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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7월 6일의 잡담. 아이폰의 유혹 본문

잡담 및 답변/시사잡담

2011년 7월 6일의 잡담. 아이폰의 유혹

무량수won 2011. 7. 6. 21:18


오늘 혼자서 회사로 복귀하는 중이었다. 옆에 앉은 여자가 스마트 폰으로 동영상에 한참을 빠져있었다. 이때 문득 든 생각이 뭐였느냐면, "아! 아이폰 하나 있으면 좋겠다" 이거였다. 헌데 문제는 옆에 앉은 여자가 들고 있던 것은 아이폰도 아니었다는 것이다. ㅡㅡ;;

사실 이런 욕심은 월급이 나올 때 쯤 되서 발동이 걸렸다. 아이폰5에 대한 소식이 몇일 동안 인터넷 뉴스를 도배하는 광경을 보고 나서 아이폰5가 나오면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두어 시간이 지난후 곰곰히 생각해보니 스마트폰이 있어도 나는 시계 이상의 기능을 쓸일이 별로 없을 것 같다. 스마트폰을 사용할 물리적 시간도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스마트폰 대신 아이팟 터치를 살펴봤다. 거의 모든 기능이 아이폰과 같고 전화안되는 것 정도 라고 했다. 더군다나 비싼 요금제를 낼 필요도 없이 와이파이 망을 쓰면 된다. "그래 이거다!"했는데 아이폰 5출시 이후 2~3달 후에 아이팟 터치가 나온다고 한다. 그래서 보류했다. 나름 최신으로 구입하고 싶은 마음에 말이다.

그런데 오늘 지하철을 타고 회사로 복귀하던 중 뜬금없이 아이폰이 가지고 싶어 진 것이다. 퇴근 때 여세를 몰아 핸드폰 대리점으로 가려고 했다. 그러다 문득 '그래도 하루쯤은 더 기다려봐도 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월급이 들어온 계좌를 인터넷으로 살펴봤다. 내가 자주 사용하는 통장에 내 생활비를 옮겨두기 위해서. 내 월급 통장에 찍힌 돈을 보고 생활비를 옮기고 나서 남은 월급통장을 보고나니 스마트폰 생각이 싹 사라졌다. 더불어 아이팟 터치에 대한 생각까지. ㅡㅡ;;

그저 월급통장에 돈이 있다는 생각을 할때와 현실을 위해 돈을 옮겨놓고 본 통장을 보고나니 내 현실이 다시 금 다가왔다. 얼마 되지 않는 돈이 남은 통장이 나에게 말했다. "아이폰은 너 따위가 쓸수 있는 것이 아니야!"라고.

한달에 2만원도 안되는 핸드폰 요금 나가는 것도 아까워 하는 녀석이 어떻게 한달에 5만5천원을 내겠는가. 거기에다가 기기값까지 더하면, 7만원 가까이 되는 돈은 또 어찌 감당하겠는가. 그렇다고 다른 스마트폰을 살 필요는 못느끼고 있다. 아이폰이 목표였으니까. 아이팟 터치는 차선책. 하지만 통장은 나에게 그 것을 소유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한다. 안다. 무리인건 아는데 가지고 싶었다. 그래서 욕심이 났고, 나에게 있어서 허영인줄 알면서도 사고싶다고 외치고 말았다. 그리고 현실을 다시 보게 되는 순간 사야겠다는 마음이 싹 사라진 것이다.


아 허무하다.

한순간의 부풀었던 꿈이 깨졌다. 일하는 내내 생각했던 아이폰. 그래서 퇴근하는 대로 구입하려 했던 아이폰. 그러나 통장을 보고서는 도저히 살수 없었던 아이폰.

장자가 꾸었다던 호접몽도 이런 느낌이었을까? 김만중의 구운몽에서 주인공이 꿈인 것을 알았을 때 느낌이 이와 같았을까? 아... 이거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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