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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컨텐츠 연구/블로그란

망가진 블로그 세계에서 무엇을 해야할까?

무량수won 2012. 1. 14. 16:02


블로그를 말하자.

어떤 주제에 대해서 자주 이야기하게 되면 누구나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게 된다. 말하는 방법과 방식의 차이가 있을 뿐 주장하는 것을 그대로 말하게 된다. 블로그에서도 마찬가지다.

나는 블로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면 보통 "돈을 바라보면서 블로그를 하지말자"로 끝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다보니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좀 있는 편이다. 물론 나를 특정지어서 그들이 기억하지는 않는다. 그저 블로그로 돈을 못번 찌질이 군단 쯤으로 기억하리라.

그런데 블로그를 하다보면 느끼는 것은 그렇게 블로그로 돈을 벌수 있다며 외치던 사람들 중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블로그를 통해서 글을 쓰고 있는지 궁금해 질 때가 있다. 내가 모두를 알 수는 없지만 그렇게 돈돈 외치던 이들은 어디론가 다 사라져버린 듯 하다. 불과 2011년 초에만 해도 블로그로 돈을 벌수 있다며 신나게 떠들어 대던 이들이 꽤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지금은 하루에 하나 보기도 어렵다.


지금은 그 자리를 리뷰란 이름으로 광고를 하는 블로거들 몇몇이 남아있을 뿐, 이렇게 하면 블로그로 돈을 번다는 식의 호도는 사라진 듯싶다. 그럼에도 가끔씩 출몰하는 광경을 목격하긴 하지만 예전 만큼은 아닌듯 하다.

물론 정확한 근거자료를 가지고 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들은 SNS로 넘어갔다고 판단된다. 블로그를 통해 돈을 벌수 있다고 호도하던 이들은 블로그 마케팅이이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블로그 전문가 행세를 했었다. 지금은 SNS에서 전문가 행세를 하면서 SNS마케팅을 이야기 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ㅡㅡ;;

언제나 그렇지만 유행에 따라서 움직이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마케팅이란 이름으로 접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멋모를 때는 솔깃 하지만 점차 실상을 알게되고 파악하게 되면 나도 모르게 "아주 지랄들을 하고 계십니다"라고 내뱉게 된다. 


뭐 그들의 말이 전혀 들어볼 가치도 없는 헛소리들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본질이라는 문제와 블로그의 발전(?)같은 면을 생각한다면, 그들이 했던 말이 얼마나 웃기는 소리였는지를 알 수 있다.

이들은 성공한 소수를 마치 대다수가 성공할 수 있다는 식으로 말했었다. 이건 언론들도 비슷하게 하는 경향이 있는데, 100:1로 경쟁해서 이긴 사람을 이야기 하면서 나머지 99도 1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항상 경쟁률은 100:1로 유지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99들이 1을 향해 달리도록 격려한다.

이건 결국 복권을 사서 이번에는 내가 되겠지란 희망을 품게 만드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면된다. 물론 성공한 사람들은 그만큼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그것을 무시하고자는 것이 아니다. 다만 언론이 흔하게 사용하는 이 방법은 그에게 따랐던 운이라는 것은 싸그리 무시하기 때문이다. 즉 전체를 보고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부분만 강조해서 사람들을 매달리게 하는 방법이기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그래서 블로그를 통해 돈을 벌수 있다 말했던 사람들은 자신이 벌었다고 혹은 누군가 벌었다고 말하지만 나머지 99는 그렇게 벌기 힘들고 또 그들처럼 똑같이 한다해도 운이 따르지 않으면 1이 아니라 99가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무시한다. 이들이 이런 것을 신념으로 말하다 보니 그들의 말을 맹신하는 사람들도 늘게 된다. 


