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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소설 같은 <진 仁>, 일드 닥터진 본문

문화 컨텐츠 연구

고전 소설 같은 <진 仁>, 일드 닥터진

무량수won 2012. 7. 2. 15:44




내가 봐왔던 일본 드라마들은 전체적으로 엉성한 편이었지만 그중에는 꽤 대단한 작품이라고 칭송하고 싶은 것들이 있다. 코믹한 드라마였지만 현실에 대한 비판과 고뇌가 잘 녹아있던 <파견의 품격> 부터 시작해서, 건어물녀 열풍을 만들어내며 사랑과 결혼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졌던 <호타루의 빛>, 그리고 이번에 이야기 할 <진 -仁-> (한국 리메이크명<닥터진>, 이하 닥터진)이라고 할 수있다.

이 드라마는 소문으로 들었었다. 명작이라고 소문이난 드라마들이 종종 내 귀와 눈에 들어오게 되는데 그 중 하나였던 드라마다. 개인적으로 실망스러웠던 일본 드라마가 많았기에 그동안 그러려니하고 넘겼었는데, 한국에서 리메이크 되어 방영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한국 리메이크판은 개인적으로 송승헌을 좋아하지 않아서 안보지만 그 내용이 가지고 있던 참신함(?) 때문에 궁금해졌다. 게다가 일본판 닥터진의 경에는 <호타루의 빛>의 여주인공 아야세 하루카가 나오기에 꼭 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그녀가 찍었던 한국 감독의 영화는 무척이나 실망스러웠지만 그부분은 감독 탓으로 원망의 화살을 돌리고 싶다. 

이 드라마를 보게 된 이유는 아야세 하루카라는 배우와 한국에서 리메이크 되었다는 드라마가 다룬 소재에 대한 흥미 때문이었다. 한국판 닥터진을 보고 비교하면서 글을 적으면 꽤 괜찮아질 수 있지만 보진 않았다. 한국판은 안본 이유는 송승헌을 그닥 좋아하지 않은 것도 있지만, 한국드라마 자체에 대한 신뢰가 많이 떨어져있기 때문이다. 결국 또 사랑놀음판만 잔뜩 벌여놓겠지라는 선입견이 있어서다. 물론 시청률 끌기엔 효과가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매우 짜증나는 드라마 요소중 하나다. 드라마 초반에는 괜찮다가도 중반과 후반에 들어서면 사랑놀음판을 벌려 놓느라 내용을 엉망으로 만들어놓은 것을 너무나도 많이 목격했었다. ㅜㅜ




여하튼 일본판 닥터진 1기(?)를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오랜만에 고전소설 같은 드라마를 만났다"라는 생각이었다. 드라마가 시작하면서 나오는 나레이션과 드라마 대사가 만들어내는 비유법과 은유법에는 소설책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풍겼다. 그래서 닥터진을 보고난 뒤 남는 여운은 마치 잘쓰여진 소설책 한권을 읽은 듯한 여운이 있었다. 

과하지 않은 사랑놀음과 배우들의 절제된 표현에서 나타나는 감정들은 '내가 원하는 사랑에 대한 표현은 딱 이정도였어!'라고 말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절제하면서 풀어내는 사랑이야기가 오히려 더 뭉클했고 안타까움을 더 했다. 


한가지 아쉬웠던 것은 내가 일본역사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것이 없기 때문에 역사적 유명인으로 등장하는 인물들과 메이지 유신에 대한 자세한 것을 알지 못해서 느끼는 약간의 이질감이었다. 나름 역사책 좀 뒤져본 인간이라 메이지 유신 전과 후의 상황은 대략적으로 알긴하지만 드라마에 등장하는 역사적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잘 모르기에 주인공이 하는 역사에 대한 고뇌 부분에 대한 긴장감이 쉽게 전해지지 않았다. 또한 일본인들에게 있어 역사 인물들이 가지는 의미에 대한 이해에 대한 부재까지도.



전반적인 드라마의 줄거리를 이야기 하자면, 현대에 사는 의사가 우연치 않은 사건에 의해서 메이지 유신이 일어나기 전의 시대로 돌아간다. 일본에서 메이지 유신은 서양문물과 오래 된 관습간의 가장 강렬했던 충돌이라고 보면 편할듯 싶다. 메이지 유신을 통해서 기존의 체제를 뒤집어 엎어버렸기 때문이다. 


이렇게 건너간 시대에 살게된 닥터 진은 현대 의술을 펼치면서, 자신의 행동이 자신이 알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 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거듭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원작 만화는 <타임슬립 닥터 진>이라고한다.  



결론은 오랜만에 괜찮은 드라마를 만나서 기분이 좋다는 것이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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