에서 하차시켰다.

누리꾼들이 MBC를 칭찬해줄까? 아니 나는 오히려 MBC를 더 욕을 할 것 같다. 분명 김영희 피디에게 사람들이 실망을 했지만 김영희 피디가 교체되는 것을 바라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의 실수야 어찌되었든 실력있는 가수들을 좀 더 TV에서 볼수 있도록 해준 장본인이니까. 김영희 피디가 아니었다면, 사실 누가 그 시간에 이런 프로를 제작하려고 했겠는가? 시청률이 보장되는 인기 아이돌을 데려오지 않으면서 만드는 프로를 시도 할  수 있었을까?

MBC는 자신들이 김영희 피디를 교체하면 칭찬을 받을 줄 알았겠지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어느 정도 찬반의 의견이 있겠지만 그를 하차시킨 MBC쪽에 비난의 화살이 더 많이 날아갈듯 싶다.



나는 이 이야기를 지켜보면서 매우 씁쓸했다. 김영희 피디의 잘못된 선택도 선택이지만, 그렇다고 여론의 분위기 때문에 무작정 담당피디를 교체시킨 MBC는 더욱 답답하다고 생각한다. 여론만 안좋아 지면, 이런 저런 교체를 할 것인가? 그럼 왜 MBC사장은 교체가 안되고 연임이 된 것인가? 주말 MBC뉴스 데스크는 말도 안되는 억지뉴스를 만들어 보도까지 하면서 예능화 시키려하는가? 사람들이 MBC정문까지 가서 시위하면서 PD수첩을 지키려 하려는데 왜 프로그램을 죽이려하는가?


이 일은 정의롭지 못한 자가 정의롭지 못한 행동을 한 사람을 정의의 이름으로 심판하는 꼴이라고 본다.

그나저나 정의의 이름으로 심판이라면... 역시 세일러 문이려나 ㅡㅡ??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