아무튼 그러던 사람들 덕분에 블로그는 양적인 성장은 이루었지만 질적인 성장은 힘들어졌다. 질적인 퇴보가 이뤄진 것이다. 물론 나는 이것을 발전이니 혹은 퇴보니 규정지을 자격 따위는 없지만 내가 보기엔 그랬다. 좋은 글이 상단에 오르던 메타블로그에 대중의 입맛에 맞춰진 글만 자주 노출이 되었고, 날카로움을 가지고 있던 그리고 완벽하진 못해도 솔직했던 글은 자취를 감추게 된다. 아니 대중의 입맛에 맞는 글 덕분에 빛을 못보게 되었다고 판단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덕분에 블로그는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지만 그만큼 부작용(깨끄미사건 같은)도 많이 낳았고 메타블로그와 블로거들의 그런 행태(인기에 영합하는)를 바라보던 대중들이 점점 다른 곳으로 옮겨갔다. 솔직함과 진실을 떠들수 있는 곳으로. 나는 그것이 SNS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SNS도 그렇게 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건 SNS가 유행하기 전부터 했던 말이지만 또 다른 형태의 소통의 장소가 나타나면 사람들은 자연스레 이동할 것이다. 

그리고 그런 대중들이 떠나간 블로그 세계에는 마치 폐허가 된 전쟁터와 같은 모습, 메뚜기 떼가 휩쓸고간 논,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마을의 모습이 남았다.

단적인 예를 들면, 회복되기 힘들어 보이는 믹시와 블로거들의 글보다 인터넷 언론의 뉴스 및 자사 서비스의 내용을 링크시켜 그 양을 채워넣는 다음 뷰가 될 수 있다. 


또한 점령군 같은 이들이 만들어 놓은 부작용 덕분에 블로거는 기업에게 돈받고 광고글 써주고 돈을 왕창 받아가는 도둑놈으로 몰렸다. 사실 그렇게 돈을 받고 써도 생계를 이어갈 만큼의 돈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소수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억대를 버는 블로그는 그 소수 중에서도 정말 손에 꼽힐 만큼 적음에도 말이다. ㅡㅡ;;; 

이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그들과의 싸움에 지쳐서 혹은 귀찮아서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하지 못한 나와 같은 블로거들의 책임이 크다. 돈을 벌었든 못벌었든 잘못되었다고 생각되면 끄집어내서 이야기하고 떠들었어야 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도 싸우다 지친 사람 중에 하나다. 


그럼 지금 블로그세계에 남은 이들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무엇이 있겠는가.... 우선 자신의 글에 대한 질을 높여야 하고, 다음으로는 블로그에 대해 떠들어서 사람들이 블로그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유도하고, 마지막으로 블로그만의 무엇을 생각하기보다 인터넷 속에서 이뤄지는 소통과 정보에 대해서 고민해야만 한다고 본다. 

홈페이지, 포털 사이트 내의 까페, 미니 홈피, 블로그, SNS로 변화하는 사람들의 대화방식의 변화를 보면서 고민하고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아서 정착해야 한다. 사람들은 홈페이지 구축과 포털 사이트의 까페, 미니홈피 등은 구시대 유물 쯤으로 생각하지만 이 모든 것은 사라지지 않았다. 비록 유행은 되고 있지않지만 그들 나름대로의 생태계가 남았다.

그러니 블로거들이 블로거로써 해야할 일은 블로그 세계가 더 축소되고 존재의 의미가 대중에게 잊혀지더라도 블로거들 만의 생태계를 구축하고 유지해야 할 때라고 본다. 블로거로써의 자존심이 무엇인지, 혹은 글쟁이로써의 자존심이 무엇인지 상기 시켜야하고 블로그의 본질이 무엇인지 이야기 하고 떠들면서 작더라도 튼튼한 블로거들의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오프라인을 통한 연대가 되었든 오프라인이 배제된 온라인 상의 연대가 되었든 혹은 나는 나대로 가겠다면서 혼자 떠들든, 새로운 개념의 메타블로그의 등장이든 간에 블로그에 대해서 고민하고 떠드는 것이 우선되야 한다고 본다. 물론 이따위 고민 안해도 블로그가 완전히 사라지는 일은 없겠지만 최소한 블로그를 하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블로그를 다시 혹은 처음해보려는 이들에게 사막의 신기루가 아닌 제대로된 바다 위의 등불이 되어 줄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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