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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파사 카페 - 나랴얀 와글레 본문

독서 토론 모임

팔파사 카페 - 나랴얀 와글레

무량수won 2011. 12. 17. 15:05



팔파사 카페에 대한 감상문이지만 방금 막 읽기를 끝냈기 때문에 이 소설에 대한 감상 스케치라고 보는 것이 훨씬 올바른 표현이 될지 모르겠다. 보통은 소설을 읽고, 한동안 생각을 정리하고 머리 속에서 뼈대가 만들어진 후에 글을 쓰는데 지금은 그런 뼈대 없이 바로 쓰기 때문이다.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소설의 뒷부분에 그리고 추천사에 쓰여있는 미사여구가 말도안되게 거슬렸던 소설이었다.  

한 단어로 요약하면, "난 별로."이렇게 말하고 작별인사를 할 수 있는 소설이었다.


감상을 길게 이야기 하자면...

첫장을 넘기고 한장 한장 넘어가면서 이렇게 소설을 힘들게 읽어야 하는가 싶었다. 그리고 중간 중간 글의 배경이 바뀌는데 개연성 없이 넘어가는 이 글이 왜 칭찬을 받아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작가는 이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서 부족한 개연성은 취재원이 전해준 설명이 부실했고 이를 그림에서 볼수 있는 여백의 미(美)로 받아 들여야 한다고 변명한다.

물론 독특한 설정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지만 단편 소설이라서 짧은 문장안에서 강한 인상을 주고 남기는 것도 아니요. 이 소설이 시적인 표현으로만 이어진 것도 아닌데 부족한 개연성을 여백의 미로 생각하야 하다니 뭔가 이상했다.

이런 어색함은 번역의 오류일 수 있다. 그렇지만 번역의 오류라 하더라도 전체 맥락에서 개연성이 부족하다 느껴지는 것은 분명 작가의 잘못이다. 


줄거리는...

이 소설은 드리샤라는 인물이 팔파사라는 여성을 만나고 그 시간 속에서 엮인 사회적 사건에 대한 이야기다. 그래서 소설은 드리샤가 정부의 요원들에게 잡혀가면서 시작되고 드리샤와 팔파사 간의 과거 이야기를 풀어내며 다시 드리샤가 잡혀간 시점으로 돌아오며 끝이난다. 

처음엔 사회적인 문제를 꼬집는 소설처럼 분위기를 잡으며 시작한다. 그러나 얼마지 않아 진부한 사랑이야기가 한동안 되다가 급작스레 사회적인 변화에 휩쓸리는 모습이 나타난다. 그러더니 나는 이쪽도 저쪽도 아니다라며 정치적 중립 성향을 선언한다.  

뭔가 개운치 않았다. 우선 정치적 중립 선언이 문제가 아니라 그의 정치적 생각이 충분히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에 개운치 않았고, 앞부분에서 사랑이야기에 너무 심취한 나머지 소설의 절반 이상을 팔파사와의 달달한 사랑이야기로만 채웠다는 것이 개운치 않았다. 그래서 급작스런 사회적 문제 이야기에 당황했고,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그러더니 사랑이야기도 아닌 사회적인 이야기도 아닌 어정쩡한 이야기로 결말을 맺는다.

그래서 뒤에 번역자가 자랑하듯 말하는 이 소설의 성공과 추천자에 대한 감사는 나에게는 코미디로 다가왔다.


비판을 가하지만 그래도 나름 괜찮게 본 것은 우선 한국에서는 그저 높은 산이 있는 나라 네팔이란 곳에 어떤 사회적 문제가 있었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는 것이고, 다음으로는 독특하다는 것이었다. 물론 그 독특함이 나에게서 화를 불러 일으키는 요소였다는 것이 문제기는 하지만.

왜 이리 마음에 드는 소설을 찾기가 어려운 것인지 모르겠다. 내 눈이 너무 높아진 것인가? 아니면 내가 명작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인가? 그 어느쪽이라 쉽게 말할 수는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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