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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및 답변/시사잡담

외고가 없어지나요?

무량수won 2014. 9. 17. 11:39

"외고가 없어지나요?"

요즘 자사고 폐지 문제 때문에 외고생 혹은 외고를 준비하던 학생, 이도 아니면 학부모의 검색 단어 쯤 되리라 본다. 내 블로그로 유입된 이 단어가 유난히 눈에 띄기에 잡담 삼아서 조금 끄적거려보련다.


아주 오래 전, 그러니까 이명박 정부 초기 때 지금의 여당인 새누리당이 이름 바꾸기 전 이름인 한나라당 시절에 정부와 여당이 외고를 폐지하려고 했었다. 명분은 사교육비를 잡겠단 이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자사고 전환을 위한 던짐수였다. 자사고란 자립형 사립 고등학교의 줄임말로써 쉽게 생각하면 미국의 유명 사립고등학교를 상상하면된다. 학비는 보통 대학보다 비싸거나 맘먹는... 뭐 그런 학교 말이다. 물론 돈을 들인 만큼 뭔가 혜택이 있긴 하겠지만 이 자립형 사립고의 문제는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돈을 많이 버는 사람과 많이 못버는 사람 사이에 위화감이 심하게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또한 끼리 끼리 모인다고 학비를 감당할 수 있는 부모를 둔 아이들은 그들 끼리 모이게 된다. 성적도 중요해서 이 학교를 보내기 위한 부모들의 사교육비 지출은 더욱 더 늘어나게 된다. 물론 그 수가 많지는 않았지만 과거 국내 최초(?)에 가까운 민족사관학교가 그런 자립형 사립고의 시초였다. 이 때문에 많은 부모들이 아이를 최고의 고등학교에 보낸다는 욕심에 이런 저런 학원에 보내는 현실을 폭로한 시사프로가 방영될 정도였다.


그런데 이 당시에 그러니까 2009년에 이명박 정부와 여당은 외고를 자립형 사립고로 전환시키면 사교육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ㅡㅡ;; 뻘소리도 이런 뻘소리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냐고? 외고를 자립형 사립고로 전환시키지는 못하고 기존에 있던 고등학교를 자사고로 전환시켰다. 그들이 스스로 외쳐대던 논리를 벗어나는 짓을 했다는 것이다. 그들의 주장대로 외고를 자사고로 변환시켜도 사교육비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판에, 오히려 자사고를 일반 고등학교에서 전환시켜서 사교육비 부담을 늘렸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똥을 닦으라고 휴지를 들고 휴지에 똥을 뭍혀 몸에 문대고 앉아있었던 것이다. ㅡㅡ;;



상식적으로 생각해 본다면, 당시 이명박 정부와 여당이었던 지금의 새누리당은 사교육비 줄이는 것 따위는 관심도 없었고 앞으로도 관심이 없을 것이라는 뜻이다. 외고 폐지 문제가 불거질 당시에도 진짜 목적은 자사고를 설립해 사학재단들의 배를 불리는 것에 있었던 것이지 사교육비 줄이는 것 따위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리고 현실을 보자 그들이 원하는대로 자사고를 세웠다. 자사고가 나타나서 사교육비가 줄었나? 그 어디에서 사교육비가 줄었다는 소리는 없다. 경제적 여건이 좋지 못해 어쩔수 없이 사교육비를 줄이는 가정이 있어도 말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 사학재단의 비리 근절을 위해서 사학법 개정을 요구했었다. 그것을 앞서 막은 것이 현재 대통령인 박근혜와 새누리당이었다. 그리고 그들이 정권을 잡고 한 일이란 사학재단의 배를 불리기 위한 자사고 설립이었다.


앞서 처음 제기된 질문으로 돌아가보자. 자사고 폐지가 문제되고 있는 요즘인데 외고도 폐지 될까? 아니다. 절대 그렇게 될리가 없다. 그나마 지역 교육감들의 대다수가 진보성향으로 불리는 사람들이라 자사고 폐지를 이야기 꺼내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운영면에서 개판인 곳을 골라서 허가 취소하는 것이다. 다시말해 학교 운영기준에 못미치는 학교들에게 자사고 퇴출 명령을 내린 것이다. 이런 것도 실제로는 강력한 정부와 여당 입김 때문에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이 높다.


지금 정부 그리고 지금 새누리당이 집권하는 한 외고가 폐지될 일은 없다. 만약 그들이 외고 폐지를 주장한다면 그건 정말 외고를 폐지할 목적이 아닌 외고를 이용한 사학재단의 배불리기 놀이를 위한 떠보이일 것이라고 보면된다. 대한민국의 교육 정책의 현실이 이 따위 수준이다. ㅡㅡ;;



2009/10/15 - [잡담 및 답변/시사잡담] - 정말 외고가 없어지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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